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시 퇴근의 원칙을 지킨다는 것은 일이 있는데도 여섯 시가되었다고 무작정 퇴근한다는 것이 아니다. 그건 무책임한 거다. 여섯 시에 퇴근해야 하니까 주어진 일을 대충한다는 것도 아니다. 그건 무능력한 거다. 무책임과 무능력 없이 여섯 시에 퇴근을 하겠다는 건, 매 순간 촘촘히 날을 세우며 일하겠다는 다짐이자 태도다. 매순간 가장 효율적인 길을 찾겠다는 태도, 그리하여 사생활의 영역에 회사 일을 침범시키지 않겠다는 태도. 내 생활의 주도권을 내가갖겠다는 선언. 야근을 하긴 하는데, 도대체 왜 야근을 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고, 이게 무슨 의미인지도 모르는 시간은 신입사원일때 끝내야 한다. 내 일인데 언제 끝날지 내가 모르면 누가 알겠는가.
내 일의 주도권을 내가 가지지 않는다면 누가 가진단 말인가. - P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