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맙다” - 한국컴패션 대표 서정인 목사의 눈물 - 한 아이를 가슴에 품을 때 들리는 하늘의 음성
서정인 지음 / 규장(규장문화사) / 201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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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줄 알았습니다. 틀림없이 부끄러워질 줄 알았습니다ㅜㅜ 그래도 읽어야 하는 책, 보아야 하는 영화가 있지요. 이 책은 그래도 읽어야 하는 책입니다.

  

    '컴패션(Compassion)'. '함께 아파하는 긍휼한 마음'이라는 뜻의 단어인데요, 선한 사마리아인의 비유에서 사마리아인이 강도만난 사람을 보고 품었던 마음을 표현한 단어입니다. 국제적인 구호단체이고, 2003년에 한국에도 지부가 생겼지요. 지금은 차인표,신애라부부나 션,정혜영부부 등으로 인해 많이 유명해졌습니다. 그런데 이 단체가 원래 한국 어린이들을 위해서 생긴 단체라는 것은 이 책을 읽고 처음 알았습니다!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2년 겨울, 미군을 격려하기 위해서 한국에 온 에버렛 스완슨 목사님은 전쟁으로 비참했던 한국의 실상을 보면서 가슴아파했습니다. 한국에서의 일정을 마치던 날 새벽, 산책을 나온 목사님은 쓰레기 더미를 발로 툭툭 치고는 트럭에 던져서 버리는 인부들을 보게 됩니다. 그런데 휙 던져지는 쓰레기 더미 안에서 어린아이의 손이 튀어나왔지요. 깜짝 놀라서 달려가 쓰레기를 헤쳐 본 목사님은 추위와 굶주림에 지쳐서 죽은 아이의 시신을 보게 됩니다. 더 놀라운 것은 쓰레기 더미마다 그런 아이들의 시신이 가득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인부들이 쓰레기 더미를 트럭에 던지기 전에 발로 툭툭 치는 것은 혹시 살아 있는 아이들이 있는가를 확인하는 일상적인 절차였던 것입니다...


   이 끔찍한 장면에 충격을 받은 목사님은 미국으로 돌아가 미국 전역을 돌아다니며 한국 어린이들을 돕자고 호소합니다. 한국에 고아원을 세우고, 후원자와 아동간의 1:1 결연 양육방식을 도입해서 교회와 협력하여 어린이들을 양육했지요. 1993년에 국제 컴패션이 한국에서의 미션을 마치고 철수할 때까지 41년간 도운 한국 어린이가 10만명이 넘는다고 하더군요! (스완슨 목사님의 한국 사랑은 각별해서 1960년대에 다른 나라에서 도와달라고 요청했을 때도 한국에 전념하기 위해서 거절했다고 합니다. 그분이 돌아가시고 나서야 다른 나라도 돕기 시작했다고 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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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고 10년 뒤인 2003년, 드디어 한국 컴패션이 설립되어서 한국은 도움 받던 나라에서 도와주는 나라가 됩니다. 2014년 말에 한국 컴패션이 후원하는 아동이 124,563명이었으니까 받은 빚은 갚았다고 표현할 수 있을까요?^^


   이 책의 저자는 2003년부터 지금까지 한국 컴패션을 이끌고 있는 서정인 목사님입니다. 어떻게 미국 대학의 교수직을 마다하고 이 일에 부르심을 받았는지, 어떻게 하나님께서 지금까지 이끌어 오셨는지, 어린이들을 만날 때 마다 경험하는 예수님의 음성이 어떤 것인지 등에 대한 이야기들과 자신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시간과 물질을 쪼개어 아이들을 돕는 후원자들의 이야기, 그리고 그런 후원들로 인해 새로운 희망과 꿈을 가지게 된 아이들의 이야기가 감동적으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예상했던 대로 중간중간에 울컥하게 되지만 그래도 이 책은 꿈과 사랑, 희망의 이야기로 가득차 있습니다. 그 덕에 예상보다 훨씬 덜 울었다니까요^^ 


   저자는 아이들을 돕는 일은 성인을 돕는 일보다 훨씬 더 섬세하게 다가가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래서 컴패션에서 후원을 요청할 때 사용하는 사진들은 예상과는 달리 비참한 아이들의 모습이 별로 없지요. (보통 후원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그런 사진들이 많이 필요한게 상식인데 말입니다.) 아이들을 단순한 도움의 대상이 아니라 부모의 마음으로 보고 아이들의 인격과 감정을 배려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단기적인 후원에 그쳐서도 안됩니다. 꾸준히 10년 이상 아이가 잘 자랄 때까지 매월 양육비를 보내야 하지요. 편지를 주고받으면서 인격적인 관계를 맺어가구요. (처음에는 후원자님이라고 편지를 쓰던 아이들이 어느새 아빠, 엄마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더군요.) 정말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마음으로 기도하며 도와야 하는 것입니다. 후원자들이 그 나라로 찾아가 자신이 후원하는 아이들을 만나는 것은 정말 엄청난 감동의 순간이라고 하더군요.

   또, 컴패션은 그냥 돈을 보내주는 것으로 그치지 않습니다. 아이가 그 지역에서 잘 자랄 수 있도록 지역 교회와 연계해서 컴패션 센터를 세우고 아이들이 공부하고 휴식하며 꿈을 세우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사랑을 전하지요. (종교를 강요하지는 않고 있지만 대다수의 아이들이 하나님의 사랑을 실제적으로 경험하고 신앙을 가지게 될 것은 자명한 일이겠지요?) 그렇게 사랑받은 아이들이 자라서 세상을 바꾸고 또 다른 아이들을 품는 놀라운 일들이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있습니다.

  

   책 중간중간에 들어있는 저자의 생각과 묵상이 참 따뜻합니다. 그러면서 깊은 곳까지 통찰하지요. 저자가 볼 때,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축복이다.'라고 할때의 축복은 보통 말하듯 '내가 좋은 일을 했다.','저 사람이 행복해하니까 좋다.'는 보람이나 행복을 넘어서 '예수님을 아는 기쁨'입니다.

   예수님의 마음으로 하는 나눔은 상대와 상관없이 계속 줄 수 있는 마음입니다. 사랑하겠다는 의지와 결단에 의해서 지속적으로 부어지는 마음입니다. 그 과정에서 주고 또 주는 사람이 예수님을 닮아가는 것입니다. 이것이 주는 자의 가장 큰 축복이라고 말하는 것이지요. 아.. 정말 맞는 것 같습니다. 


   이 책의 제목이 왜 '고맙다'인 줄 아세요? 처음에는 왜 '고맙습니다'가 아닐까 생각했고, 다음에는 '아, 후원자가 오히려 아이들에게 하는 말인가 보다.' 하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더군요. 표지에 이미 대답이 작게 인쇄되어 있었습니다.

  

   '한 아이를 가슴에 품을 때 들리는 하늘의 음성'  아...

  

   기회가 될 때 우리 교회에서도 컴패션의 사역에 동참해서 한 가정이 한 아이씩 후원하자고 이야기해봐야 겠습니다. 우리 교회도 하나님께 '고맙다'는 말 좀 들어보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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