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농장
조지 오웰 지음, 김그린 옮김 / 모모북스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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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위독설에 이어 사망소식이 연일 기사를 장식하고 있다.
몇일째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의료진이 비밀리(?)에 북한을 방문했다는 내용 등이 증거로 제시되고 있지만, 명확한 것은 아무것도 없다.
반대 정황이라고 말하기엔 애매하지만, 국경 지역에서 북한 내 사망소식에 대한 '입단속'이 없는 것이 더 이상하다는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여느 때라면 긴급하게 주민 강연회 등을 열고 ‘돌고 있는 풍문은 모두 최고존엄에 대한 모독이니 이를 확산시킬 시에는 강하게 처벌하겠다’며 으름장을 놓기 마련이지만, 관련 움직임은 물론 한 마디 말도 없어 주민들은 ‘이게 더 이상하다’며 수군대고 있다는 ' 것이다.
사망 또는 위독설 중 어느 하나가 사실이래도 우리나라엔 큰 위기일테지만, 현재로서는 아무것도 확실하지 않은 상황이다 ..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을 이 시점에 다시 읽게 된 것은 의도하지 않았지만 더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소련 공산주의에 대한 신랄한 풍자와 비판의 내용으로 유명한 책이지만, 조지 오웰이 사회주의의 대의명분을 비판할 의도는 전혀 없다고 주장한 사실을 아는 사람도, 동의하는 사람도 많지 않을 것이다.

소련 공산주의에 대한 신랄한 풍자와 비판의 내용으로 유명한 책이지만, 조지 오웰이 사회주의의 대의명분을 비판할 의도는 전혀 없다고 주장한 사실을 아는 사람도, 동의하는 사람도 많지 않을 것이다.

평생 사회주의 신봉자였던 오웰은,  단지 서구 민주주의 사회에서 '사회주의'가 이상하게 왜곡되고 변형되었을 때 그 위험이 어떠한가를 경고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주장한다




서문을 쓴 러셀베이커는 조지오웰의 '동물농장', '1984' ,아서 캐슬러의 '정오의 어둠', 그리고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에서 우려한 현대 사회가 결코 당시의 작가들이 상상한 미래가 아님을 피력하고 있다.
"비관적인 생각을 했던 작가들은 전체주의 독재국가를 운영해가는 인물들이 우둔하고 무능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버렸던 것이다.... 결론을 말하자면, 전체주의 국가에 대한 비판적인 생각은 결국 잘못된 판단이었다는 것이 드러났다. "

과거의 유물을 바라보는 듯한 이 부분에 의문이 든다.
과학과 통신의 급격한 발전, 그리고 사람들의 높은(?)  의식수준 그럼에도 지구상에 아직 독재국가가 남아있다. 또한 변형이 되었지만 여전히 사회주의 국가에선 민주주의 국가에서 생각지 못할 제약을 가하고 있다.

'동물농장'은  매너 농장 동물들에게 가장 존경받는 돼지 메이저 영감이 인간을 몰아내자고 주장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가 세상을 떠나고, 가장 총명하다고 알려진 돼지들이 메이저의 가르침을 ‘동물주의’라는 사상으로 정립해 이를 다른 동물들에게 설파했다. 어느 날 농장주가 술에 취해 밥을 주지 않음에 격분한 동물들의 반란이 성공하며 매너 농장은 동물 농장으로 탈바꿈했다.
이어 돼지들이 동물주의를 요약한 7계명을 반포하고 이를 동물 농장의 모든 동물이 지켜야 할 규율로 정했다. 모든 동물이 평등하게 일하는 것이 혁명의 원칙이었으나, 영리한 돼지들은 계획을 세우고 감독하는 것을 자기 일로 삼았다. 동물들의 자발적 열심으로 동물 농장에 대풍년이 도래하지만,  돼지들이 우유와 사과를 독점하면서 상황이 변하기 시작한다.

동물농장에서는 글자를 깨치고 있는 동물이 극도로 적기 때문에, 그리고 깊게 생각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지배층의 말에 휘둘린다.

'동물들은 봉기 이전의 식량 생산 여건이 어떠했는지를 정확히 기억할 수가 없었기 때문에 스퀄러의 말을 믿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동물들은 차라리 숫자가 줄어도 좋으니 식량이 더 많아졌으면 하고 바라는 날이 적지 않았다'  - p134

배급량이 감소되었음에도 재조정이라는 말을 사용하고, 식량 생산이 늘고있다고 거짓말을 하며,  7계명을 조작하는 등 돼지들은 언어의 조작을 통해 그들의 권력을 손쉽게 유지했다.
변형에 변형을 거듭한 7계명은 결국 하나의 계명으로 탈바꿈한다.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그러나 어떤 동물들은
다른 동물들보다 더 평등하다


오웰 스스로는 끝까지 사회주의 신봉자였다고 하지만, 나는 이 책이 인간이 제안하는 이상향의 한계를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어떤 이상적인 혁명도 권력 욕구가 결부되면 실패할 수밖에 없고,  인간의 욕망, 특히 권력에 대한 욕망은 제거될 수 없다. 결국 완전한 혁명은 존재할 수 없다 ..

그렇기에 현대의 민주주의는 삼권을 분리하고, 한 나라의 지도자가 되어도 바꿀 수 없는 헌법을 제정하는 등 여러 안배를 통해 한 개인의 욕망에 큰 힘을 싣는 것을 방지하려 한다.
이를 생각하면 최근들어 헌법 개정에 대한 논의가 많아지는 부분에 대한 우려가 드는 것이 사실이다.

동물농장은 결국 지배자 돼지들과 외부세력 - 사람 - 과의 화합의 장-이라기엔 난폭한 싸움이 벌어지고 있었지만-으로 끝이났다. 바깥에서 그 모임을 바라보는 동물들은 더이상 돼지와 사람을 구분하지 못한다. 

북한의 독재의 결과로 한반도의 정세를 어떻게 흔들릴지 짐작할 수 없는 불안한 이때, 소설같지 않은 소설처럼, 현실같지 않은 동화같은 결말을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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