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가 바꾼 세계의 역사 - 교과서가 생략한 민주주의 역사 이야기 민주주의 역사 시리즈 2
한효석.김대갑 지음 / 노느매기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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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교과서가 '생략한' 제목에 눈길이 먼저 가서 읽게 된 <민주주의가 바꾼 세계의 역사>는 현직 고등학교 역사 교사인 두 저자가 함께 쓴 민주주의의 역사에 대한 책이다. "노느매기"라는 독특한 이름의 출판사도 표지에서 궁금증을 일으킨다. 2015년부터 역사 관련한 책을 내놓은 출판사이다. 두 해전 김대갑 저자의 <삐딱하게 보는 민주주의 역사>의 목차를 일별하니 왜 이 책을 두 저자가 함께 냈는지 이해가 됐다. 김 저자의 전작 역시 교과서에 담기지 않을 내용이 주를 이루는데 독자가 흥미롭게 생각할 영화와 인물, 핵심어로 꾸며져 있다면, 이 책은 많은 학교들이 채택한 어느 교과서를 기준으로 빈약하게 언급된 21회의 민주주의를 아테네부터 현재의 나라들의 면면까지로 다양하게 보여준다.


다수의 책들이 열고 닫는 글로 저자의 집필 의도와 소감을 밝히듯 이 책 역시 셀프 인터뷰 1,2로 이 책을 쓰게 된 전후 사정과 저자들이 생각하는 민주주의에 대한 의견을 밝히고 있다. 보통 닫는 글과 달리 꽤 많은 정보와 관점을 담고 있는 셀프 인터뷰 2는 독자 개개에게 민주주의를 다시 생각해 보라는 요구를 한다. 인용된 학자와 관련 책들이 좋은 책들이 많아서 청소년뿐만 아니라 관심 있는 독자에게도 유용한 책 안내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일례로 이름정도만 아는 한나 아렌트 학자의 책을 따로 정독해 보고 싶을 정도로 인상적인 저자들의 닫는 글이었다.


민주주의는 진리가 아니라 계속 민주화되어야 할,

그리고 끊임없이 추구되어야 할 어떤 지향이자 경향이다.

그런 의미에서 마지막으로 딱 한 마디 해본다.

민주주의 시급하다.

<민주주의가 바꾼 세계의 역사>


곧 선거권을 가질 아이와 평소 가벼운 선에서 정치 이야기를 한다. 너무나 이질적인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정치색으로 아이는 가끔 놀라기도 하고 성향을 드러내는 학교 친구들 등 여러 주변 사람들을 참고하며 자신의 성향을 고민한다. 이런 아이에게 이 책은 참으로 유용한 안내서가 되어주리라 생각한다. 현재 아이는 수험생 처지라 마음 놓고 책을 읽을 짬이 없지만 이 책을 읽는 내게 정치적 자유주의와 경제적 자유주의 중에 어느 것을 우위에 놓을지를 묻는 등 관심을 보이기에 나중에 여유가 된다면 이 책도 권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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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권리 이야기 - 인간에서 동물로, 로봇에서 바위로 다양한 존재를 껴안는 새로운 시대의 권리론
윌리엄 F. 슐츠.수시마 라만 지음, 김학영 옮김 / 시공사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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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변하지 않는 것이 있을까? 권리 역시 역사 속에서 다양하게 변화해 왔다. 인류는 역사 속에서 다양하게 권리를 바꿔왔다, 인간(권력을 가진 자들)의 편의에 맞춰서. 가장 새로운 권리가 나타나는 환경은 역시 혁명과 같은 개벽할 만한 사건을 겪은 이후일 것이다. 우리가 잘 아는 J.F. 케네디 전직 미국 대통령 이름을 딴 하버드 케네디 스쿨 내 인권 정책을 다루는 Carr 센터에서 보직 중인 슐츠와 라만이 함께 집필한 <세상의 모든 권리 이야기>는 인권을 너머 다양한 권리를 모색해 보자고 독자들에게 권한다.

