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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벤처 - 1명이 10,000명의 AI 조직원을 지휘하는 시대
송인혁.이은영 지음 / 휴먼큐브 / 202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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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I 시대에 가장 필요한 인재는 한 기능의 전문성으로 자기 성을 쌓는 사람이 아니다. 경계 없이 호기심을 뻗는 사람, 이것저것 일단 만져보고, 서로 무관해 보이는 것 들을 연결해보는 사람. 한 우물의 장인이 아니라 여러 우물에 두레박을 던져본 사람이다.
폐허에서 겨우 몸을 일으켜 고개를 들었을 때, 우리는 한 번 더 놀랐다. 눈을 들어보니 세상이 이미 그렇게 바뀌어 있었던 것이다.>

< 지니는 추상적인 소원을 뚝딱 이뤄주는 존재가 아니다. 지니의 힘은 일을 시키는 사람의 지적 역량과 경험에 비례한다. 무엇을 만들지, 어떤 순서로 돌릴지, 어디서 병목이 생길지를 아는 사람 앞에서 지니는 전능해지고, 그것을 모르는 사람 앞에서는 말대꾸나 하는 수준에 머문다. >

< 20년의 현장 경험을 가진 40대 50대가 Al라는 지니를 부리기 시작하는 순간, 그는 업계에서 가장 위험한 존재가 된다. 젊음이 독점하던 도구의 힘과 연륜이 독점하던 판단의 힘이 처음으로 한 사람 안에서 만날 수 있게 된 것이다. 실제로 여러 나라에서 중장년 창업의 비중이 꾸준히 늘고 있고, 중장년의 축적된 경험을 새로운 도전으로 잇는 시도들이 주목받는 것도 같은 흐름이다. >

< 문화는 위에서 아래로 흐른다. 리더가 쓰지 않는 도구를 조직이 쓰는 일은 없다. 반대로 리더가 매일 시스템을 열고, 회의에 서 AI가 만든 초안을 꺼내고, 자기 실수와 발견을 나누기 시작하면 조직은 말하지 않아도 따라온다. 우리 일곱 명이 전원 체인저가 된 것은 교육 프로그램 덕분이 아니다. 두 대표가 맨 앞에서 매일 그렇게 사는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다.>

나는 AI에 다소 거부감이 있던 사람이다. 특히 'AI를 이용한 글쓰기'같은 것엔 극협에 가까운 감정을 지금도 갖고 있다.

하지만 문학적인 글쓰기의 영역이 아니라면, 이미 대세인 AI를 모르고 살수도 없다.
내가 자기계발서를 읽은 것은 꽤 오랫만이다. 이 자기계발서를 읽게 된 것 역시 어쩌면 AI를 접하는 것과 비슷한 마음이었을지 모르겠다.

궁금한 이야기들이 많을것 같았고, 실제 읽으며 끄덕이는 부분들이 많다.
세상의 흐름에 나 혼자 아날로그로 산다고 한들 누가 뭐랄 사람은 없다. 개인의 선택이다.
하지만 나는 새로운 것이 궁금했고, 그 궁금한 새로운 세계엔 AI가 있는지라 읽는 내내 많은 생각을 했다.

나처럼 제한적으로 AI를 쓰던 사람도,
나처럼 좀더 사용영역을 늘려가고 있는 사람도,
그리고 그 어떤 경우에도 인간의 영역으로 남아야 하는 부분은 있다고 믿는 사람에게도 제법 유용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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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제법 버스기사 같나요? - 사회적 기업가에서 버스기사로 다시 삶을 운전하기까지
강희정 지음 / 브로북스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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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기사들은 안다. 어떤 신호는 통과되고, 어떤 신호는 걸린다는 것을. 살다 보니 신호등도 사람을 닮았다. 어떤 신호는 길을 열어 주고, 어떤 신호는 멈추게 한다. 처음에는 왜 막느냐고 불평했는데, 가만히 생각해 보니 신호는 우리를 괴롭히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었다. 사고 나지 말라고. 무리하지 말라고. 잠깐 멈춰 보라고. 신호는 그렇게 우리를 붙들어 주고 있었다.

생각해 보면 참 다행이다. 내가 아무리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달려도 세상 어딘가에는 나를 멈춰 세우는 신호등이 있다. 그래서 이제는 안다. 쉬는 시간을 지키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 있고, 시간을 아끼는 것보다 중요한 것이 있다.

그러니 조금 늦어도 괜찮다. 승객이 먼저다. 사람이 먼저다. 그리고 가끔은 길 위의 신호등이 시키는 대로 잠시 햄춰 서는 것도 나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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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살다 보면 '나는 절대 안 그래'라고 단언할 수 있는 일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단지 아직 그런 상황을 만나지 않았을 뿐이다. 멀미 대장이 버스기사가 되고, 버스기사를 존경하던 아이가 버스기사가 되고, 버스기사를 때리고 싶던 사람이 버스기사 유니폼을 입는다. 사람 일은 정말 모르는 것이다. 어쩌면 그래서 인생이 재미있는지도 모르겠다.>

어린시절 시내버스에 얽힌 추억은 참 다양하다. 관사에서 살았기에 시내까지의 먼 거리도 주로 관사의 셔틀버스를 탔다. 그만큼 시내버스를 혼자 타는 일엔 늘 익숙치 않아서 버스차비를 주머니에도 못넣고 꼭 손에 쥐고 있었던 기억.

