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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실험실 - 시간과 감각, 삶과 사랑에 관한 18가지 심리실험
이고은 지음 / 심심 / 2019년 6월
평점 :
요즘 관심이 많은 인지심리 전문가의 책이라고 하여 기대를 잘못 했나보다. 이 책은 심리에 관련된 다양한 심리 실험 결과를 설명해준다. 18가지 흥미로운 심리 실험을 감각 / 삶 / 시간 / 사랑 4가지 주제로 내용을 풀어가기에 편안하게 읽을 수 있다.

1부 감각의 실험실
인간의 마음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받아들인 정보를 어떻게 처리하는지 알아야 한다.
인간의 마음이란 인간의 정보처리 과정 그 자체다.
'눈은 마음의 창' 이란 말은 종종 들어보았을 것이다. 로마 시대 철학자 키케로의 말로, 우리는 인상갚을 때 동공 확장으로, 당황스러울 때 동공 지진으로, 불편한 마음일 때 동공 수축으로 반응한다.
1965년 미국의 심리학자 에크하르트 헤스는 사람의 마음 상태나 특정 활동 시의 동공 변화를 측정하는 실험을 했다. 흥미로운 것을 보고나, 인지적 노력이 필요한 일을 할때 사람의 동공은 팽창한다.
마음이 아플 때도 타이레놀!
우리는 '가슴에 멍이 든다', '심장에 못이 박히는 것 같다' 와 같이 속상한 일이 있을 때 신체적 고통을 나타내는 표현을 쓴다. 아이젠버거 박사는 오랜 연구 끝에, 신체적 고통과 정신적 고통을 처리하는 두뇌의 과정이 거의 동일하다는 결과를 냈다. 오히려 정신적 고통을 실재적으로 해석하고, 오래도록 잊지 않으며, 아픈 당시의 감정, 상황들을 생생하게 재현한다.
2부 삶의 실험실
미신에 힘을 빌리러 온 사람의 마음에 희망과 행복이 가득할 리 없다.
점을 보러 온 사람의 뇌가 이미 부정적인 예측에 사로잡혀 있다는 의미다.
사람들은 자신의 사주가 나빠 절망한다기보다
스스로 이미 절망했기 때문에 자기 삶을 불운한 것으로 받아들인다.
자신의 신념과 일치하는 정보는 받아들이고 일치하지 않는 정보는 무시하게 되는 것이 확증편향이고, 있지도 않은 상관관계를 만들고, 희박한 연관성을 긴밀한 연관성으로 해석하는 것이 착각상관이다.
스탠퍼드대학 심리학교수 아모스 트버스키는 우리가 흔히 믿는 상관관계 중 하나인 날씨와 만성적 통증 사이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트버스키 교수는 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15개월간 날씨 상태와 통증 기록을 작성하고, 이를 대조.분석하여 실제 상관관계가 없음을 밝혔다. 대표적인 착각상관이다. 더 놀라운 것은,연구 참가자들이 연구결과를 확인했음에도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이에 관련된 더 자세한 내용이 궁금하다면 '보이지않는 고릴라'를 읽어볼 것을 권한다.
3부 시간의 실험실
좋았고 행복했던 순간들만 기억하며 살면 좋을 텐데
우리 마음은 그보다 아팠던 순간을 잊지 못하도록 만들어졌다.
실수나 아픔을 반복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은
생존에 필요한 강력한 안전장치다.
뇌는 잃는다는 것을 직접적인 위협으로 인식한다.
얻음의 반대는 잃음이 아니다. 우리는 무언가를 얻은 기쁨보다 잃은 슬픔을 훨씬 크게 느끼고, 내 소유의 물건에 대한 가치를 일반적인 가치보다 크게 평가한다.
우리는 '시간을 느끼는' 지극히 주관적인 감각을 잘 알고 있다. 직장인이라면 '월 ~~~화 수 목금퇼! ' 의 개그를 보며 웃을 수만은 없을 것이다. 직장에서 점심시간을 기다리는 30분, 퇴근을 기다리는 30분보다 친한친구와의 수다로 보낸 3시간은 결코 길다고 느껴지지 않는다.
저자는 83명의 실험대상자와 변화하는 마음의 시간을 측정했다. 실험 전 현금봉투를 받고, 컴퓨터와의 게임을 벌여 이기면 현금을 받고, 지면 봉투를 반납하는 조건이고, 게임이 끝난 후 결과 분석을 위해 5분을 대기한 후 연구자를 호출하면 된다. 실험의 주요내용은 승패 여부에 따라 참가자들이 5분을 어떻게 느끼냐는 것이다.
손실을 경험한 참가자들은 평균 3분 13초가 지났을 때, 이득을 경험한 참가자들은 6분 6초가 지났을 때 연구자를 호출했다.
4부 사랑의 실험실
헤어진 연인을 잊지 못하는 과학적 이유
자이가르닉 효과
1920년 블루마 자이가르닉과 1982년 케네스 맥그로우,지리나 피알라 박사가 심리실험을 진행했다.
간단한 과제, 아주 어려운 과제, 아주 흥미로운 과제 각각을 수행하는 집단을 구성 후, 과제를 수행 중에 중단시켰다. 과제의 흥미도나 내용에 관계없이, 완성한 과제보다 완성하지 못한 과제를 훨씬 정확하고 오래 기억했다. 완성한 일보다 마치지 못한 일을 훨씬 더 상세하게 기억하고 마침내 완성하려는 욕구를 '자이가르닉 효과'라고 부른다.
자이가르닉 효과과를 이별에 대입하면, 완료하지 못한 관계로 헤어진 사람이 머릿속을 맴도는 것이 당연할 수 있다. 우리 마음은 연인과 헤어지는 사건을 마치 진행되던 프로젝트가 중간에 파투 난 것과 같은 강도로 받아들이고, 미완성 과제로 인식하는 것이다.
'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 속은 모른다'고 한다. 나조차도 잘 모르는 마음이지만 알고 보면 나름의 법칙이 있다. 모든 것을 밝혀 낸 것은 아니지만, 하나하나 알아가다 보면 주변을 이해하는 폭도 넓어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