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설하고, 문제는 다 읽지도 못한 책이 쌓여 있는데도 온라인 서점에서, 오프라인 서점에서 자꾸 책을 사는 습관이다. 이제 독서가 취미가 아니라 책 사는 것이 취미라고 해야 할 판이다. 이런 죄책감이 쌓이던 중 한 출판사의 책갈피 굿즈에 쓰인
"읽을 책을 사는 게 아니라, 산 책 중에 읽는 것이다", "덮어놓고 사다 보면 언젠간 읽는다!" 라는 문구는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고마운 말이다. 덧붙여 "나는 이미 우리나라 출판계의 부흥을 위해서 할 만큼 했다고 자평한다. 책을 살 만큼 샀다"는 애서가 박균호 선생님에 비하면 나는 퍽 양호하다.
- P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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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관 전문가 그레첸 루빈은 자신의 저서 『나는 오늘부터 달라지기로 결심했다』에서 "원하는 행동은 쉽게 만들고 원치 않는 행동은 어렵게 만들 필요가 있다. 이것은 습관의 성공을 가능케 하는 비밀 중 하나다" 라고 말한다. 원하는 행동이 용이한환경을 만들면 유리한 것처럼, 원치 않는 행동이나 고치고 싶은 습관은 그것이 불편하도록 장벽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말하자면 ‘불편 전략‘ strategy of inconvenience을 구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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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적인 사건들처럼 보였는데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그 모든 일들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인생이 수면 위의 파동 같았다. 넓고 잔잔한 파동이 끊임없이 교차되고 연속되는, 그 에너지가 끝내 물살을 만들어버리는. - P274

"연재는 실수가 기회와 같은 말이래요."
- P2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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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꼭 흑구슬 같지 않니."
복희를 데리고 처음 경마장에 왔던 날 선배는 말의 목덜미를쓸며 말했다. 말 눈은 흑구슬 같았고 선배의 눈은 물방울 같았다. 결혼해서 아이를 낳을 계획이 전혀 없다는 선배의 말이 그순간 복희에게도 현실로 와닿았다. 선배는 이미 너무 많은 아이들을 가슴에 품었고 그 아이들만으로도 슬퍼할 앞날이 가득했다. - P133

이곳이 아니라 더 좋은 세상에서 자유롭게 살라며 문을 열어주고 싶었던 적이 얼마나 많았던가. 그 좁은 케이지 안에서, 정해진 시간에 배식하는 기계에게 온기를 느끼겠다고 몸을 부비는아이들을 보며 이 행성에서 인간이 사라졌으면 하고 얼마나 많이 바랐던가. 지독히도 인간 중심적인 이 행성에서 동물들은 변화의 희생양일 뿐이었다. 보호받지 못하면 살 수 없도록 만들어놓고 이제 와서 자유를 주다니. 복희는 그것 역시도 착해지고자하는 인간의 이기심이라 여겼다.
- P157

"그리움이 어떤 건지 설명을 부탁해도 될까요?"
보경은 콜리의 질문을 받자마자 깊은 생각에 빠졌다. 콜리는
이가 나간 컵에서 식어가는 커피를 쳐다보며 보경의 말을 기다렸다.
"기억을 하나씩 포기하는 거야."
보경은 콜리가 아닌 주방에 난 창을 쳐다보며 말했다.
"문득문득 생각나지만 그때마다 절대로 다시 돌아갈 수 없다.
는 걸 인정하는 거야. 그래서 마음에 가지고 있는 덩어리를 하나씩 떼어내는 거지. 다 사라질 때까지."
"마음을 떼어낸다는 게 가능한가요? 그러다 죽어요."
"응. 이러다 나도 죽겠지, 죽으면 다 그만이지, 하면서 사는 거지."
- P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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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피의 선택」의 이 장면을 읽고 나는 절대로 저런 사서가 되지 말아야지‘라는 결심이 지금은 불필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못내 아쉬웠다. 누군가 내게 ‘에밀리 디킨스‘라고 말했을 때 영국작가 찰스 디킨스와 미국 시인 에밀리 디킨슨을 동시에 떠올릴 수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속으로만 생각할 뿐이다. 내가 아는 게전부인 양 누군가를 가르치지 않고 같이 배우고 함께 찾아가는 사람이 되고 싶다.
- P185

구글도 없는 그곳에서 이렇다 할 실마리조차 찾아내지 못하던중 그는 대학생 시절 교수가 했던 말을 떠올린다. "모든 방법이 실패하면 포기하고 도서관에 갈 것."
나는 이 문장이 왜 이리도 마음에 들던지. 이 대목을 몇 번씩 다시 읽다가 멈춘 채 이 글을 쓰고 있다. 마치 이런 기분이었다. 내가 믿고 있는 어떤 것, 그러니까 ‘모든 게 끝났다고 생각되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남아 있는 보루가 도서관이라는 사실‘을 다른 사람에게서도 인정받은 기분,  - P211

1928년 가을, 강연을 준비하던 버지니아 울프는 필요한 자료를찾아 근처 도서관에 갔지만 여자라는 이유로 출입을 제지당한다.
마음속으로 분노와 저주를 퍼부어 보아도 굳게 닫힌 도서관의 문은 여전히 높고 견고하기만 했다. 1789년 프랑스 시민 혁명을 거쳐 19세기 후반부터 제한적으로 시작된 여성 참정권이 영국에 도입된 해는 1918년, 지금처럼 누구나 무상으로 도서관을 이용하기까지는 여성 참정권 투쟁의 역사만큼이나 길고 지난한 시간과 희생이 필요했다.
당시의 환경을 이해하면 "여성이 글을 쓰려면 돈과 자기만의 방이 있어야 한다" 라는 버지니아 울프의 말이 실로 절실하게 느껴진다.  - P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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