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의 일족 1 세미콜론 코믹스
하기오 모토 지음, 정은서 옮김 / 세미콜론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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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의 일족이라는 만화를 알게 된 건 순정만화의 역사라는 키워드로 서치하다 읽은 글로 인해서다
일본만화를 애니로 보면서 자란 80년대생인 나에게 만화는 아무래도 옛날 순정만화가 재밌었다고 말하는 이제는 소녀감성을 잃은 나이이건만 포의 일족은 그런 잃었던 소녀감성을 일깨워준다

발간 당시 제법 문제작이었다고 하는데 아무래도 동성애적 요소가 있어서이자 남매간 사랑도 다뤄서일까?
70년대산 만화니 충분히 그럴 법하다고 생각한다 21세기 들어서야 동성애가 존중받아야한다는 의견이 우세로 자리잡은 마당에 70년대에 이 부분이 문제가 되지않았을리가...

이 만화의 주역인 앨런과 메리벨이 서로를 끔찍하게 아끼고 사랑하지만 그들은 남매이다 지금의 사고론 남매가 어찌 이렇게 서로 연인처럼 서로를 아끼고 사랑할까 이해가 안가지만
생각해보니 순진할 10대시절 나는 남매간의 사랑이 가능할꺼라 믿었던 ㅋㅋㅋㅋ일본 만화의 영향을 많이 받았던 그런 감성의 소유자였던것이다
동성애 요소와 남매간의 사랑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지는 않지만 (19금적인 모션이 있는게 아니다 이건 순정만화니까)
보다보면 다 읽힌다

앨런과 에드거 메리벨 셋이 너무 아름답고 애처로워서
살짝한 난해한 듯한 이야기도 보이지만 대부분의 에피소드는 그들이 뱀파네라(뱀파이어)로써 살면서 생기는 일들을 다루고 있다
하지만 꼭 주인공인 그들의 1인칭 시점만으로 등장하는게 아니라 그들을 관찰하고 접하는 타인에 의해 전개되는 에피소드가 있어서 더욱더 신비로움을 배가시킨다

만약에 그들의 1인칭 시점만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었으면 신비함이 좀 떨어졌을것같다
그들을 관찰하는 입장에서도 이야기가 전개되기때문에 뱀파네라 3인방의 존재가 더 기이하면서도 아름답고 처연하게 보인다
영원을 사는 그들은 어디로 가는가

1권은 주로 일이 일어난 순서와 상관없이 읽어도 좋을 정도로 시점이 뒤죽박죽인데 2권에서는 그들이 어떻게 뱀파네라가 되었는지에 대한 사연도 나온다
3권은 주로 뱀파네라인 그들의 행방을 쫓는 사람들이 많이 등장한다
나름의 큰 줄기를 가지고 진행되는 뱀파네라의 이야기... 한번 책을 잡고 바로 다 읽어버렸을 정도로 옛날 만화같진 않다 그저 진짜 '순정만화'를 본듯 잃어버렸던 소녀감성을 일깨워준다 요즘엔 없는
그 시대였기때문에 쓸 수 있는 이야기
7~80년대 순정만화의 분위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작품의 향취를 제대로 즐길수 있으리라 본다

순수한 사랑, 소중한 사람을 잃은 상실감,이유모를 공허함,결국 또 사랑으로 채우는 ...
하나의 이야기를 다 읽고 나면 이 만화의 세계에서 한동안 빠져나오지 못할것이다
요즘은 모든 미디어에서 빨리빨리를 외치는데 이 작품의 시간은 모든게 느리게 간다
이 작품의 묘하고 독특한 신비로움은 바로 이것때문아닐까
관심있으면 사서 읽어도 후회없다
가벼이 읽을 수 있지만 이 세계에 발을 들여놓은 순간
그 분위기에 흠뻑 취하고 말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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