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의 언어 - 개정판
제인 정 트렌카 지음, 송재평 옮김 / 도마뱀출판사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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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국 서적을 볼때 번역때문에 골치아픈 사람들이 많을 텐데요, 번역하는 사람도 매우 곤혹스럽고 어렵게 했겠지만 그들은 돈을 받고 직업적으로 하는 사람이니까 그렇다 치고 돈을 내고 책을 사서 읽는 사람에게는 보통 곤혹스러운게 아닙니다. 그래서 외국 서적을 볼 때 역자가 누구인지 확인하는 사람들도 상당한데요, 저는 정모 역자를 좋아하지만 가리지 않고 보긴 하는 편입니다.

그런데 이책은 한국인이 쓴 책입니다. 그럼에도 번역서 입니다. 바로 입양아 출신 작가의 소설인데요, 낯선 땅에 입양되어 피부가 다른 사람들속에서 차별을 받으며 살아야 했던 입양아의 아픔이 소설속에 잘 나타나있습니다. 세계 최대의 베이비 수출국이라는 오명이 아닌 리얼한 현실을 보여주고 있는 우리나라지요. 입양아를 배출한 사람은 당연히 아니지만 같은 한국인으로서 가슴아프게, 왠지 책임이 느껴지는 시선으로 읽을 수 있었습니다. 자신의 이야기지만 감정에 빠지지 않는 서술을 보여줍니다.

 

문학의 언어가 결핍과 마음고생으로 단련되는 것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며, 문학이 고통을 아름다움으로 바꾸는 연금술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게 해주는 작품이다

 

  귀찮은 관계로 인용을 잘 하지 않는 저지만 이 말은 정말 와닿았습니다. 문학평론가 이남호씨의 평인데요, 정말 읽다보면 공감이 가는 것 같습니다.

다양한 인종이 살고 있는 미국이고 인종적 편견이 많이 사라졌다고는 하지만, 역시 백인이 아닌 사람들에 대한 차별은 여전할 것입니다. 우리나라는 훨씬 더하죠. 외국인 노동자나 혼혈아들에 대한 좋지 않은 시선과 보이지 않는 차별 포함 아닌 대놓고 보이는 차별이 얼마나 극심합니까? 게다가 단일 민족이라는 전통적인 아집이 있어서 인지 미래에도 별로 의식 개선이 보일 여지가 없습니다. 다양한 인종이 살아간지 이미 오래인 미국도 아직 차별이 존재하는 마당에 우리야 오죽하겠습니까만은 하루빨리 개선되어야 할 문제입니다. 이 책을 읽다보니 입양아문제는 물론 인종문제까지 생각해 보게 되었네요.

 

  책을 읽는데 기분이 좀 이상합니다. 분명 한국인의 이름과 한국의 이야기가 많이 나오며 한국인이 쓴 책이지만 한국책 같지 않은 것이 번역서이기때문일까요. 영문학을 전공한 작가이고 미국에서 자랐으니 당연히 영어로 작품을 썼을 것이고 번역한 것이 당연한거 압니다. 그런데 한국 이야기가 나오는데 한국색이 잘 느껴지지 않으니 느낌이 묘하네요. 외국 영화에서 한국말이 나오는 것을 보는 느낌과 비슷하달까요. 번역의 문장이 조금 어색하게 느껴지는 소설이지만, 지금도 벌어지는 문제들에 대해 경험한 당사자가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니 읽어볼만하다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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