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은정 장편소설
임은정 지음 / 문화구창작동 / 2012년 5월
평점 :
절판


  영화 '부러진 화살'이 화제가 되면서 실제 주인공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었죠.

이 책 '뿔'에 등장하는 인물도 사연은 물론 전혀 다르지만 비슷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사건이라 생각합니다. 많은 분들이 아마 이책의 소개를 본다면 '부러진 화살'을 연상시키리라 생각됩니다. 그만큼 부러진 화살의 아우라가 컷기 때문일까요.

어떻게 보면 '부러진 화살'때문에 관심을 받은것 같기도 하고, '부러진 화살'의 유명세에 이 사건과 책이 묻힌거 같기도 하네요. 어느쪽일까요?

 

  살인 혐의로 감옥에서 오랜 시간을 살다가 출소후, 자신의 결백을 밟히기 위해 또다시 오랜 세월을 보낸 한 사나이.

결국 무죄판결을 받고 맙니다. 옥살이 15년에 살인누명 39년. 78세에 무죄판결.

무죄판결을 받은 후 이 사람의 기분은 어땠을지. 무죄 판결을 받아서 기뻤을까요 지난 세월을 억울하게 흘려보낸 것에 분노와 회한의 눈물을 흘렸을까요?

 

70년대 고문과 탄압이 아주 흔하던 시대. 짓지도 않은 죄를 폭언과 압력과 고문의 괴로움에 어쩔 수 없이 자백을 한 한 사람. 누가 한 사람의 삶을 이렇게 만들었는가?

바로 독재 탄압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군부독재의 군화발 아래 짓밟혔습니다.

 

그러나 우리 국민들은 그런 독재자를 그리워 합니다.

왜 그런지 솔직히 잘 이해되질 않습니다.

자기가 아픔을 겪지 않았다고 전혀 신경을 안쓰는 것이겠죠.

사람이면 그 고통을 똑같이 이해할 수는 없겠지만 짐작을 하고 그런 일이 있어선 안된다는 것을 인식할줄 알아야죠. 저는 70년대를 겪지 못했습니다만 그들의 고통이 어떠했을지 말로, 방송으로, 책으로 보고 듣고 그 고통을 조금이라도 이해하며 그런 일이 있어선 안된다는 생각을 하는 겁니다.

아무리 등따시고 배불러도 그런 시대를 그리워 한다는 것은 말이 안되죠. 자신의 가족이, 친구가, 친척이, 아들딸이 부모가 그런 일을 당했다해도 과연 그 시대를 그리워 할 수 있는가? 자신은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언제든 그런 꼴을 당할 수 있다는 것을 왜 모르는지. 아니 당하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어도 잘못된 것은 반드시 반대해야 하는 거 아닙니까? 그래서 사람아닙니까? 역시 사람은 진화된 동물에 불과한걸까요...

당연한 것들이 무시되는 것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인간의 이기심과 한계를 보여주는 일입니다.

 

니가 새마을 운동을 아느냐?는 어른들.

 그 당시 우리나라 주력산업과 국가위치가 지금과는 전혀다릅니다. 지금 새마을 운동을 백번한다해도 그때의 효과는 나올 수 없다는 것을 왜 모르시는지. 개발 도상국의 저렴한 인건비와 저렴한 물가를 지금 우리나라에 적용한다면  당연히 발전하고 잘 살수밖에 없습니다. 한 개인이 나라를 부강하게 만든게 아니고 국민 모두가 성실하게 살았기 때문입니다.

과학적으로도 밟혀진, 옛일을 추억하고 기억을 왜곡하는 인간기억의 특성상 옛일이 미화된겁니다. 휴대폰도 없고, 일자리도 주로 지금의 중국공장같은 곳에 치중되어있는 사회로 돌아간다면 과연 편할까요? 통금이 있고, 정부 비판의 자유 언론의 자유도 통제된 사회가 좋은 사회 그리운 사회인가요?

 미드 스파르타쿠스에서 노예시절을 그리워 하는 해방된 노예가 생각납니다. 편하게? 살던 노예시절을 그리워 하는 노예돈만 많이 주면(준다는 가정하에) 자유보다 노예를 택할 사람들. 잘먹고 잘살 수 있다면 매국이라도 서슴치 않던 사람들.

피와 땀을 흘리며 독립운동을 하던 분들의 자손은 어렵게 살고, 친일파의 후손은 국회의원, 재벌, 땅부자로 떵떵거리며 사는 우리나라의 현실을 좀 바라봅시다.

 

 

  다른 이야기를 많이 했지만, 이 책이 던지고 있는 메세지가 이런 겁니다.

우리는 정원섭씨를 기억해야 하고 정원섭씨같은 피해자가 나오지 않는 사회를 위해 신경써야 합니다. 나와 상관없다고 외면하면 언젠가 내 순번이 다가올지 모릅니다.

썩은 내가 진동한다고 해서 덮어버린다면 썩다 썩다 부패한 균이 내 주변으로 서서히 다가올겁니다.

감염되고 나면 이미 늦습니다.

 

우리는 과거의 역사와 근대의 역사를 기억해야 합니다. 로마가 왜 패망했는지, 세계전쟁의 시초가 된 사건들은 무엇이었는지, 인권탄압과 억압의 결과는 무엇인지.

권력이 던져주는 정보를, 어떤 목적을 위해 조작되는 정보에 현혹되지 않고 바르게 바라볼 줄 아는 눈을 가지려면, 무엇을 믿어야 할지 혼동된다면, 역사에서 배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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