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스테이는 지구에서 뉴온 3
장한애 지음, sujan 그림 / 웅진주니어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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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스테이는 지구에서>? 지구인이 우주로 나가서 어느 행성을 공격하거나, 그 반대인 경우를 여러 유형의 콘텐츠를 통하여 접하는 십대 아이들에게 이런 제목은 아주 자연스러운 여느 소설 제목일 듯싶어요. 그러고 보니 우리집 십대 아이와 아주 빠져서 본 <별에서 온 그대>가 겹쳐 떠오르기도 하군요. 제목 하나로 짐짓 엄숙하게 결국 우리 모두는 지구 행성에서 좀 길게 홈스테이를 하고 있는 것이라는 과장된 생각도 해보게 하는 제목인데, 이런 저를 보고 아이는 심하게 진지하게 해석 한다고 타박 하군요. 아이와 십대 소설을 가끔 즐겨 보는 저로서는 이런 책에 호기심이 입니다. 믿고 선택하는 출판사 웅진주니어에서 뉴온이란 이름 아래 새롭고 다양한 시도를 하나는 작가를 선별했군요. 장한애 작가의 이 책은 뉴온 시리즈 중 세 번째 책으로 엄마와 단 둘이 사는 초등 남학생 공유수라는 아이의 시각으로 이야기가 펼쳐져요.

사전에서 단어나 속담의 뜻을 찾아 보기를 좋아하는 주인공 공유수는 엄마를 도와서 지구 행성에 찾아 오는 외계인에게 홈스테이를 제공하고 있어요. 쿨하다 못해 심하게 아이를 야생에서 도전적으로 키우는 엄마 곁에서 홈스테이를 하는 손님들의 예약과 관련된 일들과 여러 자잘한 불편 사항을 풀어주는 꽤 똑똑한 아이에요. 하지만 학교에서는 숙제도 안하고 교실에서 친구들과 대화도 거의 하지 않는 무뚝뚝하고 조용하지만 괴짜 같은 아이로 비치지요. 속담을 좋아하는 유수는 외계인의 이상한 본토식 이름을 사용하지 않고, 각 외계인의 성격과 외모에 맞는 속담 이름을 지어주죠. 학교 생활을 빼고 유수의 일상을 들여다 보면 자신의 생활을 계획하고 그에 따라 잘 실천하는, 이른바 자기주도적인 성향이 강한 아이로 보여서 제겐 매력적인 아이로 보입니다.

그러던 이 홈스테이 집에 지구에서 홈스테이를 하고 싶어하는 외계인을 연결해 주는 업체에서 주의를 요하는 새로운 외계인을 소개합니다. 지구인 슈트를 입고 지구인처럼 행세하는 다른 손님들과 달리 새로 온 손님은 슈트가 필요 없을 정도로 완벽한 이국적인 외모를 한 소녀에요. 이 소녀와 더불어 나머지 과제로 알게 되는 같은 반 친구 준수로 그동안 투숙객을 관리하던 다소 단조로웠던 유수의 생활에 조금씩 균열이 생깁니다.

앞서 밝혔듯이 이 책은 제목부터 신비로운 판타지 느낌을 풍깁니다. 외계인, 우주와 관련된 영상물을 좋아하는 우리집 아이 성향에 맞게 이야기를 나누기도 좋은 소재의 책이에요. 더불어 영상물은 만들고 편집하기를 좋아하는 아이에게 기회가 될 때마다 흥미로운 내용과 구성을 가진 책을 소개하려고 하는 편이라 아이나 저나 이 책을 더 재미있게 읽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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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말순 채소법 : 도시락 조말순 채소법
김지나 지음 / 길벗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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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처럼 조말순이란 요리의 달인이 지은 요리서일까? 사실은 조말순 어머니의 딸인 김지나 저자가 어머니의 이름과 손맛을 주변에 널리 알리고 싶어서 붙인 가게 이름이자 요리법의 이름이 <조말순 채소법>이란 제목을 달아 책으로 선보였다.

채소 요리서여서 채식주의자만을 위한 책으로 오인할 수 있지만 저자는 채소를 그 자체의 맛과 향으로 잘 먹으며, 지금껏 채소와 거리가 있었다면 더 친해질 수 있는 간단하고 쉬운 방법으로 소개하는 데 주안점을 맞춘 책이라고 밝힌다. 실제로 요리 낱낱을 보면 쉽게 하는 것들이 주를 이루는 편이다.

총 5부로 분류한 다섯 가지 요리법을 하나씩 눈으로 쫓으며 가상의 요리를 하다 보면 바로 채소를 손질하고 싶어지는 매력적인 책이다. 요리책으로서도 사진과 편집이 멋지지만 채소 화보집으로 보일 정도로 채소 사진을 보며 마음이 평안해지는 부수적인 특징이 있다.

