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왕자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 지음, 정명수 옮김 / 모모북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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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무엇이든 자기가 길들이지 않으면 알 수 없어. 서로 배우거나 알 시간이 없거든. 그래서 사람들은 상점에서 이미 다 만들어져 있는 것들을 사지. 그렇지만 친구들을 만들어 파는 상점은 없기 때문에 사람들은 더 이상 친구를 가질 수 없는거야.
​최근에 부산에 감천문화마을에 갔었다. 택시 기사분이 대놓고 어린왕자를 만날 수 있는 방향을 알려주셨고, 딱히 ..어린왕자를 만나러 간 참도 아니었지만, 막상 그곳에 가서도 너무 많은 사람과... 대기 줄 때문에 .. 뒷모습만 구경하며 돌아왔다. 다음에 부산에 가게 되면 어린왕자를 제일 먼저 만나러 가기로 하고 ..
 
문득. 정말로 어린왕자가 사막이 아닌 우리나라 .. 부산으로 내려왔다면, 어린왕자의 눈에 처음 비친 지구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 궁금하다.

여우와의 대화, 그리고 길들임.. 또 5000송이의 장미꽃들과의 대화의 임팩트가 크기에 별로 염두에 두지 않았는데, 사실 어린왕자는 지구의 사막만 본 것이 아니다.


정확히 어디 지역을 어디까지 다녀온 것인지는 설명해주지 않지만, 1년간 지구를 돌아보고 자신이 떨어진 지점으로 돌아오는 길에 사막에 떨어진 셍텍쥐페리를 만난 것이다. 그 사이 어린왕자는 뱀을 만나고, 작은 들꽃과 높은 산, 5000송이의 장미꽃이 가득 핀 정원을 지나 여우를 만나고, 전철원과 갈증을 없애주는 알약을 파는 상인을 만났다.
아마도 더 많은 것을 보았을테지만, 어린왕자가 굳이 더 설명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이상하고 엉망진창인 일들 투성이었을 것이다.
그 많은 시간 사이, 어린왕자의 별에서처럼 마흔 네번쯤 해지는 것이 보고플 때, 어린왕자는 어떻게 했을까?


요즘 가을을 타느라 말랑말랑한 감성이 숨쉬고 있기 때문일까 .. 3~5년 새에 한번 더 ..어린왕자를 봤던 것 같은데, 그때보다 더 대화 하나하나, 내용 하나하나가 눈에 박히는 것 같다.
사막이 아름다운 것은 사막 어디엔가 우물을 숨기고 있기 때문이야 ...
그래, 집이든 별이든 사막이든, 그것들을 아름답게 하는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법이야..!

 

생텍쥐페리가  정찰 중 전투기에 격추되어 사망했다는 전쟁스러운 결말은 충격적이기도 하지만, 평생을 비행기와 함께 했다는 생텍쥐페리 다운 결말이라고 생각이 들기도 한다.
어쩌면 그런 방식으로 지구에서의 생활을 정리하고, 오랜 친구인 어린왕자를 만나러 간것일지도 모르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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