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이야기 TOBACCO
김정화 지음 / 지호 / 2000년 12월
평점 :
품절


나는 골초이다. 그래서 샀다. 그 이유 밖에 없었다. 내가 항상 피워대는 이 담배의 역사와 또 다른 이야기들이 궁금했다. 역시나 그것들에 대한 이야기가 상당히 많이 수록되어 있었다. 담배의 최초 보급과 서양, 한국에서의 전개 과정등을 해서 말이다. 중간에 삽입된 세계의 여러 애연가들의 이야기는 친밀감과 동시에 세계적 연대감과 동질감을 느낄 수 있는 좋은 내용이었다.

요즘에 들어서 한국 사회에서 '흡연자'로 산다는 것은 크나큰 고통이다. 정부에서는 일방적으로 흡연 구역을 폐쇄하고, 언론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금연 열풍'을 '조장'하는데 여념이 없다. 기업들에서도 금연을 성공하면 성과금을 준다고 하고, 심지어 인사고과에 반영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몇 달전 대학 관계자들이 모여 신입생들의 모발을 체취하여 니코틴 성분을 검사하겠다는, 그야 말로 기상천외하고 끔찍한 '사건'이 발생하기도 하였다.

현재 한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담배'에 대한 담론들은 비이성적이고 비민주적 양상을 띄고 있다. 그런 와중에 '담배에 대한 갖가지 이야기'의 겉모양은 너무나도 작고 초라해 보인다. 이 책의 내용 중 임어당이 한 담배 예찬론이 있다. '내 정신을 높여주는 담배를 인위적으로 끊는 것은 나의 양심을 속이늦 짓이다' 라는. 담배란 그저 유해하고, '사회악'이라고 치부해 버리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조용히 선물하는 것도 좋을 듯 싶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전문적 '글쟁이'가 아니라서 그런지 이야기 하는 방식이 좀 재미가 없다는 것이다. 글들이 '묘미'라는 것을 가지고 있지 못한 것이 상당히 아쉬운 부분이다. 오늘도, 그리고 지금 이 순간도 입에 담배를 가져 가는 사람이 있다면, 쉽게 불 붙이고 또 쉽게 끄는 그 담배가 어떤 역사를 가지고 있는지 알아 보는 것, 재미있는 작업이 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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