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필요한 것은 씻어내는 일이다. 잘 씻어내는 일.우리는 어떻게든 상처받는다. 우리는 어떻게든 타인에 의해 내단점이 발견되고 만다(발견되기도 하는 것이지만 남에 의해 드러난다.고 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남들은 그것을 잘도 캐낸다. 남에게 단점을 가격당하는 순간 모든 것이 멈추는 것 같지만 어느 정도 시간 에서 그 기분들은 희석된다. 상처든, 남이 들춰낸 단점이든 잘 씻어내야 한다. 씻어내는 것은 닦아내는 것이기도 하지만 덜어내는 것이 기도 하고, 그 세포의 뿌리를 잘라버리는 일이기도 하다.씻어내야 새살이 돋는다. 그곳에 새 기운이 돋는다.
그날 이후로 많은 것이 변했다. 항상 죽음에 대한 공포와 나이를 먹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는데, 그런 두려움들이 사라졌다. 더 이상 죽음이 두렵 지도, 죽음 이후의 세계가 궁금하지도 않았다. 죽음은 그저 무의 상태로 돌아가는 것이고, 내가 나라는의식조차 없기 때문에 굳이 슬퍼하고 겁낼 필요가 없었다. 아울러 모든 것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눈이 생기고 자신감이 넘치기 시작했다.
그러니 작은 통 속에서 살아가는 동료들이여, 지금 당장 감당할 수 없다면 때로는 나의 세계를 좀 줄이는 것도 괜찮다. 축소해도 괜찮다. 세상은 우리 에게 세계를 확장하라고, 기꺼이 모험에 몸을 던지라고 끊임없이 메시지를 보내지만 감당의 몫을 책임져주지는 않으니까. 감당의 깜냥은 각자 다르니까.빚내서 하는 여행이 모두에게 다 좋으란 법은 없으니까.
일명 ‘또라이 보존의 법칙‘ 어딜 가나 또라이는 존재한다. 중요한 것은 그 또라이의 창을 막는 방패가 얼마나 견고한지에 달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