앞서 밝혔듯이 이 책은 채식주의를 위한 채소 요리법으로서도 좋고, 육식을 좋아하지만 채소와 균형 있게 우리의 식단을 채울 수 있도록 도와주기도 한다. 우리집은 나를 뺀 모든 가족이 육식을 좋아한다. 나는 어떠한 채소여도 별 거부감 없이 먹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가족을 위하여 채소 요리법에 대해서 고민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이런 책이 더 유용하다. 가정식에 좋은 요리법이지만 목차를 보면 알 수 있듯 도시락 음식으로도 제격이다. 이 책의 또 다른 특징이자 나의 독서 취향에 맞는 점은 각 요리에 앞서 저자의 요리 에세이 같은 짧은 요리 단상들이다. 재료와 요리에 얽힌 저자의 이야기를 보며 나의 식도락과 견주어 보고 공감하기도 하며 즐겁게 읽었다.

나에게 가장 최고의 밥을 해주는 이는 역시 어머니이지 않을까? 어머니의 이름을 빌어 그런 마음을 담아 세상과 나누고자 하는 저자의 진심이 느껴지는 <조말순 채소법>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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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으로 배우는 경제사 - 부의 절대 법칙을 탄생시킨 유럽의 결정적 순간 29, 2023 세종도서 교양부문
이강희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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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역사 전반에 걸친 경제 흐름을 명화 등의 그림과 함께 익히는 <그림으로 베우는 경제사>는 나의 읽기 취향에 딱 맞는 책이다. 어떤 전문가가 집필한 책인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제목만으로도 이미 눈길을 끌었고, 이어 소개된 전문가의 이력 또한 20년간 금융계에서 일하고 통섭의 글쓰기를 지향한다는 면에서 마음에 들었다.

총 2부로 구성된 책의 전반부는 올리브,은,소금,맥주,대구,청어,후추,목재,커피,굴 등 다양한 재화를 중심으로 하여 과거 아테네부터 유대인 금융가인 로트쉴트까지의 정보력까지 이어진다. 후반부는 굵직한 사건 중심으로 농업혁명부터 아편전쟁으로 이어지며 금융 도시 홍콩으로 마무리되고 있다. 2부는 우리가 역사를 배우면서 경제 활동을 배우는 관점으로, 이미 교실에서 배우던 익숙한 방법이다. 이 방법은 작가 특유의 필체로 서사 구조에서 독자의 흥미를 놓치지 않는 필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금융계 경험을 바탕으로 저자의 이력이 현재의 국제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한 분석을 가미한 글들은 경제사를 표방한 글의 경계를 넘어선 재미를 준다.

2부와 달리 재화 중심으로 꾸려진 1부의 이야기는 더 유익하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특히 그림에 접목한 루벤스의 창작 스타일을 경제 개념인 분업화와 연결하여 서술한 11장은 그림과 화가를 사랑하는 이로서 이 책에서 가장 꼽고 싶은 내용이기도 하다. 루벤스의 이런 창작 과정을 모르고 그림을 감상했을 때를 생각하니 조금 아쉬운 감이 든다. 물론 기획가로서의 그의 수완은 높이 사지만... 앤디 워홀의 재기발랄한 창의력은 좋아하나 공산품 같은 그의 작품을 딱히 좋아하지 않는 터라 이 책 덕분에(?) 존경하는 작가군에서 루벤스를 잃는 아쉬움을 맛봤다는 것은 이번 책과 관련된 여담.

이 한 권으로 경제사를 다 익힐 수는 없지만 십대 청소년부터 읽기 좋은 편집으로 구성되어 있고, 경제와 역사, 그리고 명화를 함께 접하면서 경제에 대한 감각과 통찰을 배울 수 있는 좋은 책으로 참고할 수 있을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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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심리코드 - 정신 분석가가 1만여 상담으로 찾은 여자의 내밀한 속마음
박우란 지음 / 유노라이프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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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심리코드도 아닌데 왜 이 책에 눈길이 갔을까?

그림책을 공부하고 싶어 찾은 곳이 심리학을 기저로 깔고 있어서 심리를 가벼이 공부하다 보니 더 호기심이 당겨서가 한 이유이고

내가 좋아하는 에세이류는 주로 정신과의들이 쓴 저서인데 간혹 정신분석에 대한 일화 등을 보며 "만약 내가 받는다면..." 가정을 하거나 프로이트 선생의 이론을 기본으로 한 정신분석이 요즘 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한가라는 궁금증이 일어서였다.

마지막으로 정신분석을 받은 이들은 어떤 상태에 이를까에도 호기심이 일었다.

