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다아아! - 2022 칼데콧 아너상 수상작
코리 R. 테이버 지음, 노은정 옮김 / 오늘책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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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시작되고 제 관심사에 맞는 무언가 도움되는 온라인 특강 등을 찾아 다녔죠. 우연히 한 비대면 특강에서 만난 황유진 작가의 어른의 그림책을 통해서  

아이들 어릴 때부터 꾸준히 즐겁게 즐긴 유일한 그림책을 제 시각에서 새롭게 보는 연습을 하게 됐어요. 그림책을 가운데 두고 마인드맵의 가지치기를 꽤 많이 칠 수 있을 정도의 시간과 열정이 쌓였어요. 아이들 어릴 때는 많이들 그림책은 아이들의 전유물로 생각하던 시기였지만 이제는 어른의 그림책을 표방하며 전 세대 아우르는 그림책들이 많이 눈에 띄어요. 이런 분위기로 저 역시 육아의 그림책의 시기를 지나서 더 그림책을 즐길 수 있게 됐어요. [간다아아!]도 그런 제 요구에 잘 맞는 그림책이구요.

그림책이 가질 수 있는 대표적인 특징이 물성이라고 하던데 이 책은 그 특성에 딱 들어맞는 책이라고 생각해요. 아이들과 함께 만난 그림책 중에서도 몇몇 인상적인 그림책으로 물성을 대략 이해하고는 있었지만 최혜진 작가의 그림책 특강을 통하여 물성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힌 적이 있어요. [간다아아!]는 사실 전자도서관의 그림책으로 먼저 보게 됐지만, 표지와 앞쪽을 보다가 바로 덮었어요. 전자책으로 느낄 수 없는 종이 그림책의 물성을 제대로 느끼고 싶어서였는데 오늘책에서 그림책을 펴낸 것을 알고 더 반가웠어요. 올해의 칼데콧 아너상을 받은 수작이기도 한 이 그림책의 코리 R. 테이버 Corey R. Tabor는 물총새의 습성을 잘 파악하여 귀엽고 자신감 넘치는 Mel을 글과 그림으로 표현하고 있어요. 우리글의 번역자는 어린이 책을 아는 분들은 바로 알아차리고 반가워할 [마법의 시간여행]의 노은정 번역가이에요. 테이버의 이전 작품도 이 분 손에서 우리글로 옮겨졌군요.


수직하강하는 어느 작은 파랑새가 그려진 (심지어 역방향 90도 돌려진 그림의) 표지에 궁긍증이 입니다. 심지어 하강하는 새의 표정은 여유만만해 보입니다. 하지만 그를 둘러싼 다른 동물들은 안전부절해 보여요. 이목구비조차 구별하기 힘든 거미와 무당벌레에게서조차 파랑새를 지켜보며 놀라는데 대체 파랑새는 어떤 모험을 하려는 걸까요? 앞뒤 내지는 그 파랑새가 머무는 나무의 빼곡한 초록 잎들이 채워져 있어요. 우리는 숲을 지나 파랑새가 사는 어느 강둑 근처 나무를 찾아 이야기 속으로 들어갑니다.


멜의 이 도전적이고 멋진 하루를 우리 아이로 바꿔서 생각하게 되네요. 우리집의 소년과 읽으면서도 5점 만점을 줄 정도로 맘에 들어하더군요. 특히 이웃 동물들의 말풍선을 재밌어 했어요. 어른 독자라면 멜의 용기를 부러워 하면서 어머니의 양육 태도를 생각해 볼 수 있겠죠. 우리는 나의 지지가 필요한 이들에게 어떤 이일까라는 약간의 반성도 하면서 조금 더 마음의 여유를 가져볼 수도 있을 듯해요.

 

친구들과 수성펜으로 수채화를 그리는 요즘 멜을 그 그림에 초대했어요. 그리고 친구들에게도 읽어줬구요. 육아의 그림책에서 벗어난 저의 그림책 즐기는 한 방법이죠. [간다아아!]처럼 여유있게 충만하게 즐긴 그림책은 최근 들어 오랜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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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책읽는 영어교육이 고3까지 간다
양은아 지음 / 리더북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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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 아이들뿐 아니라 도서관 등에서 유아들에게 영어 그림책 읽어주기를 즐겼던 저로서는 영어 책과 관련된 영어 교육서를 만나면 내용이 궁금해져요. 제 아이들이 이제 제법 커서 이제는 교육 관점보다는 아이들에게 읽어 준 시간만큼 더 애틋해진 그림책에 대한 사랑으로 여전히 그림책 관련 도서를 읽는 재미를 찾는답니다. 중,고등학생에게 쉽게 영어책을 권할 수 없는 우리나라 입시 분위기로 보통 영어책은 최대한 즐긴다 해도 자유 학년제인 중학생 1학년일 것 같아요. 그래서 이 책의 제목이 유달리 보입니다. <매일 책읽는 영어교육이 고3까지 간다>

