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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기술연구소 - 생활인을 위한 자유의 기술
제현주.금정연 지음 / 어크로스 / 2017년 5월
평점 :
일상기술연구소
“내일은 막막하고 마음은 불안한 시대, 좋은 일상을 만드는 구체적인 기술을 연구합니다.”
표지의 캐릭터를 따라 허리를 펴고 팔을 죽 뻗는다. 뭉친 어깨를 펴고 한숨 크게 들이쉰 다음, 책을 넘긴다. 지금 이순간만은 내일이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기 위해서.
일상에는 어떠한 기술이 필요할지 잠깐 고민해보았다. 당장 떠오른 것은 저녁밥에 대한 고민이었다. 맛있는 것을 먹으면 지친 하루가 나아질 것 같았다. 그러나 저녁을 먹고 나서도 허한 마음은 채워지지 않았다. 텅 빈 방 같이 비어버린 마음은 쉽게 채워지지 않았다. 오늘 하루도 이렇게 흘러가나 싶었다. 주변을 둘러보았다. 어질러진 방에 쌓인 물건들을 보면서 무언가 달라질 수는 없을까 생각했다.
“일단은 가만히 관찰하는 데서 시작하는 거예요. 그렇게 관찰하면 반드시 특성이 보이고, 그 특성이 나를 설득했을 때 그 특성에 따라서 분류를 하는 거죠.”
축적과 정리의 기술을 전한 정철님은 내게 이런 팁을 건네주었다. 일렬로 늘어선 책들을 하나씩 집어 들어 나누어 보았다. 소설과 시, 철학이나 과학이 아니라 빨리 읽은 책, 읽다만 책, 사놓고 한참 읽지 않은 책으로 나누어 보았다. 정철님의 팁대로 쌓여있던 책을 관찰한 결과였다. 방은 그다지 깨끗해지지 않았지만 기분은 달라졌다.
일상이 달라졌다. 일상을 바꾼다는 것은 그런 것이었다. 뭐라도 하기 시작하면 이미 그 순간부터 일상은 달라진다. 아주 작은 것이라도 일상을 고민하는 일 그 자체로도 많은 것이 변할 수 있다. <일상기술연구소>는 그런 책이다.
<일상기술 연구소>는 동명의 팟캐스트 ‘일상기술 연구소’의 연구 내용을 선별하고 보완하여 책으로 묶은 것이다. 일상기술 연구소의 책임연구원인 제책임, 제현주와 일상기술 연구소의 고문연구원 금고문, 금정연의 일상스러운 대화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곧이어 일상기술의 달인들이 나오고, 잔잔하지만 일상을 변화시키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돈 관리와 운동, 일벌이기, 함께 살기 등 일상에서 자주 접하지만 잊고 있었던 기술들을 배우면서 나의 일상을 돌아보았다. 늘 내일만 챙기다 불안해진 마음이 오늘에 집중하면서 편안해졌다. 여전히 나의 미래는 어질러진 방처럼 뒤죽박죽이겠지만 조금씩 바꾸어 나갈 수 있다는 용기가 생겼다. 그 시작은 일상의 작은 기술이었다. 일상이 어질러진 사람이라면 이 책을 통해 하나씩 정리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