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의 역사
토머스 칼라일 지음, 박상익 옮김 / 소나무 / 199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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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역사학에서 '영웅주의'를 이야기할 때 항상 거론되는, 이후 나치 독일의 입에 오르내리며 갖가지 악명을 뒤집어 쓴 토마스 칼라일. 그가 '문제적 인간'이 되도록 만든 일등 공신이 바로 [영웅의 역사]이다. 실제로 이 책에는 토마스 칼라일이 받는 '누명'의 단초들이 수두룩하게 제시되어 있다.

후크에 의해 인용된 '인간이 이 세계에서 이룩한 역사인 세계사는 근본적으로 여기에서 일한 위인들의 역사이다' 나 '영웅은 자기가 태어난 시대의 종류에 따리 시인, 예언자, 왕, 성직자 또는 무엇이든지 될 수 있따'와 같은 구절들은 당연히 앞과 같은 누명을 받게 만든다. 그러나, [영웅의 역사] 전체 맥락이나 토마스 칼라일의 다른 저서들의 연장 선상에서 놓고 보자면 토마스 칼라일에게 씌워진 누명은 조금 억울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토마스 칼라일 자체가 '영웅주의'사관에서 완전히 벗어났다고는 보기 힘들 듯 하다. 예를 들어, 그가 프랑스 혁명에 대해 서술하며 '원인은 가난과 추위와 배고픔 이었다' 식으로 말한 부분도 있지만, [영웅의 역사] 루터 편에서 '여기에 다시 한 번 하나의 강력한 인물이 탄생하여 그의 빛은 오랜 세기와 시대에 걸쳐 세계의 횃불로 타오르게 되었습니다.

전세계와 그 역사는 이 사람을 기다리고 있었' 다고 하는 이 부분은 어떠한 이유이건 간에 그가 분명 역사에서의 영웅적 인물에 대해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는 것을 확실히 보여준다. 그 '영웅'이 일반적 의미와는 다르게 '성실성'을 제 1 덕목으로 삼고 있건간에, 토마스 칼라일의 영웅중심적 역사 접근은 확실히 존재하는 듯 하다.

나 개인적으로는 토마스 칼라일과 같은 역사 접근법에 동의할 수 없지만, 그렇다고 이 책의 의미가 없다고 말할 수는 없을 듯 하다. 그가 말했던 '영웅'의 의미가 무엇이고 또 그 의미를 바탕으로 누가 영웅이 되어 무슨 활동을 하였는지에 대한 판단. 또한 예를 들어, 보편적으로 '위대한 영웅'의 반열에 올라 있는 나폴레옹에 대한 그의 시큰둥한 반응 등. 그의 독특한 영웅에 대한 인식을 바탕으로 풀어 쓴 이 책에서 독자들은 분명히 새롭고 흥미로운 요소들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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