때로 시내버스는 정겨웠지만, 때로는 난폭했다.

​

그런 시내버스를 운전하는 여자기사분을 본 기억은 거의 없는데, 이 책은 여자 운전기사가 직접 쓴 에세이다.

사업장을 접고 마을버스 운전기사를 하게 된 이야기.

그 행간에 숨었을 그녀의 많은 시간들이 느껴지는 이야기들로 채워져있다.

​

나는 색다른 직업군의 이야기를 좋아하는 편이지만

때로는 그런 독특한 이력을 가진 이들의 글을 읽다보면 '경험'내지는 '소재'로 쓴다는 생각을 지우기 어려웠던 적도 있다.

하지만 이 책을 읽는 내내 오롯이 시내버스 기사의 시간을 들여다보게 된다.

​

꽤 잘 읽히고, 낯선 세계를 건너다 보는 흥미로움도 있다.

어쩐지 시내버스에서 내릴때는 꼭 기사님께 다정한 인사를 건네고 싶어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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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사슴뿔버섯 - 서순희 장편소설
서순희 지음 / 마이디어북스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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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가 젖혀본 나무토막 밑이나 화단의 돌멩이 밑에 눌린 연두빛 여린 싹을 보면 가슴이 아렸다. 오물과 매연 때문에 더디 자라다가 물기 없이 말라버린 화초들. 그와 달리 비 온 뒤 마당을 점령할 듯 여기저기 피어나던 붉은사슴뿔버섯 은 아버지와 미란을 향한 나와 돌아가신 엄마의 분노처럼 여겨졌다. 

붉은사슴뿔버섯은 어릴 때는 영지버섯과 색깔이 비슷하다가 자라면서 황적색의 사슴뿔처럼 갈라졌다. 성숙하면 시뻘건 고무장갑을 낀 사람의 손처럼 보이기도 했다. 그 독버섯은 매해 여름부터 가을까지 끈질기게 공장 주변에 돋아났다.
독버섯은 화려할수록 치사량이 높다고 했는데, 붉은사슴뿔 버섯은 곱고 예뻤다. 그만큼 맹독을 지닌 독버섯으로 악명이 높은 버섯이었다. 섭취하면 사망에 이른다는 저 붉은사슴뿔 버섯을 먹고 차라리 죽어버릴까? 그런 생각이 머릿속을 맴 돌았다. >

작가의 자전적인 소설이라는 책소개도 있었지만 실제로도 읽는 내내 에세이처럼 편안하게, 그리고 가상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느낌으로 읽힌다. 
책속에 한 사람의 생애가 들어있다는 느낌이었다.

단어나 표현이 요즘과는 다른 정겨운 느낌을 주는 부분이 많다. 시대적 배경도 도 그 이유일듯하다. 가끔은 '아, 이런 단어 이런 표현도 있었구나'하는 순간이 있다.
장애를 가진 한 사람의 생애와 그 생애를 관통하는 이야기들이 오래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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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법 쓸 만한 인생
윤혜연 지음 / 달먹는토끼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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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바란다고 다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쯤 잘 알지만 앞으로 15년쯤 지나, 아니 길게 잡아 한 20년쯤 지난 어느 날 밤, 친구 집에서 꾸었던 높은 산으로 가는 꿈을 한 번 더 꾸었으면 좋겠다. 그 산에 에델바이스 두 송이가 피어나 모두가 잠든 밤에 나 우리 어머니 곁으로 고통 없이 홀연히 떠날 수 있다면 좋겠다.

그 꿈은 기억력 말짱하던 50년 전 꾸었던 그날 밤의 꿈처럼 선명하기를 바란다. 그리고 부디 그 꿈만은 개꿈이 되지 않기를 나는 바라고 또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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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이 흘러 언젠가 내가 세상에 없는 날, 딸과 아들 손주들까지 나의 가족 모두 모여 밥을 먹게 되었을 때 우리 엄마 다른 건 몰라도 김밥 하나는 참 맛있게 쌌었지. 김치찌개 하나는 기가 막히게 끓였었는데 할지도 모른다.

"이건 우리 어머니가 최고다."

무엇인가를 같이 먹을 때마다 시어머니 이야기를 하는 우리 시댁 식구들처럼 다시 볼 수 없는 어머니 그리운 마음을 애꿎은 음식 타령으로 대신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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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이를 먹도록 나는 아직 모르는 것투성이이다. 그러니 죽을 때까지 눈을 부릅뜨고 귀를 쫑긋 세우고 마음을

활짝 열어 무엇이라도 배워볼 수밖에. >

이 책을 잡기전에 추천사나 다른 리뷰의 문장들엔 '울다가 웃었다' 같은 말이 많았다. 의례적인 리뷰겠거나 하면서도 이 책을 읽고 싶었던 이유는 '이야기'가 있지 않을까 해서였다.

