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다 칼로 & 디에고 리베라 - art 003 다빈치 art 18
J.M.G. 르 클레지오 지음, 신성림 옮김 / 다빈치 / 2001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아름답지 않은 것은 예술이 아니라 생각했다. 그 어떤 예술도 아름다워야한다 생각했다. 핏빛에 물들어있는... 복잡하게 엉겨있는 상상의,현실의 사물들의 나열에 마음이 열리지 않는 그림들이었다. 내게있어 프리다 칼로는 화가가 아닌 그저 패미니스트로만 인식되어있을 뿐이었다. 그 작품이 탄생하게 된 배경이나 예술가의 개인적인 삶을 조금이라도 알게 된다면 그 섬뜩함이 내 맘을 빼앗아가기도 함을 알게 되었다.

지극히 개인적인 내 입장에서의 예술이란, 예술사를 이어가는 역사에 남을 만한 작업을 하는 것이 아닌 그 개인의 모든 영혼을 분출하는 가장 솔직하고 진솔한 일기장이란 생각이다. 그런 의미에서, 그녀는 이제 내게 '화가'이다. 달리와 마그리트 같은 초현실주의자들의 상상력에 사로잡히듯, 칼로 또한 자신이 생각하는 아름다움을 고집스럽게 찾아갈 뿐이었다. 가벼운 나비의 팔랑거림이 섬세한 감각을 인도한다.

오직 마음으로만 볼 수 있는 것을... 그림 속에 붙들기 위해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 어쩌면 그녀는 알고 있었을지 모른다. 보이지 않는 것들의 움직임을, 말할 수 없는 것들의 목소리를... 반복되는 자신의 초상화 속에서 흐느끼고 울부짖고 분노하는 모습이 너무도 생생하여 소름이 돋울 지경이다.

거대한 식인귀 코끼리인 디에고 리베라와의 사랑보다는 이 빛나는 눈빛을 가진 강렬한 영혼의 프리다 칼로만이 관심사였다. 하늘을 나는 티티새같은 제비를 눈썹사이에 자리하게하고 운명의 손이 귀고리가 되어있으며, 그녀의 머리카락이 뒤엉켜 풀잎 목걸이가 되어있는 1946년 종이에 흑연으로만 그린 그녀의 자화상에서 나를 발견했다. 환상에 빠져들지 않으려 무던히도 애쓰던 나를, 그런데로 몽상가라 이름붙여준 시간들...

: 내가 좋아하는 천경자화백을 떠올리게 했다.

1분중 0분께서 이 리뷰를 추천하셨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