우리 제목과 달리 원서의 제목인 The Coming Good Society: Why New Realities Demand New Rights 에 저자의 집필 의도가 다 담겨있다고 본다. 물론 우리 번역본 부제에 자세히 붙여져 있긴 하다. "인간에서 동물로, 로봇에서 바위로 다양한 존재를 껴안는 새로운 시대의 권리론" 가변하는 권리의 특성과 더불어 권리의 정의에 대해서도 생각해 보자는 저자의 제안과 그들의 생각의 개진에 자연스레 설득된다.

2장부터 마지막 장까지는 부제에 담겼듯 다양한 권리의 면면이 나온다. 무엇보다 1장은 이 책의 핵심이, 저자의 권리에 대한 철학이 담겨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한 장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서양 철학의 최고봉으로 꼽는 플라톤과 그 제자도 권리를 언급한 적이 없다는 철학적 배경부터 훑으며 미국의 현대의 다양한 권리 판례로 이어지는 서술은 무척 흥미롭다. 요즘 읽고 있는 자폐 스펙트럼과 그 가족들의 교육권 등 투쟁의 역사가 담긴 <자폐의 거의 모든 이야기>와 미국 유명한 소설가 조디 피콧의 <작지만 위대한 일들>과 교차하는 지점이 많은 책이어서 상호 보완적인 즐거운 독서 시간이 되었다.

같은 학문을 연구하는 이들의 공동 집필의 이점이 잘 드러나는 책이라는 점도 매력적이다. 권리를 담은 딱딱한 사회학서이지만 가끔 집필진을 그려 볼 수 있는 단서들도 있다. 전형적인 백인 가정에서 자란 남성과 인도에서 공부하는 여자에 대한 편견을 받고 성장했으나 미국으로 와 자신의 뜻을 세운 인도 여성이 함께 집필했다. 서로 다른 배경의 두 사람이 이 책을 만들기까지의 뜻을 함께 한 모습이 그려지고 둘의 장점이 이 책에 더 잘 녹여진 느낌을 받기도 한다.

처음부터 꼼꼼히 완독하면 제일 좋지만 1장을 바탕으로 관심 가는 권리 소재로 읽어도 좋은 구성이다. 사회과학 분야에 대한 관심으로 읽어도 좋지만, 우리 아이들 세대를 고민하는 이들이라면 필독할 만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참고로, 두 분의 재치어린 입담도 엿볼 수 있어 때때로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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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고흐, 프로방스에서 보낸 편지 - 마지막 3년의 그림들, 그리고 고백 일러스트 레터 1
마틴 베일리 지음, 이한이 옮김 / 허밍버드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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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에게 가장 사랑받는 화가

세계 미술 시장에서 5위권에 드는 화가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했고 오해 받았던 그가 역설적이게도 이런 기록을 갖고 있다. 

빈센트 반 고흐가 화가가 아닌 우리 가족, 친구로 곁에 있다면 우리가 사랑할 수 있을까?

고흐를 나 역시 좋아하지만 그의 그림으로서 좋아했던 내가 고흐가 달리 느껴지게 한 계기는 몇 년전 한 소셜에서 고흐를 좋아하는 미술 애호가들의 사담 자리에서였다. 미술 관련 업을 하던 그들을 통하여, 그리고 고흐를 좋아하는 일반 애호가들 입에서 고흐의 인생을 제대로 들으며 고흐에 대한 연민이 커졌다. 살아있을 당시 사랑받지 못했으나 죽어서 불멸이 된 그. 

나의 못된 상상 중 하나가 우리가 열광하는 그가 실제로 내 곁의 가족, 이웃일 때 나는 얼마나 그에게 우호적인 이일까 고민하게 된다. 일례로 몇 해전 열광적인 주목을 받은 [보헤미안 랩소디]의 프레디 머큐리 같은 이가 내 옆에 있다면 나는 그를 어떻게 대할까 같이 자문해 본다.

