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고슴도치 나무픽션 3
아사노 아쓰코 지음, 오근영 옮김 / 나무를심는사람들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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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2학년 스즈미는 소심하고 조심스럽고 약간 천연기념물 같은 여자아이로 불린다. 친구들은 무슨 말을 하는지 도무지 알 수 없어, 스즈미가 말하는 게 좀 짜증난다.’고 수군거린다. 스즈미 역시 친구들에게 따돌림당하는 것이 두려워 특별하지 않으려, 튀어 보이지 않으려 노력한다. 그러다 보니 자신의 원래 모습을 숨겨야 했고, 친구와 마음을 나누어 본 적이 없다.

 

내가 봤어요. 증거 사진도 찍었는데요?”

어느 날 스즈미는 학교에 가기 위해 전철을 탔다가, 성추행을 당한다. 치한에게 만지지 말아요!”라고 소리쳤지만, 치한은 오히려 내가 만졌다고? 언제? 증거 있어? 너 무고죄로 신고할 거야.”라며 협박한다. 스즈미가 어쩔 줄 몰라 할 때, 같은 학교 교복을 입은 히로가 나타나 도와준다. “내가 봤어요. 증거 사진도 찍었는데요?” 그렇게 스즈미와 히로는 친구가 된다.

 

스즈미, 너 재미있다.”

히로는 눈빛이 굉장히 날카롭다. 난폭하게 느껴질 정도로 딱딱한 말투를 지녔다. 하지만 새를 좋아하는 스즈미의 말을 열심히 들어주며, 환하게 웃는다.

스즈미, 너 재미있다.”

지금까지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말이다. 얌전하다거나, 조용한 성격이라는 말은 종종 들었으나 재미있는 사람이라는 칭찬은 처음이다. 히로는 스즈미가 국어과제로 냈던 <숲의 왕국> 스토리를 기억하고 있었다.

 

도피하는 것도 괜찮아.”

히로가 아파서 결석한 날, 스즈미는 히로의 집으로 찾아간다. 히로는 언니를 돕다가 다리를 다쳤다. 히로는 집안의 자랑이었던 언니에게 병이 생기면서 가정이 무너지고 있다는 이야기를 처음으로 털어놓는다. 언니에 대한 괴로움에서 도피하기 위해 히로의 엄마가 청소에 집착하고 있다는 말도. 히로는 그런 엄마를 원망하고 있었다. 그러자 스즈미가 알려 준다.

도피하는 것도 괜찮아. 괴로움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현실에 질식할지도 몰라. 피할 수 있으면 피해도 된다고 생각해.”

스즈미는 아빠에게서 도망치고 싶어 요리에 집착했던 엄마의 경우를 들어, 히로를 위로해 준다. 도피하는 것은 잠시 마음을 쉬는 거라고. 스즈미 덕분에 히로는 비로소 엄마의 행동을 이해하게 된다.

 

진짜 친구는 서로를 성장시켜 주는 사이

스즈미와 히로는 친구를 통해 아픔을 치유하고, 더 나은 사람으로 성장한다.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받을까 두려워 마음을 닫고 살았던 스즈미는 생각을 드러내는 용기를 낸다. 그리고 히로에게 했던 약속처럼 <숲의 왕국> 속편을 쓰기 시작한다. 히로는 스즈미의 도움으로 언니가 앓는 병의 원인이 되었던 사람을 찾아가 사과를 받아낸다.

 

혼자인 것이 두려운 친구들아!

진짜 친구가 무엇인지 알고 싶은 너희들에게 <때로는 고슴도치>를 추천할게. 같이 급식을 먹고, 화장실에 가고, 학원에 간다고 진짜 친구는 아니야. 친구는 마음을 이해하고, 네가 더 나은 사람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기운을 북돋아 주는 사람이란다. 그러니 무리 속에서 혼자가 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마. 같이 점심을 먹을 친구가 없다, 노닥거릴 상대가 없다, SNS에 친구로 끼워 주지 않는다고 조급해할 필요 없어. 같은 반 친구들이 쟤는 혼자야!”라고 낙인찍는 것에 흔들리지 마. 스즈미에게 히로가, 히로에게 스즈미가 나타난 것처럼 언젠가 진짜 친구가 내 곁에 서 있을 테니 조금만 더 기다리렴. 네 마음에 딱 맞는 친구를 찾기 이전에, 네가 누군가에게 진짜 친구가 되어주는 것이 먼저라는 것도 잊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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