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포스터 영적훈련과 성장 - 성숙한 그리스도인이 되는 길
리처드 포스터 지음, 권달천.황을호 옮김 / 생명의말씀사 / 2009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영적 훈련과 성장'이라.. 책 이름이 너무 딱딱하지 않나요? '훈련'이라는 말이 들어가니까 더 그러네요. 더구나 군대를 다녀와서 그런지 더더욱 마음에 안 듭니다. 평안을 얻으려고 교회를 갔는데 무슨 훈련을 또 하란 말입니까!!!
   그런데 이 책의 원제목이 뭔지 아시나요? 'Celebration of Disciplin'입니다. 뭐라고 번역하는 게 좋을까요? 영 어렵더라구요. celebration은 '축하'이고 disciplin은 '훈련'인데 이것들을 연결하려니 영 감이 안오는거에요. '훈련의 축제'? '훈련의 기쁨?' 뭐 이정도쯤 되겠군요.
   저자는 왜 훈련과 축하를 연결시키려고 할까요? 1장의 소제목이 그 이유를 말해줍니다. '영적훈련-자유로 들어가는 문'이거든요.

   그렇다면 그 자유는 무엇으로부터의 자유일까요? 바로 죄의 습관으로부터의 자유, 이기심으로부터의 자유, 모든 억압으로부터의 자유입니다. 알고보면 우리는 모두 그것들의 노예이거든요. ㅜㅜ
 

   이제 많이 아시는것처럼 성경이 말하는 '죄'는 어떤 겉으로 드러나는 구체적인 '죄들'에 그치지 않습니다. 오히려 죄는 우리 삶의 내적구조이지요. 신기하게도 우리들은 자연스럽게 죄를 짓게 됩니다. 굳이 열심히 배우려고 하지 않아도 저절로 깨치게 되지요. (아이들을 보면 확실히 알 수 있다니까요!)
   그럴 때 어떻게 하시나요? 우리들은 보통 의지를 사용해서 죄의 습관들을 누르려고 합니다. 다시는 같은 죄를 반복하지 않겠다고 결심하고 기도하면서 투쟁하지요.  
   그런데 성공하셨습니까? 아니지요. 다들 경험해보신 일 아닙니까? (안그런척 하지 마세요!) 우리는 제자리로 돌아오고, 더욱 좌절합니다.
  

   여기에 기쁜 소식이 있습니다! 내적 의는 하나님의 선물입니다. 우리 속에 필요한 변화는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인 것입니다! 우리가 행위가 아니라 은혜로 구원을 얻었듯이 내적 변화도 하나님의 은혜로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할렐루야!
   이 기쁜 소식을 듣고 우리는 즉시 반대방향으로 튀어 나갑니다. "그럼 내가 할 일은 하나도 없네?"하고 말이지요. 그런데, 아닙니다! 비록 의는 하나님의 선물이지만 우리에게는 할 일이 남아 있습니다. 두가지가 모순되어 보이기도 하지만, 성경은 분명히 두 가지를 함께 이야기합니다.

  
   가장 좋은 비유는 농사입니다. 성경에서도 우리의 영적과정을 농사에 많이 비유했지요. 시를 하나 소개할게요.

 

내가 씨를 뿌리고, 김을 매고, 비료를 주고 물을 주지만,

농부인 나의 힘으로 농사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 이틀만 더 남국의 햇빛을 주셔서 이 포도들이 영글게 해 주옵소서

                                                 --  라이너 마리아 릴케 '가을날'

 

   우리는 씨를 뿌리고 물을 줍니다. 하지만 자라게 하시는 이는 하나님이시지요. 그 두가지가 함께 일하는 것입니다. 

  
   저자는 영적훈련이 바로 씨를 뿌리는 행위라고 이야기합니다. 그 자체로 우리를 변화시키는 것은 아니지만 하나님께서 무엇인가 이룰 수 있는 곳으로 우리를 데려다 놓는 것이라는 의미이지요. 다시 말해 '하나님의 은혜의 통로'인 것입니다.