최근에는 우영우 변호사 같은 자폐를 가진 이가 있다면 등으로. 고흐에 열광하는 우리지만 그를 실제 만나는 가까운 이로 생각한다면 솔직히 버거울 것 같다.

영국의 고흐 전문가로 인정 받는 마틴 베일리가 최근 선 보인 [반 고흐, 프로방스에서 보낸 편지]를 보면 고흐에 대한 거리를 좁힐 수 있을까? 고흐 같은 열정을 가진 이를 주변에서 본다면 그의 괴팍한 성격을 좀 이해하며 대해줄 수 있을까 같은 마음으로 책에 빠진다. 이 책의 좋은 점은 게재된 편지와 그림이 함께 구성되어 있다는 것이다. 책 속에서 나오는 관련 작품 등을 직접 찾아 보며 즐길 수도 있지만 독자의 수고를 덜어주는 친절한 책이다. 그가 프로방스에서 지낸 3년 동안의 편지 중 반 정도의 편지만 작가의 손으로 추려졌고 우리가 잘 아는 귀를 자른 그 사건 이후의 편지가 처음 수록된 의미 깊은 책이기도 하다. 

고흐가 사람들과 대면하는 어울림에는 약했으나 편지와 그림으로 가족, 친구들과 소통하려고 했다는 것을 이 책을 통하여 깊이 이해하게 된다. 무엇보다 거침없는 몰입의 그리기로 탄생한 그의 그림들 앞에서 서면 그가 우리와 진정으로 소통하려고 애썼던 점을 가슴 아프게 느끼게 된다.

요즘 같은 가을 하늘 아래에서 고흐의 바람에 날리는 사이프러스 그림과 편지 한 편을 읽으면 좋을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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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 저널 - 상처받은 영혼을 위한 치유 라이팅북
마이클 싱어 지음, 노진선 옮김 / 라이팅하우스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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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우연히 알게 된 심리학 전문가를 통하여 스치듯 들어본 마이클 싱어. 숲속 명상가라는 별칭을 가진 그는 대중 앞에 나서기를 즐기지 않았다는데, 오프라 윈프리의 청으로 십 년전에서야 얼굴을 보였다고 한다. 대중 앞에 서면서 그의 이름값과 더불어 그의 책도 더 급속하게 읽혀졌다고 한다. 하지만 싱어 이름 정도밖에 모르는 나로서는 쓰기를 통한 명상 접근법을 취하는 이 책의 특색만으로도 호기심이 인 <명상 저널>이다.

이 책은 마이클 싱어가 자신의 유명한 전작 <상처받지 않는 영혼>에서 직접 고른 문장을 맨 먼저 배치하는 구성으로,그 문장을 접하고 저자의 길잡이 안내에 따라 스스로의 내면을 관찰하며 상처를 발견하고 나아지는 과정을 총 5부로 구성하여 이뤄져 있다. 책을 읽다 무언가 부족한 느낌이 들었는데 베스트셀러 전작과의 구성의 특징을 아니 전작에 대한 호기심으로 이어진다.

종교를 가진 이들은 각자의 종교 안에서 내적 성찰의 시간을 가지기 용이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자신과 독대하는 시간이 따로 필요하다고 보는 터라, 이런 류의 책은 믿음의 여부와 상관없이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저자는 내면의 자유, 행복, 깨달음으로 가는 내적 여정을 도와준다고 말한다. 우리 각자마다 생에서 좇는 가치는 다를 수도 있지만, 적어도 저자의 뜻에 동의한다면 그가 이끄는 손을 넌지시 잡아도 좋을 듯싶다. 잠든 의식을 일깨우는 1부부터 나의 삶을 사는 5부까지 저자의 안내에 따라 글을 써도 좋지만, 마음이 닿는 문장에 더 의식하는 시간을 가지거나 필사하는 것도 추천한다.

