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시절 시내버스에 얽힌 추억은 참 다양하다. 관사에서 살았기에 시내까지의 먼 거리도 주로 관사의 셔틀버스를 탔다. 그만큼 시내버스를 혼자 타는 일엔 늘 익숙치 않아서 버스차비를 주머니에도 못넣고 꼭 손에 쥐고 있었던 기억.
때로 시내버스는 정겨웠지만, 때로는 난폭했다.
그런 시내버스를 운전하는 여자기사분을 본 기억은 거의 없는데, 이 책은 여자 운전기사가 직접 쓴 에세이다.
사업장을 접고 마을버스 운전기사를 하게 된 이야기.
그 행간에 숨었을 그녀의 많은 시간들이 느껴지는 이야기들로 채워져있다.
나는 색다른 직업군의 이야기를 좋아하는 편이지만
때로는 그런 독특한 이력을 가진 이들의 글을 읽다보면 '경험'내지는 '소재'로 쓴다는 생각을 지우기 어려웠던 적도 있다.
하지만 이 책을 읽는 내내 오롯이 시내버스 기사의 시간을 들여다보게 된다.
꽤 잘 읽히고, 낯선 세계를 건너다 보는 흥미로움도 있다.
어쩐지 시내버스에서 내릴때는 꼭 기사님께 다정한 인사를 건네고 싶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