분위기는 좋은데, 정작 이야기는 없는 책을 요즘 많이 접한다. (물론 기껏 작가가 해준 이야기를 내가 못 알아먹은 걸수도 있다)

하지만 독서란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것이고, 편식 쯤은 해도 된다고 생각하는 나로선 '이야기'가 있는 책일것만 같은 생각에 기대감이 생겼고, 읽는 내내 그 기대감을 가졌던 것이 좋았다.

나 역시 읽는 내내 육성으로 뿜기도 하고, 때로는 코끝이 시큰해지기도 했으니까.

많은 부분 공감하느라 끄덕끄덕하기도 하고 말이다.

​

작가는 예순 여섯의 할머니라고 하는데 사진을 보면 할머니라고 하긴 너무 젊고, 할머니라 지칭하는 예순 여섯은 나에게 아주 먼 이야기도 아니다. (심지어 내 친구중엔 이미 할머니도 있다.)

나 역시 오십 후반이고, 그렇기에 공감하는 이야기가 많다. 그 이야기속의 마음도 마찬가지였다.

언젠가 어머니 곁으로 가는 꿈을 꾸고 고통없이 홀연히 떠날수 있길 바란다는 마음이나, 떠나고 없는 어느 날 후손들이 음식을 먹으며 기억해주기를 바라는 마음같은 것들.

​

이제 어디가서 밀리지 않는 나이를 나 역시 먹고 보니 예순 여섯에 이리 재미있고, 공감 가득한 이야기를 써내는 작가가 궁금해진다.

마음속의 말을 글로 꺼내놓는 그 어려움을 알기에 더욱 그렇다.

더 열심히 읽고 써야겠다는 생각으로 책을 덮는다.

재미있게 읽히지만, 가볍게 읽히지 않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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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로 팔을 만든 사나이
데이비드 아길라.페란 아길라 지음, 성수지 옮김 / 크루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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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라는 것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이때의 장애는 신체적 정신적 상황적인 모든 것을 포함해서다.

​

<내가 평생을 살면서 깨달은 사실인데, 나와 타인이 무언가를 하는 방식이 똑같을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알거나, 나아가 이해하는 사람을 찾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나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맹세해도 좋다. 왜냐하면 이는 정확하게 내 부모님이 이해해야 할 도전 과제이자 내게 주어진 오랜 과제였기 때문이다. 사람들이나 나 자신을 탓할 생각은 없다. 이건 그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그저 무지와 편견, 외로움이 있을 뿐이다. 내가 어떻게 될 지, 어떻게 살아갈지, 그러한 걱정들로 어둡고 긴긴밤을 보내야 했다.>

​

선천적으로 팔하나가 없이 태어난 저자와 그의 가족들이 장애를 극복하고 살아가는 이야기쯤으로 생각하고 펼쳤다. 그런데 생각보다 그렇게 뻔한 이야기만은 아니었다.

​

<내가 실패할 게 뻔한 일들을 할 수 있을까?

실패의 두려움에 사로잡히면 어떻게 하지?

하지만 두려움에 사로잡히면 우리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두려움에 맞서며 장애를 극복하고, 이를 머릿속에 떠올리며 뛰어넘어야만 한다. 만약 실패한다면, 그러니까 당나귀나 집라인에서 떨어진다면 툭툭 털고 일어나 상처를 치료하고 실수를 발판 삼아 제대로 된 결과가 나올 때 까지 다시 시도하면 된다. 어른이 된 지금이야 그러한 사실을 모르지 않는다. 하지만 10살짜리 꼬마라면 당연히 이러한 사실을 알지도, 이해하지도 못한다. 맨몸으로 두려움 에 부딪히게 되면 그 자리에 멈춰 계속 앞으로 나아가야할지, 아니면 그대로 패배를 인정하는 게 나을지 고민하게 된다.>

​

결국은 우리 모두에게 해당되는 말이 참 많다. 그래서 읽는 내내 와닿았는지도.

그리고 장애인이든 그렇지 않든 살아가는데 있어 가족이, 특히 부모가 얼마나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가도 생각해보게 된다. 이 저자에게 이런 부모가 없었더라면 어땠을까.. 했기 때문이다.

저자역시 "그들이 내 목발이고 의수였다"라고 한다.

​

저자는 결국 제목대로 진짜 레고로 팔을 만들고, 그로 인해 사회적 성공과 더불어 새로운 인생의 길도 찾는다. 그리고 "태어난 그대로의 나, 그것으로 충분했다" 라고 하는 결말 부분도 인상적이다.

​

살면서 무언가를 받아들인다는건 중요하다. 하지만 더 중요한건 그 받아들임을 앞으로 나아가는 추진력으로 쓸수 있는가 아닌가의 문제는 개인에게 달린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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