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정말 나무가 되었다
오하나 지음, 홍시야 그림 / 쥬쥬베북스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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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주인은 누구인가, 생각한다. 근처 산책길에서 500살 된 느티나무를 보면 인간이 주인은 아니지 않을까 싶다. 느티나무 옆으로 높은 건물들이 올라서고 있다. 공사 소리가 귀를 때린다. 사람의 흔적이 나무의 친구들을 몰아냈을 것이다. 그럼에도 나무는 말이 없다. 높은 건물을 세우고, 앞만 보고 달려가며 사는 우리들. 해와 달과 바람을 보지 못하는 우리. 사랑할 기회를 놓치는 우리를 보고 무슨 생각을 할까.

오하나 홍시야 작가의 《나는 정말 나무가 되었다》에는 나무의 마음이 담겨 있다. 한때 사람이었던 나무가 사랑, 행복, 즐거움, 죽음, 두려움, 성장에 대해 말해준다. 한때 사람이었기에 사람의 마음을, 그 고민을, 그 앞에 놓인 어려움들을 잘 알기에. 나무는 다정한 목소리로 말해준다. 우리는 우리라는 이유만으로 충분히 행복할 수 있다고.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와닿은 장면은 나무가 어둠 속에서 자라나는 장면이다. 밤이 찾아오면 뿌리부터 천천히, 매일 자라나는 나무. 우리 집 아이는 이 장면을 보고 내가 책을 거꾸로 본다고 말했다. 아이가 책을 돌려주니 나무의 뿌리가 풍성한 가지처럼 보였다. 알아봐 주는 이가 없어도 나무는 땅속에서 자신만의 초록을 이루어가고 있었다. 아이가 잠들면 몰래 방에서 나와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요즘, 나는 나무처럼 뿌리를 내리고 있는 중인지도 모르겠다.

책을 덮고 나니 나도, 너도 한때 나무가 아니었을까 하는 상상을 하게 된다. 나무였다 사람이 된 우리가 이렇게 돌아다니고 떠들며 아웅다웅 살아간다고 생각하니, 어딘지 우리들 모습이 귀여워 보인다. 별로 심각할 게 없어 보인다. 좋은 건 좋아서 기뻐하고, 좋지 않은 건 안타까워하며, 그렇게 나무처럼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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