매일 책읽기와 고등학교 3학년은 어쩐지 우리나라 현실과는 어울리지 않게 보입니다. 하지만 이 책을 쓴 고등학교 엉어 교사 양은아 저자의 이력을 참고하여 책을 읽는다면 이 책의 제목을 긍정적으로 받아 들이고 여러 교육적 입장과 방법을 우리집 상황에 맞게 적용해 보면 좋을 듯싶어요. 고등학교 교사인 엄마와 영어 그림책을 시작으로 즐겁게 영어를 학습한 구름이를 가까이 둔 이웃들이 질문한 듯한 2장 "우리 아이 영어교육 상담소"는 특히 다른 영어 도움서와 차별되는 지점이라고 생각해요. 제 아이들이 어릴 때는 동영상으로 영어 학습하는 것이 요즘처럼 흔하진 않아서 영상물 선택과 노출 등에 대한 조언도 무척 유용해 보여요. 그리고 무엇보다 영어 교육의 최종 목표에 대한 질문은 아이들 학습을 챙겨주는 부모 본인에게도 무척 새겨 들을 만한 지점이라고 생각해요. 외국어를 배우는 성인 학습자라면 한 번쯤 마주쳤을 이 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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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와 무지개다리 별이 시리즈
한나 지음, Sugi 그림 / 로하이후북스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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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에는 개띠 해에 태어난 아이가 있죠. 대개의 아이들이 그렇듯이 우리집 아이도 어릴 때부터 개를 키우고 싶어했지만 다른 가족의 상황 등으로 키울 수가 없었죠. 아쉬우나마 반려견을 키우는 지인 등의 개와 잠깐이라도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아이의 마음을 달랬죠. 언제가 될지 알 수 없지만 아이는 독립 후에 키울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을 안고 여러 반려견 관련한 매체를 함께 보며 이야기를 해요. 그리고 <별이와 무지개 다리> 또한 아이의 이런 마음을 보듬어줄 책이죠.

큼직한 판형의 책과 그림책처럼 많은 그림을 담고 있지 않지만 두 면에 배치한 그림과 본문의 번갈아 가며 꾸며진 구성은 그림, 글 따로 느끼며 별이와 반려견에 대한 이야기를 온전히 편안하게 빠질 수 있게 되어 있어요. 초등 고학년 대상의 동화책으로 온라인 서점에서는 소개하고 있지만 반려견을 사랑하는 모든 어른들도 흥미롭게 즐길 수 있는 내용이에요. 다른 반려견 관련 책과 달리 이 책은 '꾸슈랄라'를 통한 반려견의 생전, 사후 세상의 소개합니다. 아이와 즐겁게 봤던 영화 <소울>에서 아이들이 지구에 오기 전의 세상과도 닮은 듯 다른 듯한 비교 하며 보는 즐거움으로 책을 시작했죠. 

혼자 읽어도 좋지만, 별이와 정을 붙이듯 총 8장의 내용을 아이와 매일 한 장을 읽으며 8일간 별이와 함께 했죠. 매일 한 쪽씩 아이와 번갈아 소리내어 서로에게 읽어 주며 그림을 함께 봤어요. 각 장에 제목에 붙여지긴 했지만 아이에게 듣는 것만으로 상상하며 각 장에 대한 나만의 제목도 붙여 봤죠. 

특히 4장의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벌'의 가장 짧지만 별이의 강한 사랑이 드러나는 부분을 들으며 아이가 붙여준 제목은 "별이의 맹세"에요. 


괜찮아, 괜찮아! 외로워해도 돼. 슬퍼해도 돼. 네가 어떤 모습이라도 넌 내 사랑이야. 최고의 사랑! 사랑해 지율아, 정말 많이!


지율이를 포함한 우리 모두가 반려견에게 사랑을 주는 것으로 여기며 키우지만 반대로 반려견에게 사랑을 받을 때도 있죠. 우리집 아이는 지율이처럼 반려견을 키우진 못하기에 이런 감정을 충분히 느끼지 못했을 수도 있지만 이웃 반려견과 길고양이를 통하여 분명 느꼈을 것이고 이 대목에서 공감했을 것이라 생각해요. 

아이 지율이가 대학생이 되고 남자 친구도 사귀며 시간이 훌쩍 흘렀어요. 늙은 별이는 이제 지율이를 만나기 전 행복했던 개들의 천국인 꾸슐랄라로 돌아갈 준비를 하죠. 하지만, 안타깝게도 별이와 제대로 작별 인사를 못하고 하염없이 우는 지율이와 꾸슐랄라로 못돌아간 친구들을 위하여 별이는 모험을 시작합니다. 

책장을 닫기 전인데 새로운 이야기가 펼쳐질 것 같아서 책을 덮기 쉽지 않네요. 뒷 날개를 보고서야 이해가 됐어요. 별이의 앞으로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로하이후북스의 신간 소식을 놓치지 말아야겠군요. ^^

여름에 태어난 개돌이 소년의 생일을 축하하며 별이와 따스하고 즐겁게 일주일을 잘 보냈어요. 별아 고마워! 다음에 또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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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바, 집에 가자 달고나 만화방
도단이 지음 / 사계절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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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에는 개띠 해에 태어난 아이가 있죠. 거의 모든 아이들이 그렇듯이 아이는 어릴 때부터 개를 키우고 싶어했지만 다른 가족의 상황 등으로 키울 수가 없었고 대신 반려견을 키우는 집에 가서 그 아쉬움을 달랬죠. 언제가 될지 알 수 없지만 독립 후에 키울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을 안고 이제는 <심바, 집에 가자> 와 같은 좋은 책 등과 함께 하며 자신이 만날 반려견을 상상하게 되죠.


