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도록 책만읽는'이라는 책 제목을 보고선 그 제목 자체만으로도 읽을 가치가 있을 터이고, 왜 저자는 이토록 지독하게 책을 읽어야만 했는가?라는 의구심을 지워버릴 수 없었다. 그렇다. 중요한것은 죽도록 책을 읽는 것도 아니고 내가 저자가 읽어서 평을 해놓은 이 책속의 책중 몇권을 읽었는지는 사실 그다지 중요 한것은 아니다.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고 궁금한 점은 과연 저자는 무엇때문에 이렇게 책을 읽었을까? 에 있다. 삶의 이면에 있는 그 무엇을 위해 저자는 책을 선택했던 것일까? 과연 무엇 때문에 책 속에서 그답을 찾기 위해 그토록 애를 썼던 것 일까? 저자는 머리말 에서 '목소리 높여 스스로 칭찬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조롱하고 더 깊이 성찰하자는 뜻에서 '라고 책을 읽는 이유를 밝혔다. 지극히 자신만을 위한 책인것 처럼 묘사하고 있지만 과연 그럴까? 그가 우리에게 말하고 싶었던 것은 무엇일까? '슬프고도 기이한 사랑 이야기'에서 "사랑이란, 두 사람의 공동 경험이다. 그러나 여기서 공동경험이라 함은, 두 사람이 같은 경험을 한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두사람은 완전히 별개의 세계에 속한다."라는 문장을 보면서 지극히 그의 이야기 처럼 들리지만 아마 전 세계의 모든 인간의 보이지 않는 끈같은 유대감을 베이스에 깔고서 우리가 이렇게 한 사람을 사랑하는데 있어서도 미흡하구나 하는 점을 이야기하고 싶어했다고 생각한다. 또한 '네그리의 이르는 징검다리'에서 "정열은 극도로 강렬한 차가운 지속성"이라고 했는데 이 또한 우리 사회의 부족한 부분을 이야기 하는것 같다. 우린 쉽게 흥분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너무나 쉽게 잊어버리는 성질을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책 속의 책을 보면서 참으로 통찰력잇는 평들을 올려놓은 점들에 감탄을 하고 또한 끝없는 해답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그의 얼굴이 뇌르를 스치는 듯하여 너무나 흥미롭게 이책을 읽은 것도 사실이지만 보이지 않는 그의 외침이 들리 는 듯 하여 마음이 무겁기도 하다. '젊은 날의 우울한 초상'이 맨 먼저 나를 반겨주지 않았더라면 아마 이권우 작가가 단순히 자신만의 생각을 표현하기 위해서 이책을 집필했을 것이라고 믿었을 것이다. 하지만 김애란의 '침이 고인다' 를 맨 처음 독자와 만나게 함은 우리가 이책을 어떤 마음 가짐으로 읽어야 하는 지에 대해서 언질을 준 것은 아닐까? "씹탱아! 그게 아니잖아 ! 저 새낀 항상 저래." 아 얼마나 가슴을 울리는 말인가. 모르겠다. 어쩜 작가는 그저 단순히 자신의 삶의 이면에 있는 그 무엇을 찾기위해 글을 썼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난 저자가 따로 하고 싶은 말이 있지 않나 한다. 물론 구체적으로 나타낼 수는 없지만 - 너무나 직접적이고 나서는 것은 그 가치가 소멸되고 퇴보되어가기 라도 하듯 - 우리 사회의 어두운 면에 대한 알레고리가 아닐까 한다. 상실 ! 삶의 상실,사회의 상실 그리고 개인의 상실에 대한 두려움이 그를 이토록 모질게 책을 읽게끔 하는 것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