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크리스마스 시즌 휴가때 에딘버러 현대미술관에 가서 본 작품 중.. 여러 나라를 대표하는 젊은 작가들이 남긴 글을 미래의 어떤 시점에 열어보기로 하는 플젝이 소개되어 있었고, 한국의 한강 작가가 참여자로 소개되어 있었다. 그것을 보는 순간, 아 그러고보니 한강 작가의 책을 한 권도 읽지 않았구나 싶었고, 귀국하자마자 알라딘에서 몇 권을 구매했는데 이제야 순서를 찾게 되었다. 518을 배경으로 한 다는 것은 예전부터 알고 있었고, 글을 잘 쓰는 작가라는 것도 알고 있었으니 어느 정ㄷ의 멘탈 데미지는 예정된 수순이었으나... 상상보다 가슴을 후벼파는 책이다. 내 취미들의 목적은 일단 ‘현실 잊기‘라서 드라마도 한국 드라마를 잘 안 보고, 영화를 볼 때도 서울의 봄 같은 근현대사 배경을 멀리하는 편인데.. 만나버렸다 이 작품 ㅠㅠ 4번 정도 읽으면서 눈물이 났고, 두 번에 나눠 읽었는데 두 번째 책을 집어 들때는 책을 펼치기조차 마음이 무거워질 만큼 압도적인 먹먹함을 주는 작품이다. 과거의... 그리고 현재의 나와는 상당히 거리가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인데도 어떻게 한 두 문장만으로 완전히 그 인물에 이입하게 만들어 버리는 지.. 선한 마음을 지닌 개인이 이해할 수 없는 거대한 악이라는 존재가 어떻게 개개인을 덮쳐버리는가에 대한 가장 막막하고 처연한 이야기인 것 같다. 다음 책은 논픽션으로 잠깐 도피해서 멘탈을 추스린 다음에 한강 작가의 다음 작품을 읽어야 겠어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