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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바꾼 커피 이야기 ㅣ 세계사를 바꾼 시리즈
우스이 류이치로 지음, 김수경 옮김 / 사람과나무사이 / 2025년 11월
평점 :
커피는 우리의 일상에서 빠질 수 없는 기호식품이다. 하루를 커피로 시작하고 밥은 안먹어도 커피를 끊고는 살 수 없는 나이기에 커피에 대한 애정은 공기처럼 없어선 안될 것이다.
나에겐 이런 의미인 커피가 세계사에 바꿨다고? 하니 호기심 대마왕인 내가 어찌 이 책을 읽어보지 않을 수 없었다.
이디오피아에서 처음 생산되었다고 하는 커피가 어떻게 전세계로 퍼졌는가에 대한 궁금증도 해결했고 커피가 단순한 기호식품이 아닌 권력의 중심에서 정치 경제적으로 얼마나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알게 되었다.
나폴레옹은 군대에 커피를 보급하기 위해 여러 분야의 발명에 상금을 걸고 산업혁명을 독려했다. 직물기계 개량, 인디고 대체용 색소 개발, 새로운 종류의 설탕 제조 등의 혁신은 그 열매인 셈이었다. ‘영양분이 거의 없는데도 왠지 힘이 나게 하는 음료’ 커피는 나폴레옹의 야망과 뒤얽히며 프랑스 산업 전반을 비약적으로 성장시켰으며, 18세기 이후 유럽과 전 세계 경제를 송두리째 뒤바꿔놓는 ‘산업혁명’의 근간이 되었다고 한다.
‘커피와 커피하우스가 없었다면 프랑스대혁명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영국에서 커피가 홍차에게 밀려난 원인이 여성을 배제했기 때문이라고?’, ‘세계사의 흐름을 바꾼 독일혁명의 트리거를 당긴 것이 커피였다는데?’ 등등 흥미롭고 재미있는 세계사가 수두룩하다.
한데 여기에는 사실 약간 번거로운 문제가 숨어 있다. 그것은 바로 이슬람 세계가 와인을 비롯한 모든 주류를 철저히 금지하는 사회라는 점에서 비롯된다. 혹시라도 커피가 와인의 일종으로 판명되는 날엔 커피의 앞길이 순탄치 않을 것이 불을 보듯 뻔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슬람 세계에서 커피가 정당성을 확보하기까지 만만치 않은 시련을 겪어야 했다. 그 과정에 커피를 옹호하는 일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이들이 있었다. 그들이 바로 이슬람 신비주의 수도사, 즉 수피교 수도사였다. 우리는 이슬람 문화와 그 철학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는 수피즘이라는 신비주의 사상을 좀 더 명확히 이해해야 한다. 아니, 사상 전반까지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커피와 관련된 부분만이라도 살펴보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커피의 어원이 되는 ‘카와’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커피는 별난 음료다. 사실 대체로 몸에 나쁜 편이다. 마시면 쉬이 흥분하게 되고 잠들기 어려워진다. 식욕도 사라진다. 그래서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고들 하는 것이다. 이런 커피의 부정적인 특성을 오히려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서 전 세계로 전파시키는 데 크게 기여한 이들이 바로 수피교 수도사다. 그들은 커피를 마시면 몸에 해롭다는 사실을 딱히 문제 삼지 않았다. 오히려 흥분하기 위해 커피를 마시고, 잠을 자지 않기 위해 커피를 마시고, 식욕을 줄이기 위해 커피를 마셨다.
― 본문 「‘커피는 본래 와인이었다’라는 말의 숨은 의미는?」 중에서
우리나라 직장인들이 필수로 마신다는 이유로, 일을 열심히 하기 위해서란 통계자료를 최근에 본 적이 있다.
그래서인지 우리나라 안에서의 커피 수요는 전세계의 탑클라스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커피의 순기능이 꼭 이뿐이 아닐 것이다. 사람 사이의 만남에 빠지지 않는 것에 커피이다보니 세계사에 영향을 미친 커피는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 아닐까 싶다. 잼나게 읽은 책이라 강력 추천드린다.
이 후기는 컬처블룸을 통해 해당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