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세우스 패러독스 안전가옥 오리지널 46
이경희 지음 / 안전가옥 / 2025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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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리뷰는 출판사 안전가옥에서 제공해준 도서를 직접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데뷔작으로 SF어워드 장편소설 부문 대상 수상!

스펙터클함과 사유의 깊이가 공존하는 강렬한 첫 작품

책을 내려놓는 순간까지도 방심할 수 없는 소설

사이버펑크를 좋아한다면 결코 실망하지 않을 작품

 

알려지지 않은 미지를 파고드는 듯한 짜릿한 설렘, 터지는 주파수, 맹렬히 울리는 번민과 박동. 이 모든 형용이 들어가도 손색이 없는 소설이다. 목차에서 보이는 컨티넘’, ‘보디’, ‘메모리이 단어들에서 강렬히 숨기고 있던 의미를 읽던 중에 찾아내 느꼈던 찌르르한 쾌감까지, 정말, 이게 정말 첫 장편이란 말인가?

 

이 책은 트라이플래닛 그룹이라는 대기업 회장 석진환이 어떠한 트럭 사고로 인해 겨우 건져낸 목숨으로 깨어났을 땐 제 몸이 시술로 기계처럼 변해 있었고, 이러한 육신에서 주인을 잃은 것처럼 정체성에 대한 혼돈이 찾아오며 스펙터클한 액션과 약간의 불꽃처럼 타오르는 로맨스, 끊임없이 찾아오는 반전의 삼박자인 SF 소설이다. 한 장을 넘기고 또 한 장을 넘기면 와우! 미친!’ 소리가 절로 나온다. 더 이상 심장의 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석진환의 가슴이 꼭 내가 대신 심장을 이식받은 것처럼 가파르게 뛰어대 헐떡이며 애독했다. 한 편의 영화, 아니 게임처럼 순식간에 사람을 그 세계에 빠뜨려 몰입하게 만든다. 정신 차렸을 땐 게임 패드를 만지듯이 책을 양쪽으로 만지고 있었다. 석진환이 고뇌하는 선택지를 내가 고르고 있는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그의 정체성을 향하며 또한 나도 정말 깊이 고민하게 됐다. ‘의 정의란 무엇인가? ‘는 누구인가? ‘인가?

 

죽음에 대한 공포를 또 새로 개척하게 만드는 낯선 미궁. 석진환의 동생 석미진의 발표로 덕분에 새 의미를 느꼈다. 더 이상 죽음을 두려워할 수 없게 만드는 부활과 같은 기술을 발표하였음에도, 석진환은 이렇게 생각했다. ‘죽어도 되살리면 그만이라고 사람들이 믿기 시작하면, 대체 얼마나 많은 이들이 손쉽게 목숨을 던지게 될까.’ (34p) 이 문장을 읽었을 때 육성으로 아! 하고 감탄을 내뱉게 된다. 부활에 대한 새로운 고찰이지 않은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것은, 자신의 목숨을 소중히 하지도 않는다는 뜻. 나는 죽음을 둔 작가의 이견이 이토록 명쾌할 수 있는지 어떻게 그렇게 생각할 수 없었는지 스스로 묻고 싶었다. 작가는 생에 대한 중력이 정말 크겠구나. 나는 그에 비해 하잘것없이 가벼웠구나.

 

정말로 추천한다. 끊임없이 터지는 도파민의 향연과 미친놈들의 주파수를 감당할 수만 있다면! 에필로그까지 절대 한눈팔지 말고 한시름 놓지도 마라. 끝까지 긴장할 것. 이 숨 막히는 피비린내 속 자아를 찾아가는 그의 혈투와 함께 손잡아 볼 것.

탕. 고막을 찢는 총성에 놀란 그는 황급히 눈을 떴다. - P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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