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AI 이후의 경제 - AI 시대, 우리는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을까
윤태성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6년 1월
평점 :
윤태성 교수의 저서 인공지능 이후의 경제는 단순히 기술이 가져올 풍요로운 미래를 찬양하기보다, 우리가 마주해야 할 본질적인 질문인 인간 증명에 집중합니다. 인공지능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할수록 역설적으로 내가 인간임을 스스로 입증해야 하는 상황이 늘어난다는 저자의 통찰은 매우 날카롭습니다. 특히 2025년 중국에서 발생한 비극적인 사례는 기술의 편리함 이면에 숨겨진 치명적인 위험을 경고합니다. 중병에 걸린 모친이 은행 업무를 위해 얼굴 인식을 시도하다가 기술적 한계로 본인 인증에 실패하여 현장에서 사망에 이른 사건은, 기술이 인간의 생존과 존엄성을 완벽히 보장하지 못할 때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여실히 보여줍니다. 이는 인공지능이 지배하는 자율경제 시대에서 우리가 왜 새로운 신뢰 지수와 디지털 신원의 가치를 깊이 고민해야 하는지 일깨워줍니다.
이러한 변화는 경제적 가치 창출의 영역을 넘어 창의성의 본질까지 뒤흔들고 있습니다. 2024년 일본의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 중 하나인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한 작가 쿠단 리에가 자신의 소설 속 문장 중 5퍼센트 가량을 인공지능이 생성한 결과물로 채웠다고 밝힌 사실은 세상을 놀라게 했습니다. 이는 인공지능이 단순한 보조 도구를 넘어 창작의 주체로 부상한 현실을 상징하며, 인간 고유의 영역이라 믿었던 창의성에 대해 근본적인 성찰을 요구합니다. 이제는 인공지능 리터러시를 갖추는 것뿐만 아니라, 기술과 공존하면서도 인간만의 정체성을 잃지 않는 능력이 미래 자율경제 시대의 핵심 역량이 될 것임을 확신하게 합니다.
저자는 인공지능 자율경제 시대를 대비하기 위한 구체적이고 실무적인 상품 개발 전략도 명확하게 제시합니다. 완전히 새로운 제품을 발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기존의 검증된 상품에 인공지능의 지능을 더해 사용자 경험을 혁신하는 방식이 매우 효과적이라는 점을 강조합니다. 또한 인공지능 기술의 독보적인 강점인 데이터 처리 속도와 정확성을 전면에 내세워 고객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제안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개별 사용자의 맥락과 행동을 실시간으로 분석하여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개인화 전략은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점하는 가장 강력한 도구가 될 것입니다. 단순한 추천 서비스를 넘어 각 개인의 의도를 파악하고 대응하는 개인화는 미래 경제의 핵심 엔진과도 같습니다.
결국 인공지능 이후의 경제는 기술적 진보를 수용하는 과정을 넘어, 기술 패권과 인간의 존엄성 사이에서 새로운 질서를 찾아가는 여정입니다. 디지털 신원과 신뢰 지수를 어떻게 관리하고 구축하느냐에 따라 우리의 경제적 지위와 삶의 질이 결정될 것입니다. 윤태성 교수가 제안하는 통찰은 인공지능이라는 거대한 변화의 물결 속에서 우리가 길을 잃지 않고 인간다운 가치를 지키며 새로운 기회를 포착할 수 있는 훌륭한 길잡이가 되어줍니다. 기술의 편리함에 매몰되지 않고 그 이면의 윤리와 신뢰를 먼저 바라보는 안목을 기르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