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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과 감성
제인 오스틴 지음, 김순영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 / 2015년 1월
평점 :
품절
읽은 때 : 20171007 ~ 20171009 (3일)
내가 읽은 이성과 감성(Sense and Sensibility)은 출판사 펭귄 클래식에서 번역된 것이었다.
한국어로 번역된 외국서적을 읽을 때면 간혹가다가 '엥???' 이런 생각이 드는데 그 이유는 표현이 매끄럽지 않아서 책을 읽는데 툭툭 걸리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책 읽는 재미를 알게 된 지가 몇 달 안돼서인지 나는 이 출판사의 책을 읽어본 기억이 없는 듯하다. 문학작품을 어떻게 해석 해놓았을지.. 제발 거슬림 없이 술술 읽히길 바라는 마음으로 책을 펼쳐 들었고 다행히 마지막까지 해석의 불편함 없이 책을 읽어낼 수 있었다.
문학 작품을 읽을 때면 그 등장인물들의 이름들이 너무 헛갈려서 초반에는 인물 관계도를 노트에 그려가며 읽는다.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인물은 맏딸 엘리너(깊은 이해력, 냉철한 판단력을 지닌 인물)와 둘째 딸 메리앤(분별력 있고 영리하나 지나치게 열성적)로 이 둘의 연애로 인한 내용들이 주를 이루고 그와 파생된 이야기들이 얽혀 있는 내용이다.
책을 읽는 중에 알 수 있었다. 이 책의 제목이 왜 이성과 감성인지를..
한마디로 이성은 언니인 엘리너이고 감성은 메리앤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한명은 사고, 행동, 말에 있어서 '이성'이 먼저이고 다른 한명은 '감성'이 먼저다.
제인 오스틴은 1775년 영국 햄프셔에서 태어나 1817년 42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책을 읽을 때 작가의 집필 시기를 대략적으로 아는 것은 중요하다.
특히 이 책에서는 더욱 그러한 것이 우리가 지금 살아가는 이 시대를 우린 '물질만능주의 시대'라고 칭하지 않는가?
그런데 이 책에서는 지금보다 더 많이 '돈'의 중요성에 대해 언급하고 있고 주요 인물들이 어떠한 결정을 할 때 .. 어떤 사람이 다른 누군가를 이야기하고 설명하고 판단할 때 그 집안의 재산은 어느 정도이며, 그 사람이 얼마큼의 유산을 상속받을 것인지가 끊임없이 언급되고 있다.
특히 주요 사건의 당사자들이 이것이 사랑인지 아닌지 헛갈려 하는 그 순간에 그들의 결정에 피해 가기 힘들었던 것은 그들의 처한 환경, 돈! 이것들이었다.
엘리너가 말했다. "어머니도 좋아하실 거예요."
"좋아하는 거로는 부족하지!" 어머니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사랑보다 덜한 감정에 만족하고 싶지는 않구나."
"그분을 존중하게 되실지도 모르죠."
"존중과 사랑이 구별되는 건지는 여태 몰랐구나." (p28)
마침 달빛이 좋은 날이라 다들 선약이 있었다면서... (p49)
"언니, 고통을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얼마든지 자존심을 지키고 독립적일 수 있어 (중략)." (p236)
어떤 자질이든지 때로는 처해진 상황에 따라 실제 가치보다 더 크게 부풀려지는 경우가 있는 법이다. 때때로 지나친 애도의 말에 난처해진 엘리너는, 착한 마음씨보다는 올바른 예의범절이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게 아닌가 생각했다. (p268)
"그런데 전 그렇게 하고 말았지요. 동생분의 사랑을 얻고 동생분과 함께였더라면 가난의 공포쯤은 모두 사라지고 말았을 텐데도 전 상대적인 가는을 피하고자 부자로 사는 길을 택함으로써 그 가난이 축복이 되게 해주었을 모든 것을 잃은 겁니다." (p395)
"동생에게 곧 돌아올 거라고 말했나요?"
"제가 뭐라고 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가 조바심을 치며 대답했다.
"과거를 생각하면 틀림없이 한참 모자라는 말이었을 테고, 미래를 생각하면 넘치는 이야기를 했겠지요 (중략)." (p400)
메리앤 대시우드는 특별한 운명을 안고 태어났다. 그녀가 가장 아끼는 금언들에 어긋나게 처신하도록, 그리고 자기 생각이 그릇되었음을 뒤늦게 깨닫도록 타고난 것이다. (p464)
그리고 엘리너와 메리앤이 누리는 행복 중에서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 있었으니, 두 자매가 지척에 살면서도 서로 불화하지 않고 남편들 사이도 좋은 상태로 살 수 있었다는 점이다. (p466)
이렇게 이 책은 끝이 났다.
맨 마지막 문장.. 즉, 이성과 감성이 모두 가까이 있지만 불화하지 않고 살아가는 것! 이것을 우리가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