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의 문제와 하나님의 정의
톰 라이트 지음, 노종문 옮김 / IVP / 200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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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사건으로 모두들 침통해진 일주일동안, 이 땅에 왜 이런 고난과 악이 있는지에 대해 다시한번 묻고 대답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선하고 전능하신 하나님이 다스리는 이 땅에 왜 악과 고통이 존재하는가?’ 이 질문은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신학에서 神正論(신정론)이라는 분야가 별도로 있을 정도입니다. 성경에 나오는 선지자들도 하나님께 동일한 질문을 합니다.
도서관에서 이런 저런 책들을 보면서 다시한번 생각하고 있을 때 눈에 띈 책이 바로 톰라이트의 '악의 문제와 하나님의 정의'입니다. 저자의 분석과 관점이 제게는 설득력이 있어 보였고, 지난 주일에 제가 했던 설교도 이 책의 논의를 기초로 해서 만들어졌습니다.


   톰라이트는 지금 가장 Hot한 신학자입니다. 학자이면서도 대중적인 글쓰기를 동시에 해내는 역량 때문에 더 잘 알려지게 되었지요. 그는 기본적으로 성경을 ‘하나님의 언약’이라는 관점에서 봅니다. 이스라엘을 통해, 그리고 그리스도와 우리들을 통해 모든 피조물을 회복시키시는 하나님의 계획과 실행이라는 관점으로 보는 것입니다. 그런 시각으로 기존 교리들을 새롭게 바라봅니다. 그러다보니, 그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도 물론 있고, 존 파이퍼와 칭의에 대해서 한바탕 논쟁을 벌이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에도 ‘칭의논쟁’, ‘톰라이트 칭의를 말하다’로 번역되었지요) 계속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만한 사람입니다.

  저자는 아예 ‘성경은 악의 기원에 대해서 모호한 태도를 가지고 있다’고 못 박습니다. 대신 성경이 우리에게 말하는 것은,
 1. 하나님이 악에 대해 어떤 일을 하셨고, 어떤 일을 하실 것인지.
 2. 악의 현실 속에서 그리스도인들은 어떤 비전을 가지고 살아야 하는 지입니다.

   먼저 하나님께서 악에 대해서 하신 일은 무엇입니까? 구약성경을 보면 하나님은 악을 묵과하지 않고 심판하셨지만, 동시에 하나님의 주권적인 은혜로 구원을 계획하시고 실행하셨습니다. 그런데 이유는 모르겠지만 문제가 있는 우리들을 통해서 구원을 이루기로 하셨습니다. 그렇게 피조세계를 복주시겠다는 하나님의 계획은 좌절되지 않고 이루어져 갑니다.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께서 이 땅에 오셨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 인격, 행동에서 하나님의 나라가 선포되었습니다. 그리고 결국 악에 의해서 십자가에 못 박히셨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끝이 아니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죽음의 권세를 이기시고 부활하셨습니다.

  부활은 하나님의 승리의 선포입니다. 하나님께서 궁극적으로는 악을 처리하시고 이 우주를 회복시키실 것이라는 비전을 보여주는 신호탄입니다.
  하나님께서 왜 이 땅에서 악을 당장 제거하지 않으시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래도 하나님께서 악을 억제하셔서 세상이 최악의 상황이 되는 것은 막고 계시며, 언젠가는 악을 모두 처리하실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제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먼저, 우리가 피해야 할 태도가 있습니다. 하나는, 악의 문제가 대단한 것이 아닌것처럼 가볍게 여기는 태도입니다. 이런 것은 실제로 우리 자신에게 피해가 오지 않을 때 가지게 되는 태도입니다. 그러다가 그것이 우리 눈 앞에 나타나면 오히려 너무 당황해서 어쩔 줄 몰라하지요. 냉정하게 현실적으로 생각하고 대비하는 마음이 있어야 합니다.
  또한 이분법적 태도도 버려야 합니다. 이분법적 태도는 저편과 우리편을 가르고 저편을 악으로 규정하는 태도입니다. 십자군때도 그랬고, 이라크전쟁때도 그랬으며, 우리도 날마다 그런 태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저자는 대신 솔제니친의 말을 인용합니다. "악은 나와 남을 가르는 것이 아니라 내 안을 가로질러 있다." 우리 안에도 악은 함께 거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우리는 악과 하나님의 정의에 대해서 이해하는 것을 넘어서, 그 문제의 해결책의 한 부분이 되라는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우리는 하나님이 십자가의 방법으로 악을 처리하셨다는 것을  인정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동일한 십자가의 길로 가야합니다.
  또한 우리는 이 땅에서 부활을 살아야 합니다. 모든 피조물을 회복시키시는 하나님의 역사에 대한 소망을 품고, 회개와 용서하는 삶을 살아야 합니다. 십자가와 부활의 성취를 믿으면서 동시에 새로운 세계가 어떤 모습일지 상상하며 배우고, 기도와 거룩함과 더 넓은 세상 속에서의 행동을 통해 그 둘을 하나로 결합해야 합니다.

   앞으로도 우리는 고난을 겪을 것입니다. 때로는 믿음이 흔들릴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하나님을 믿는 우리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부활을 믿는 우리들은, 하나님께서 결국 모든 것을 회복시킬 것이라는 소망을 품는 우리들은 오늘도 다시 일어섭니다. 회개하며 용서하고 위로하며 격려합니다.

  다 알 수 없어도 믿고 순종할 수 있습니다.
  다 이해할 수 없어도 사랑할 수 있습니다.
  이제 이것이 악에 대한 우리의 응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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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셔 2015-01-09 18: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리뷰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