<심바, 집에 가자>가 집에 도착하자, 귀여운 심바의 9가지 표정을 보고 바로 표지를 열어 봤어요. 얼른 심바를 알고 싶게 만드는 아주 앙증맞은 표정들이죠. 그리고 무엇보다 심바가 어떻게 이 이름을 갖게 됐는지 궁금해지더군요. 저처럼 아이도 제목을 보더니 개가 어떻게 심바가 될 수 있냐며 호기심과 웃음으로 책을 펼쳤죠.


우리가 사는 세상이 모든 생명체가 존중 받기를 꿈 꾼다는 도단이 작가는 자신의 바람대로 심바의 사생활과 더불어 반려견을 포함한 동물권에 대한 가볍지 않은 이야기도 다정다감한 그림에 담아 냈어요. 미노의 할아버지, 근처 이웃의 경비원 등 우리 가족과 이웃으로 독자들이 자연스럽게 생각해 보는 기회를 주고 있어서 제가 이 책에서 가장 손 꼽는 장점이에요. 


33편의 모든 만화가 재미와 정보가 그득하지만 특히 시기적으로 끌리던 만화가 있어요. 할아버지 댁에 여름 휴가를 떠난 미누네 가족은 도로에서 버려진 개를 만나죠. 심바를 통하여 다른 개에 대한 사랑도 넘쳐 흐른 미누네 가족은 할아버지의 친구가 되면 좋겠다고 데려오기로 결정하지만.. 올해 여름 휴가에는 가족과 헤어진 아이들이 없기를 바라며 마음 아프게 읽었어요.


저는 책을 볼 때 작가의 말 등을 읽기 좋아해요. 모든 이야기 속에서 작가의 어떤 경험과 생각이 책 곳곳에 녹아 들었을까 상상하며 읽는 것도 읽는 재미 중 하나이죠. 심바는 작가의 어떤 삶의 한 대목에서 만들어졌는지 궁금하다면 이 부분도 꼼꼼히 읽으며 작가와 더 가까워지면 좋겠어요. 더불어 도단이 작가의 다른 작품도 궁금해지네요.


여름에 태어난 개돌이 소년과 이 책을 보며 우리 가족만의 여름 휴가를 즐겼어요. 믿고 보는 사계절 믿보사^^ 덕분에 즐거운 여름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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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혼자 죽기를 권하다 - 건강하게 살다 가장 편안하게 죽는 법
우에노 지즈코 지음, 이주희 옮김 / 동양북스(동양문고)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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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정신과의 이근후 선생의 책과 뜻밖의 특강으로 나는 노화에 관심이 생겼고, 이제는 죽음에 대한 책을 자청해서 읽는 편이다. 아이들은 책 표지를 보고 내 독서를 못마땅해 하지만, 인생의 여러 상황에서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들을 미리 예습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정작 중요한 순간에는 나의 기본 성향과 기질로 판단하게 된다고 가까운 심리학자는 직언하지만, 그래도 내가 꼽을 수 있는 변수들을 좀 추려놓으면 진짜 선택해야 할 때 더 현명한(후회하지 않을)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이란 희망에서이다.

여성학자이자 사회학자인 우에노 지즈코가 쓴 <집에서 혼자 죽기를 권하다>는 지금까지 읽은 죽음과 노화의 책들과는 차별화된 저자만의 사회학 관점이 담겨 있지 않을까 하는 궁금증으로 읽었다. 일본이나 우리나라나 1인 가구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혼자 살면 고독사 하게 된다는 두려움은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다. 그래서 저자는 이런 통념에 각 장마다 반론을 펼치며 집에서 혼자 죽기가 좋을 수도 있음을 독자에게 설득한다.

이 책은 저자가 58세인 2011년에 출판한 <싱글, 행복하면 그만이다>를 시작으로 하는 "싱글의 노후" 저작들의 종결판이라 할 수 있다. <누구나 혼자인 시대의 죽음>(2016년 출간) 쓰고나서 현재 72세의 고령자가 된 저자는 그때와 또 달라진 노화와 죽음의 다양한 현장을 전하며 저자만의 예리한 시각으로 그 상황들을 분석한다.

이웃 나라의 노화와 죽음의 현장을 참고하여 현재 우리 사회를 비교하면서 읽다 보니 죽음에 대한 책인데도 생각보다 잘 읽힌다. 그리고 저자의 문체가 예상과 달리 유쾌하다. 그래서 쿨한 저자의 심리를 좇다 보면 웃으며 볼 여유도 생긴다. 가까운 가족의 노화와 죽음의 상황에서 결정할 그 많은 것들에 중요한 참고가 될 매력적인 책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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