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제법 버스기사 같나요? - 사회적 기업가에서 버스기사로 다시 삶을 운전하기까지
강희정 지음 / 브로북스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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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기사들은 안다. 어떤 신호는 통과되고, 어떤 신호는 걸린다는 것을. 살다 보니 신호등도 사람을 닮았다. 어떤 신호는 길을 열어 주고, 어떤 신호는 멈추게 한다. 처음에는 왜 막느냐고 불평했는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신호는 우리를 괴롭히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었다. 사고 나지 말라고. 무리하지 말라고. 잠깐 멈춰 보라고. 신호는 그렇게 우리를 붙들어 주고 있었다.

생각해 보면 참 다행이다. 내가 아무리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달려도 세상 어딘가에는 나를 멈춰 세우는 신호등이 있다. 그래서 이제는 안다. 쉬는 시간을 지키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 있고, 시간을 아끼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

그러니 조금 늦어도 괜찮다. 승객이 먼저다. 사람이 먼저다. 그리고 가끔은 길 위의 신호등이 시키는 대로 잠시 햄춰 서는 것도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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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살다 보면 '나는 절대 안 그래'라고 단언할 수 있는 일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단지 아직 그런 상황을 만나지 않았을 뿐이다. 멀미 대장이 버스기사가 되고, 버스기사를 존경하던 아이가 버스기사가 되고, 버스기사를 때리고 싶던 사람이 버스기사 유니폼을 입는다. 사람 일은 정말 모르는 것이다. 어쩌면 그래서 인생이 재미있는지도 모르겠다.>

어린시절 시내버스에 얽힌 추억은 참 다양하다. 관사에서 살았기에 시내까지의 먼 거리도 주로 관사의 셔틀버스를 탔다. 그만큼 시내버스를 혼자 타는 일엔 늘 익숙치 않아서 버스차비를 주머니에도 못넣고 꼭 손에 쥐고 있었던 기억.

때로 시내버스는 정겨웠지만, 때로는 난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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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시내버스를 운전하는 여자기사분을 본 기억은 거의 없는데, 이 책은 여자 운전기사가 직접 쓴 에세이다.

사업장을 접고 마을버스 운전기사를 하게 된 이야기.

그 행간에 숨었을 그녀의 많은 시간들이 느껴지는 이야기들로 채워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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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색다른 직업군의 이야기를 좋아하는 편이지만

때로는 그런 독특한 이력을 가진 이들의 글을 읽다보면 '경험'내지는 '소재'로 쓴다는 생각을 지우기 어려웠던 적도 있다.

하지만 이 책을 읽는 내내 오롯이 시내버스 기사의 시간을 들여다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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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잘 읽히고, 낯선 세계를 건너다 보는 흥미로움도 있다.

어쩐지 시내버스에서 내릴때는 꼭 기사님께 다정한 인사를 건네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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