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

쇼세트 할머니 ㅣ 인생그림책 20
로이크 클레망 지음, 안 몽텔 그림, 이세진 옮김 / 길벗어린이 / 2023년 3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이 생각나는 표지 그림이다

할머니와 강아지 이야기

할머니의 사연이 궁금해진다

늘 함께 산책을 하는

쇼세트 할머니와 다고베르

나는 책장을 펼치는 순간 그림에 반해버렸다

매일 똑같은 산책 코스를

지루하리만큼 자세히 소개하는데

책을 끝까지 읽고 나면 그 이유를 알게 된다

판에 박힌 일상이어야

마음이 놓이는 사람들이 있나봐요.

자꾸만 변하는 세상 속에서

그들의 변함없는 일상은 지표가 되어 주지요.

지금의 세상은 그 사람들이 알았던 세상과

매일 조금씩 달라지니까요

...

그게 그들의 삶이에요

뭔가 이상하다는 걸 느끼고

더 이상한 쇼세트 할머니의 행동에

할머니 집을 찾았다

눈앞에 펼쳐진 광경을 바로 이해할 수는 없지만

공감하는 주인공

아마 아이들도 그렇겠지?

어떤 비극은 우리 바로 옆에서,

아주 조용히 일어나지요.

사실, 너무 큰 고통은 말이 없거든요.

다섯 살 아이에게 이별은 어려운 주제인 듯하다

언젠가 이별의 의미를 알 때쯤

무겁지 않게 이야기 나누고 싶다

그림이 너무너무 예뻐서 자꾸자꾸 보고 싶은 책

이별을 소중하고 따뜻하게 알려주는 책

그래서 두고두고 보고 싶은 책

쇼세트 할머니

곤충 호텔의 비밀

곤충 호텔의 비밀 ㅣ 토토의 그림책
클레르 슈바르츠 지음, 김희진 옮김 / 토토북 / 2023년 2월

어둡고 스산한,

음침한 분위기의 곤충 호텔

곤충 호텔엔 어떤 비밀이 있을까?

곤충 호텔의 비밀

여행을 떠난 쇠똥구리 가족

돌아오는 길에 비바람을 만나

근처 호텔에서 하루 묶기로 한다

많은 곤충들로 북적이는 호텔 로비

벨보이 지네부터

그림 하나하나가 디테일하고

깨알같이 재미가 있다

잠이 오지 않는 쇠똥구리 수지는

잘만한 곳을 찾아 호텔을 돌아다니는데...

만나는 곤충 마다

밤에 나타나는 무시무시한

정체모를 무언가에 대해 경고를 한다

모두를 긴장하게 만든 정체는

무엇일까?​

거친 비바람 속에서

각자 고요한 밤을 보내는 곤충 호텔

만화같고 만화같지 않은 그림에

아이는 눈이 즐겁다

디테일하게 표현된 그림과

화려한 색감에 아이의 호기심과 관찰력도 늘 것 같다

재미있는 그림과

더 재미있는 이야기가 담긴

재미있는 그림책

곤충 호텔의 비밀

다시는 낚시 안 해

다시는 낚시 안 해 ㅣ 북멘토 그림책 11
윤여림 지음, 정진호 그림 / 북멘토(도서출판) / 2023년 2월

아이들이 참 좋아하는 게 낚시놀이인데

주인공은 어째서 낚시를 하지 않겠다는 걸까?

다시는 낚시 안 해

북멘토

구름 바다 앞 초록 나무 옆 작은 집에서

혼자

깨끗하고 조용하게 살고 있는 주인공

수많은 보물을 건져올린 이전 낚시와는 달리

이번에는 동물 친구들이 올라왔다

사냥꾼, 홍수, 산불을 피해 올라온 동물 친구들

사람들이 버린 쓰레기 때문에 힘들어하는 돌고래

모두 사람들의 이기심과 부주의로 인한 문제들이다

아이들의 흥미를 끄는 낚시를 소재로

환경 문제를 가볍게 던져주고 있다

'동물을 사랑하자.'

'환경을 보호하자.'

같은 직설적인 표현이 아니라

생각하는 과정을 통해

환경과 공생을 고민하게 만드니,

게다가 아이에게 사고하는 법까지 훈련시킬 수 있어 참 좋다

주인공이 다시 낚시를 즐길 수 있도록

아이와 방법을 찾아보는 것도 좋겠다

즐거운 상상

나는 고등어 ㅣ 네버랜드 우리 걸작 그림책 78
이주희 지음 / 시공주니어 / 2023년 2월

책을 보자마자

제목과 표지 그림 사이 간극이 느껴졌다

책을 덮고 다시 본 표지는

말 그대로 자유였다

우리 고등어가 되었다고 상상해 보자

나는 고등어

우리 집 딸과 달리

이 친구는 고등어를 싫어한다

하기 싫은 걸 해야 할 때 나오는 아이들의 엉뚱함

"고등어야, 넌 어디에서 왔니?"

그림이 이렇게 예뻐도 되나?

많은 곳을 생각한 끝에 도달한 바다

하나가 된 듯한 바다와 하늘이 아름답다

고등어를 따라 걷고 헤어치고 춤추다 보니

나도 모르게 바닷속에 있는 착각이 일었다

내 몸에는

바다처럼 넓은 마음과

땅처럼 단단한 뼈와

하늘처럼 보드라운 살과

해처럼 따뜻한 기온이 담겨 있어.

온 우주가 내 안에 있어.

고등어가 되어 바닷속을 자유롭게 누비다 보니

어느새 마음이 편안해진다

눈에 보이는 그 어떤 것으로도

모든 것을 상상할 수 있을 것 같은 자신감이 생긴다

잃었던 동심을 찾아

아이와 함께 상상의 나라에 빠져보고싶다

고등어가 쏘아 올린 상상이 어디까지 갈지 기대가 된다

아이의 상상력을 키워주기에 좋은 책

나는 고등어

고양이는 다 알아?

고양이는 다 알아?
브렌던 웬젤 지음, 김지은 옮김 / 올리 / 2023년 3월

검정 눈동자와 거친 터치가 재미있는 책

고양이는 다 알아?

창문 너머 세상을 다 가진 듯한

고양이의 시선이 부럽고 아름답다

시를 읊는 듯 반복되는 문장도 재미있고

마구마구 상상을 하게 되는 책이다

보통 띠지는 표지와 같은데

달라도 너무 다르다

닮은 듯 다른 느낌이 꼭 세트 같다

집고양이는 수많은 창문을 알고 있어.

움직일 때마다 멋진 풍경을 찾아내지.

이 풍경에서 저 풍경으로

이 층에서 다른 층으로

집고양이는 창문을 알고 벽을 알고

또 다른 많은 것을 알고 있어.

페이지를 넘기다 보면

띄엄띄엄 같은 문장이 반복된다

시를 읊는 느낌으로

달라지는 창밖 풍경을 고양이와 함께 감상하며

재미있게 보게 된다

애니메이션의 한 장면 같다

바깥세상은 창으로 보던 것과 달라서였을까!

고양이의 외마디 외침에 나도 모르게 웃어버렸다

이 책은 그림뿐만 아니라

띠지와 면지까지 놓칠 수가 없다

기발하고 재미있는 책

아이의 상상력을 풍부하게 키워줄 수 있는 책

고양이는 다 알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