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 설계를 하다가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게 된 작가가,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스무 곳이 넘는 집을 옮겨 다니며 축적해 온 ‘공간’에 대한 이야기가 이 책에 고스라니 담겨있대. 집은 물리적 공간으로서의 주택의 의미로 벽과 지붕이 있어 비바람과 추위를 막아주는 건물을 말할 것이고, 심리적 공간으로서의 가정인 집은 가족 구성원이 함께 생활하는 공동체이자 정서적 안식처를 의미할 것이다. 이 책은 전자보다는 후자의 그림 에세이를 이 책에 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자기만의 방을 꿈꾸는 이 시대 청춘들에게 바치는가장 나다운 집에 대한 연가평범한 1인 가구의 시선 속에서 피어나는 집에 대한 가장 아름다운 꿈시간의 궤적이 그려내는 집의 연대기작가의 집에 대한 단상을 따라가 보면서 나의 집에 대한 추억도 새록새록 떠올려 보게 되었다. 저자처럼 섬세한 감성의 추억은 아니지만 추억이라는 명목아래에 기억이 또렷하다. 그 중에서도 어렸을 때의 집에 대한 추억은 가족들과 함께 끈끈한 유대감 속에서 아련한 성장통처럼 느껴지기만 한다. 또한, 먼저 하늘나라로 가신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은 사무치게 가슴을 후벼판다.성인이 된 아이들 둘을 독립시킨 입장이고 보면 그 아이들도 이 책의 저자의 맘이 아닐까 싶다. 공감대란 꼭 추억의 공유뿐 아니라 비슷한 경험에서 오는 공감대도 있기 때문에. 그림 에세이집이라 술술 단번에 읽어나갔다. 그렇지만 이 책의 여운은 잔잔하고 진한 커피향처럼 오래도록 남을 듯하다. 이 후기는 컬처블룸을 통해 해당 출판사로부터 도서만을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