   이 통로를 통해 우리는 하나님의 은혜를 받습니다. 그러면 우리는 자유를 얻게 되지요. 그래서 훈련은 자유로 들어가는 문이며 노래와 춤이 함께 하는 축제의 과정인 것입니다. (솔직히 어려울 때도 많겠지만요^^)

   옛날에는 영적 훈련이라는 것에 대해 굳이 여러가지 지침을 내릴 필요가 없었다고 합니다. 그런 것들이 자연스러웠거든요. 자연을 보고 신비에 대한 경외심을 배웠고, 진지하게 묵상하며 금식하는 습관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현대에 들어서는 그런 것들이 훨씬 어려워졌지요.
   우리 문화는 너무나 가볍고, 우리의 삶은 너무나 급하며, 우리의 신앙은 너무나 얄팍합니다. 그래서 훈련을 하려고 마음을 먹어도 막상 시작하려하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할지 모르고 당황하게 되지요.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물론 지혜로운 믿음의 선배들의 글을 직접 보면 큰 도움이 되겠지만 너무 방대하고 버겁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렇게 가볍고 급하고 얄팍한 우리들에게는 저자와 같은 친절한 가이드가 필요한 것이지요.

 

   저자는 일단 영적 훈련을 크게 3가지로 나눕니다. 그리고 각각의 훈련을 또한 4가지로 나누지요. 그러므로 총 12가지의 영적 훈련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 셈입니다. 제목만 훑어볼까요?


내적훈련 - 묵상의 훈련, 기도의 훈련, 금식의 훈련, 학습의 훈련
외적훈련 - 단순성의 훈련, 홀로 있기의 훈련, 복종의 훈련, 섬김의 훈련
단체훈련 - 고백의 훈련, 예배의 훈련, 인도하심을 받는 훈련, 축전의 훈련

 

   이 책은 각각의 훈련에 대해서 그 의미, 위험성, 유익, 실제적인 지침 등을 친절하게 알려줍니다. 그러면서 우리를 격려하지요. 개인 트레이너와 함께 헬스를 하는 것과 같다고 할까요?
   영적 훈련들 중에서 어떤 것들은 매우 익숙하기도 하고 어떤 것들은 낯설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런 12가지의 분류가 엄밀한 것도 아니지요. 겹치는 부분도 있으며 서로가 서로를 세워줍니다. (그러니까 1단계로 묵상을 마스터하고 나서 기도로 들어가고.. 이런 식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또한 모두 장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조금씩 훈련해나가야 하는 것이라는 것도 알게 됩니다. 안타깝지만 '12주 단기완성'과 같은 코스는 없다는 것이지요. (그래도 성장판이 닫히지 않았다는 것만 해도 어딥니까^^) 천천히 그러나 꾸준히, 믿음을 가지고, 하나님의 은혜를 의지하며 한발 한발 나아갈 때 우리 내면에 변화가 일어나며 그 열매들이 우리 바깥으로 흘러넘치게 됩니다.

 

   저자가 맺는 말에서 각 훈련에 대해서 요약한 글이 있네요.
   '''묵상'은 우리의 영적 민감성을 높이고 '기도'로 들어가게 한다. 그리고 기도는 '금식'과도 연관이 있다. 이 세가지 훈련을 알고 난 후 우리는 우리 자신과 우리가 알고 있는 세상에 대해 분별력을 주는 '학습'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다. '단순성'을 통하여 우리는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정직하게 살게 된다. '홀로 있기'는 우리들로 하여금 다른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 진실한 교제를 하게 한다. '복종'은 우리가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조작과 조종이 없는 삶을 살게 한다. 그리고 '섬김'을 통하여 우리는 다른 사람들에게 복이 된다. '고백'은 우리를 우리 자신으로부터 자유케 하고 '예배'에 들어가게 한다. 예배는 '인도하심'을 받는 문을 열어준다. 모든 훈련의 자유로운 실행은 '찬양'을 낳는다."

   우와! 저도 이렇게 되고 싶습니다!!

 

   그런데 아무래도 '영적 훈련과 성장'이라는 책 제목은 너무 딱딱한 것 같네요. 요즘에는 제목이 매우 중요하거든요. 뭐라고 바꾸면 좋을까요? '훈련은 즐겁다!' 어떠세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