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결혼했어요!
박수웅 지음 / 두란노 / 200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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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정도 되었나요? 모교회인 다사랑교회 청년부 교사를 하고 있을 때, 학생들에게 어떤 세미나를 권한 적이 있습니다.
언제나 청년들의 관심사인 이성교제에 관한 세미나였지요. 이미 연애의 기술과 작업의 정석, 밀당의 예술을 넘어 절제되지 않은 성, 일시적인 쾌락이 TV나 영화, 인터넷을 통해 청년들의 눈과 귀와 머리를 지배하기 시작한 때에 하나님을 믿는 청년들은 어떻게 연애를 해야 하는지에 대한 세미나였지요.
사실 교회 내에서 연애나 성에 대한 담론은 절제와 금지 일변도였고 그결과 오히려 순진한 청년들이 화려한 바깥세계(?)의 유혹에 준비되지 않은 채로 노출되어 시류에 휩쓸려 가게 되지 않았습니까? 그 때 만난 것이 저자의 전작, '우리..사랑할까요?'였습니다.
그 책을 읽고는 청년들에게 주저없이 권하게 되었고, 더 나아가 교회 집사님 (사실 저의 어머니였지요^^) 의 후원을 받아 (받아냈다고 하는 것이 맞겠습니다만^^) 그 책의 저자가 진행하는 세미나에 보냈던 것입니다. 다녀온 학생들이 실제적이어서 유익했다고 했던 기억이 납니다.


저자가 또 하나의 책을 내놓았더군요. '우리 사랑할까요?'의 후속탄. '우리, 결혼했어요'입니다. (벌써 8년전에 내놓았는데 이제야 보았습니다..)


사실, 부부관계는 영원한 숙제와도 같은 것입니다. 아담이 홀로 있는 것이 좋지 못하다고 보신 (성경에서 '좋지 못하다'는 단어가 처음 나온 것이 바로 이 부분이지요. 그 전에는 모든 것이 보시기에 좋았습니다.) 하나님께서, 돕는 배필로 하와를 만드셔서 짝 지워주신 이후, 부부는 가장 친밀한 연합을 누리는 상대이며, 가장 친한 친구이자 동지인 동시에 때로는 야당, 심지어는 웬수가 되기도 하는 존재로 지금까지 지내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부부관계에 대한 책은 이미 수도 없이 나왔고, 각종 세미나와 TV프로그램도 절찬 상영중입니다.


그래도 우리 크리스천들이 읽으면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책은 그리 많지 않은 것이 또한 현실입니다.
물론 결혼에 대해서 신자와 불신자는 많은 부분을 공유하기는 합니다. 신자들도 사회적 인간이며, 문화적 인간이니까요. 별에서 온 그대처럼 지낼 수는 없지요.
하지만 결혼 자체가 하나님의 고안품이며 (가정이 교회보다도 먼저 세워졌습니다!), 부부는 하나님이 짝 지워 주신 '언약관계'라고 믿고 받아들이는 우리들만이 가지고 있는, 또한 마땅히 가져야 하는 관점이 존재하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므로 영성을 겸비하면서도 동시에 실제적이고, 다른 나라의 경우가 아니라 한국인들의 심정과 상황을 이해하는 도움이 필요한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는 훌륭한 도우미입니다. (감사하게도 요즘은 이런 좋은 도우미들이 많이 생겼습니다) 

저자는 의사입니다.(목회자가 아니어서 오히려 호감이 갑니다. 목사님들의 말씀은 좋긴 하지만.. 왠지 너무 거룩하지 않나요?^^)  가정 사역으로 부르심을 받고 잘 나가던 병원직을 사임한 뒤, 전 세계를 돌아다니면서 가정을 회복시키는 일에 전념하고 있지요.
또한, 본인이 어린 시절 받았던 상처 때문에 가족을 제대로 사랑하지 못했던 어리석은 사람이라고 고백하는 솔직한 사람입니다. 그래서 더욱 신뢰가 갑니다.


이 책에서 저자는, 많은 결혼이 힘든 이유는 혼수를 제대로 준비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합니다. 혼수라구요? 저자가 말하는 혼수는 '가정설계도'입니다.
'가정이 무엇인가. 하나님이 원하시는 가정이란 어떤 모습인가'를 알고 가정의 모습을 설계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 책에서 그것들을 알려주면서 함께 가정을 세워가자고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가정을 향하신 하나님의 설계도는 무엇일까요?


첫번째는 '하나됨'입니다. 서로 다른 두사람이 만나서 한몸을 이루는 것이 가정의 목적인 것입니다.(창 2:24)
그러므로 부부는 온전한 육체적 결합과 더불어 정서적, 영적으로도 하나되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부부가 하나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무엇보다 '서로 다르다'는 것을 명확하게 인식하고 인정해야 합니다.
몇년 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라는 책이 있었습니다. '이혼 위기에 있던 2만쌍을 회복시킨 저자의 상담'이라는 선전문구가 인상적인 책이었지요. 남자와 여자가 얼마나 다른지, 화성인과 금성인이 지구에 와서 만난 것과 같다고 하면서 남녀의 다른점에 대해 기술한 책이었습니다. 책에 따라 한동안 '나는 화성인이라구','너는 여잔데도 화성인 같네?'등등의 말들이 유행했었지요. 그책의 결론에 뭐라고 써 있는줄 기억하시나요?
'이 책의 내용을 다 잊어버리더라도 이것만 기억하라. 남자와 여자는 다르다!'

명언입니다. 또한 진리이기도 하지요. 그리고 남녀는 그렇게 다르기 때문에 서로 공부해야 하지요.


또한 가정설계도는 거룩,비전,사랑으로 완성됩니다.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으심을 받은 두 사람이 서로 사랑하는 가운데 하나님의 뜻을 이루며 거룩함으로 나아가는 것, 그것이 하나님이 설계하신 가정의 목적인 것입니다. 이 설계도에 따라 건물이 지어진다면, 설사 부유하지 않더라도, 큰 일을 이루지 못했더라도 하나님의 축복을 누릴 수 있으며 또한 그 축복의 통로가 될 수 있는 것입니다.


이 책의 좋은점은, 무지무지 실제적이라는 데 있습니다. 조금만 읽어보시면 금방 아시겠지만, 술술 읽힙니다. 중간 중간에 나오는 사례들은 딱 우리들의 이야기입니다. 마치 아침마당을 보고 있는 느낌이라고 할까요? 게다가 교회에서는 드러내놓고 이야기하지 못했던 부부간의 성에 대한 이야기도 다룹니다.(좀 약하기는 합니다만..^^;;)
또한 저자가 매우 유머러스하게, 직접 강의를 하듯이 글을 썼기 때문에 웃고 공감하며 끄덕이며 읽다보면 어느새 책의 마지막장에 이르게 되지요.


마지막 장에는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자, 100인분의 재료가 주어졌습니다. 그러나 당신의 몫은 1인분입니다. 나머지는 맛있게 끓여서 이웃과 나누십시오.'

제가 이 글을 쓰는 것도 이웃과 나누는 99인분이 되겠네요^^


그나저나, 1인분은 제대로 만들고 있는지 다시 돌아보아야 겠습니다. 아무리 요리책이 좋아도 주방장이 형편없으면 소용없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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