"여자는 누구이고 무엇으로 사는가?" 라는 부제도 박우란 저자가 정리한 결핍, 욕망, 사랑, 자존, 자유라는 다섯 단어는 여러 심리 코드 중 어떤 자료를 바탕으로 추출한 것일까도. 아무튼 이 책은 제목부터 나의 관심을 끌기 충분한 책이다.

1만여 상담을 기반으로 한 책이라고 하니 책의 전개는 상담 사례 소개와 저자의 분석을 분류화했을 것이란 예상을 하고 읽기 시작했지만 뜻밖에도 저자의 개인사도 담겨 있어서 흥미로웠다. 수도 생활을 한 의외의 개인사가 사람을 더 차분하고 깊게 분석할 수 있는 바탕이 되지 않았을까 추측해 본다. 더군다나 딸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입장도 담겨 있어서 저자의 전작인 <딸은 엄마의 감정을 먹고 자란다>에 대한 관심도 인다. 사실 이 신간이 도착하기를 기다리면서 전작의 초반을 살짝 봤는데 무척 흥미로운 사례들로 놀랐다. 이 책 사례에도 그런 흥미로운 점이 많은데, 우리가 무엇 좀 안다고 결정지어 버리는 누군가의 성향이 사실 표면상 드러나는 것 그 이상의 다른 심리적 기제가 있을 수 있다는 것. 사람이란 참 알 수 없는 복잡한 존재라는 것을 다시 확인한 시간이기도 하다. 

저자는 라깡의 언어에 기반한 정신분석 접근을 많이 하고 있다. 참고 도서도 이러해서. 읽으면서 이름만 익숙한 라깡에 대해서 조금 더 제대로 접하면 낫겠다는 곁가지 관심도 넓혀서 좋다. 이미 그 이론에 익숙한 독자라면 더 이해도가 남달랐을 듯싶다. 정신분석 자체가 어렵다는 선입관 탓인지 사례들을 보면서 더 신기루 같이 멀어지는 인식의 한계를 느끼기도 했다. 도전적인 읽기 시간이긴 했지만 전문가의 시각에서 우리네 삶의 정수를 읽어내는 시간이 뿌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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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에 간 바이올리니스트
이수민 지음 / CRETA(크레타)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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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올해 꽂힌 명구가 있어요. 괴테가 호기롭게 이렇게 얘기했다고 하더군요. 괴테니까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것이라 여기지만요.

예술과 학문을 지닌 자

종교도 가진 것이다

제가 예술 하는 이들을 우러러 보는 이유이기도 하죠.

예술가들을 우러러 볼 수 밖에 없는 것은 그분들의 일생을 조금씩 알아가는 시간이 쌓이면서 더 비례하는 것 같아요. <미술관에 간 바이올리니스트> 같은 책을 읽을 때는 특히요. 총 3장으로 구성된 책에는 다양한 미술가와 음악가가 꼬리를 물고 이어져요. 음악으로는 베토벤부터 비발디까지, 미술로는 바스키아부터 구스타브 카유보트까지 시공을 오가며 미술과 음악에 대한 전문 지식과 애정을 펼쳐놓습니다.

예술가 스스로 자신의 음악이나 미술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쓸 때도 있지만 대개 그 작품에 감명 받은 작가의 손에 의해 해석되는 글을 우리는 많이 접하죠. 하지만 이 저자처럼 바이올린 연주자이자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그림과 글까지 쓴다면 더 깊이 있는 해석의 전달이 가능할테니 독자로서 더 신뢰하게 됩니다.

요즘 어학용 교재의 필수 구성품인 QR 코드가 이 책에는 기본으로 배치되어 있어서 좋아요. 저자의 취향이 담긴 음악을 배경 음악으로 들으며 글 한 편씩 틈틈이 읽는 맛이 색다르죠. 진득하게 앉아서 한 권을 다 읽어도 좋지만, 목차를 보고 그 날의 기분과 손이 가는대로 골라 읽는 단편은 단순해 보이는 매일에 작은 선물 같은 시간입니다.

특히 우리나라 화가들도 소개되어 있어서 해당 그림이 있는 가까운 미술관을 알게 된다면 얼른 찾아가고 싶군요. 무엇보다 하루 나들이로 찾을 수 있는 환기 미술관은 이 책과 함께 기억될 거에요. 최근에 신간을 사면서 표지를 보고 어디서 본 듯하고 독특하다 생각했는데 바로 이 책에도 소개된 박서보 화가의 그림이어서 반가웠구요.

가을 풍광도 이제 절정으로 치닫고 곧 주변이 단조로워질 때 우리가 자연을 만날 수 있는 가장 편하고 좋은 방법은 예술 작품을 통해서겠죠? 이 책이 그 작품을 보는 우리의 시야를 더 풍성하고 깊게 해 줄거라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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