인상적인 질문을 곱씹어 보니 이 저널을 채우는 것이 그리 쉽지 않은 여정이 될 듯싶다. 어렵지만 꼭 해내야 하는 일처럼 여겨진다.

바깥세상을 바꾸기보다 당신 안에서 놓아줄 수 있는 무언가가 있는가? (31쪽)

마음에 들지 않는 사건에 반응하는 자신을 발견했다면 이렇게 자문해 보자.

"이게 마음을 닫을 만큼의 가치가 있을까?" (71쪽)

저널을 살펴 보니 결국 싱어의 전작과 함께 읽고 수행해야겠다는 결심이 든다. 전작과 함께 저널을 채워나가는 천천한 여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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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전환매거진 바람과 물 5호 : 흙의 생태학 - 2022.7/8/9
재단법인 여해와함께 편집부 지음 / 여해와함께(잡지)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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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과 물]은 "여해와 함께"라는 재단에서 낸 생태전환 매거진이다. 책 제목뿐 아니라 출판사, 저자 등 다양한 정보를 훑어보는 나로선 표지를 보고 여러 궁금증이 일었다. 여해는 누군지, 이 재단은 어떤 목적을 두고 만들어졌는지, 2022년 7월부터 9월까지 통권 5호인데 전작들은 어떤 내용으로 채워져 있는지, 무엇보다 "흙, 바람, 물"을 소재, 주제로 삼아 한 편의 글을 뽐낸 필진은 누구일지 첫 표지를 보고 질문 목록이 자연스럽게 만들어졌다.


우선 여해와함께 재단 법인은 기독교의 사회참여와 인간소외를 극복하는 인간화를 표방하는 한국크리스찬아카데미로 1965년 출발하여 현재 재단명을 바꾸고 한국 사회의 녹색화, 청년세대의 녹색화 교육을 위한 교육 개발과 운영을 하고 있다고 소개에서 밝힌다. 며칠 전에 우리나라를 포함한 지구촌의 종교인 수치 통계를 본 적이 있는데 많이들 예상하듯이 전체적인 수치도 줄었지만, 특히 청년층 종교인 수가 급감했다고 한다. 이 단체처럼 세상에 대한 문제도 함께 고민하고 대안을 구상하고 움직인다면 청년층이 종교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도 쌓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곁가지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책의 필진은 우연히 라디오 방송에서 듣고 내용도 내용이지만 음색에 빠져 호감을 가지게 된 임이랑 작가를 포함하여 나희덕 시인 등 여러 분야에서 생태계를 고민하는 이들로 꾸려져 있다. 잡지의 좋은 점중 하나가 같은 소재, 주제로 개성 넘치는 필진을 만나는 점이라 생각한다. 요즘 자주 들리는 "기후위기라 쓰고 식량위기라 읽는다"라는 씁쓸한 명제처럼 잡지의 첫 편집진의 편지는 식량위기와 기후위기의 열쇠는 흙에 달렸다고 한다. 무언가 희망적이긴 한데 모호한 문장이 잡지 속 여러 필진의 목소리를 만나면서 어렴풋 이해하게 된다. 총 4개의 구성으로 필진을 나눠서 '커버 스토리, 기후와 문화, 기후와 삶, 쟁점' 등에 담았다. 올 여름 최고의 드라마로 요즘 사랑을 받는 고래 이야기를 낭만적으로만 느끼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제주 남방큰돌고래, 생태법인 지정이 필요하다"를 통하여 차가운 머리로 고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좋다.


좋은 책 하나를 만나면 저자와의 첫 인연으로 이어지는 책과 세상에 대한 탐색이 즐거운데 이 책은 그런 즐거움이 더 커지는 책이다. 이전 4호까지의 내용이 궁금해서 얼른 찾아보러 가야겠다. 더불어 여해와함께의 다른 책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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