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읽는 새로운 언어, 빅데이터 - 미래를 혁신하는 빅데이터의 모든 것 서가명강 시리즈 6
조성준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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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혁명, 빅데이터, 인공지능 .. 익숙하지만 낯선 단어들 .


업무 중 갑자기 나타난 빅데이터를 정의하자면 그저 골치덩이었다.
담당자가 컨트롤 할 수 없는 설정·데이터가 너무 많고, 데이터 자체 크기의 방대함 때문에 백업이 불가하다는 점. 무엇보다 난감했던 것은 실무자와의 의사소통이 전혀 되지 않는 다는 것이었다. 이 데이터를 백업하지 않아도 문제가 없는 것인지. 문제가 생겼을 때 복구할 수 없는 데이터에 대한 처리는 어떻게 해야하는지 . 기존과 전혀 다른 형태의 것을 가져다 놓고 어떻게 운영해야할지. 아무도 몰랐다.  

문제는 주먹구구식의 우리나라 관행과 같은 업무처리에 있다.
어떤  '정보'에 대해 제대로 정의 내리지 않고, 무엇이 필요한지 고민도 하지 않고, 실제 운영.관리를 위한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은 채 최신 트랜드를 무작정 도입하고 알아서 조치하라고 하니, 갑작스레 폭탄맞은 이들의 심정이 어떠하겠는가 ..

빅데이터는 더이상 낯설은 영역은 아니다. 왠만한 국민은 여러번 들어보았을 것이고, 어떤 식으로 사용되는지에 대하여도 막연하게나마 이해하고 있을 것이다. 
우리는 빅데이터 세상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을까?

하라스라는 라스베이거스의 카지노는 단골 회원 고객 개개인의 '고통 커브'를 추정해서 데이터로 가지고 있다. 고통커브는 1회 방문시 잃은 돈 (가로) 과 미래에 재방문할 확률 (세로) 의 관계 그래프이다.  재방문 확률 값은 일정하게 높게 유지되다가 1회 방문 시 잃은 돈이 특정 지점을 지나게 되면 급격히 감소하게 된다. 이 지점을 고통 포인트 라고 한다. 



회원마다 고통 포인트가 다르다. 어떤 회원은 10만원만 잃어도 다신 방문하지 않을 것이고, 어떤 회원은 100만원을 잃어도 재미있었다고 생각할 수 있다. 누구나 적당히 조금 잃으면 대개는 돌아온다. 큰돈과 다른 돈의 기준이 조금씩 다른 것이다.  하라스 카지노가 원하는 것은 한번 와서 1000만 원을 잃고 평생 안 돌아오는 손님보다 주말마다 매번 50만 원씩 잃고가는 손님을 원한다.
그래서 하라스 카지노는 단골 회원이 입장하면 그 회원이 잃은 금액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하다가 잃은 돈이 '고통 포인트'에 근접하게 되면 슬쩍 방해를 한다. 음료를 제공하거나 디너 쇼 티켓을 서비스로 주면서 회원의 주의를 환기시킨다. 그러면 게임에 몰입해있던 회원은 제정신을 차리고 자신이 잃은 돈의 액수를 인지하고는 떠나게 되고, '적절한 금액'만 잃었기 때문에 다음주에 다시 방문하게 될 것이다.
하라스 카지노는 이같은 일대일 추천을 통해 은퇴한 노인 손님을 주 고객으로 잡아두고 있다.

소비자는 물어볼 대상이 아니라 관찰의 대상이 되었다. 우리는 글과 행동을 통해 스스로도 모르는 마음을 빅데이터에게 들키고 만다.

저자는 빅데이터가 개인의 측면에서 봤을 때 이롭기만 할까? 라는 질문에 자동차로 인해 발생하는 수많은 문제 - 교통사고, 공해, 음주운전 등 - 를 해결하고자 자동차를 없애고 마차의 시대로 돌아갈 수 있겠냐고 묻는다. 일자리를 잃었던 마부는 일자리를 찾고, 공해를 줄이고, 자동차 사고로 인해 죽었을 많은 생명을 구할 수도 있겠지만, 자동차로 성취한 생산성 - 자동차 설계, 생산, 판매, 수리, 보험 분야의 수많은 일자리 - 을 잃게된다. 즉, 모든 신기술은 득을 유지하면서 실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받아들여져 왔다.
모든 다른 신기술과 마찬가지로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은 우리에게 엄청난 생산성 향상을 가져다 줄 것이다. 하물며 지구촌이라 불리는 현대사회에서 우리만 멈추어 있다고 될일이 아니다. 이미 우리가 손쉽게 사용하는 아이폰을 통해 구글을 통해 우리의 정보가 빅데이터로 수집되고 있다. 득을 최대한 취하면서 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고민해야 한다. 빅데이터를 취할 것인가 말 것인가는 논의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빅데이터 분석의 최종 목표는 인사이트가 아닌 가치 만들기이다. 눈앞에 널린 데이터를 가지고 무작정 분석해서 인사이트를 도출하는 방식은 100퍼센트 실패한다. 
우리는 식당에 가는 순간부터 특정한 가치를 생각한다. 더운 여름 시원한 냉면이 먹고 싶었는데, 뜨거운 갈비탕에 나온다면 내가 원하는 가치가 아니다. 빅데이터 분석도 가치를 먼저 생각하고, 그 가치를 성취하기 위해 어떤 인사이트를 뽑아야할지를 역으로 생각해야한다. 이 과정을 기획이라 하고, 기획이 빅데이터 분석 이전에 선행되어야 한다.
 
우리나라에서 빅데이터의 잠재력이 발휘되지 못하는 것은 의사결정자들이 가치를 만들고 기획하는 일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빅데이터 분석에 대한 제대로 된 교육이 필요하다. 

제목으로 추측했던것과 다르게, 이 책은 사이즈도 작고, 페이지수는 더 작다 ! 참고문헌이 포함되어 있지 않아서이기도 하지만, 전체 페이지수가 275장밖에 되지 않는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가 궁금한 입문자,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혹은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무언가를 시작하고픈 사람이라면 누구든 읽어볼만한 책이다. 
빅데이터를 대하는 마음가짐이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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