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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가 보이는 일기장
고혜원 지음 / 다이브 / 2025년 10월
평점 :
:: 이 리뷰는 출판사 빅피시에서 제공해준 도서를 직접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미래를 알게 된 순간,
숨겨진 진실이 드러났다
“내 미래를 바꾼 게… 너야?!”
미래를 미리 알고 있다면, 다른 사람보다 조금 앞서갈 수 있겠지. 그런 하잘것없는 기대에 허풍만 떨게 된다. 결국 출발선은 같고, 신호총의 소리도 동시에 들을 뿐인데.
이 책은 단순히 주인공의 일기장에 미래가 적혀 있기만 한 게 아니다. 미래는 그저 보일 뿐이다. 그것을 타파하거나 바꾸고 싶다면, 그에 할당하는 책임 또한 절대 가볍게 짊을 수만은 없을 것이다. 주인공 나예윤이란 소녀 또한 일기장에 미래가 보이기 시작하자 제맛대로 이용했다. 예윤의 욕심은 존재였다. 엄마의 기준에 자신이 옳은 딸인지 그른 딸인지를 확실히 하고 싶고, 친구들 사이에서 자신을 떳떳하게 세우고 싶다. 예윤은 일기장 종이였다. 남들의 비밀과 약점을 기억해주지만, 정작 자신은 그렇게 쉬이 휘말리고 넘겨지고 또 남겨지는 아이였다. 그러나 이러한 소녀 곁을 묵묵히 지키고 도와주는 수연이라는 친구가 있는데, 이 책에서 비밀스럽고도 귀한 존재로 나온다. 어쩌면 예윤의 일기장보다 더.
어느 절정 부분을 도래하고 나면 책을 덮어 표지를 다시 보길 바란다. 나는 사실 ‘표지 예쁘네’하고 넘겨 내용 읽기 급급했는데, 다 읽고 나자 다시 책을 덮으니 표지 속에 어떤 디테일이 눈에 들어왔다. 소녀의 보석같이 반짝이는 눈동자 속에는 어떤 일기가 펼쳐지고 있었을까?
내가 청소년 소설을 좋아하는 이유는 청소년 때야말로 사람과의 관계가 지극히 예민한 시기이므로, 그 안에서 표출하는 억울, 집착, 분노, 애절, 질투, 설렘이 노골적으로 드러나기 때문이다. 부모보다 친구가 더 좋은 시기. 친구인지 연인인지 알 수 없는 경계 속 깊은 우물에 자신을 다 털어놓고 있지 않던가. 또래 때문에 울고, 또래 때문에 죽고, 또래 때문에 웃는, 단지 내일 또 똑같이 보는 친구 한 명에 내 인생을 갈아 넣는 그들의 과도한 투기를 보여주니까. 이 책은 특히나 그러한 심리 속 상처받는 아이들의 이야기도 함께 담겨 있다. 단순히 먼 얘기가 아니고 분명 내 옆 사람, 혹은 내가 당해보기도 한 그런 현실적 아픔까지. 제목에서도 말했지만, 이건 단순히 판타지 소설이 아니다. 어떤 현실보다 더 현실적으로 청소년들이 실제 겪는 고통을 꼬집은 소설이다.
당신은 미래를 알게 된다면, 단순히 제 배 불리는데 쓸 건가, 남을 위해 쓸 건가?
알고 싶지 않은 미래를 보게 된다면 체념할 것인가, 바꾸려고 할 것인가?
예윤은 과연 이 일기장으로 인해 어떤 생활을 보내게 될까? 어떤 상처를 마주하게 될까?
이 답은, 책을 직접 읽어서 알아보길 바란다.
애니메이션 시간을 달리는 소녀를 재밌게 본 사람, 평소 청소년 소설에 흥미가 있던 사람, 우정 관련한 도서를 찾던 사람에게 매우 추천한다. 최근에 읽은 것 중 손에 꼽을 정도로 재밌었다.
아무리 시간이 지나도 기억에 선명히 남아 있는 순간이 있다. - P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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