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의 말 속에는 특수한 논리 하나가 감춰져 있다. 즉 상대방이 처한 상황이 나보다 나쁘면 우리는 너무 행복하거나 즐거운 티를 내서는 안 되며, 희생과 양보의 정신을 발휘해야만선량하고 관용 있는 사람이라고 불릴 수 있다는 논리다. 그래서 이들은 피해자를 지지하기보다는 약자를 동정하는 데 익숙하다. 심지어 때로는 피해자에게 지나치게 잇속을 따지지 말것을 요구한다.
가령 병원에서 환자의 보호자들이 가족의 병세가 걱정스러운 나머지 의사나 간호사에게 소리를 지르거나 주먹다짐을 할때가 있다. 그러고는 나중에는 마음이 너무 다급해서 이성을잃었다면서 이해를 구한다. 이때 만일 의료종사자들이 화해를거부한다면 매정하다‘는 압력을 받기 쉽다(백의의 천사는 마땅히 대중에 대한 서비스 정신이 투철해야 한다는 대중의 고정관념이 주는압력이다). 그러한 잠재적인 규칙이 의료종사자들의 열정과 존엄을 조금씩 갉아먹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 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