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에세이를 많이 읽지 않는다. 딱히 흥미가 가지 않아서이다. 이 책을 읽게된 것도 웹툰작가 김보통을 좋아해서이지 별다른 이유가 있어서는 아니었다.

시작하는 첫머리에서 밝혔듯 책은 전체적으로 별다른 의미없고 흐리멍텅하게 남아있는, 하지만 작가 그 자신을 만들어온 과거에 대한 회고로 이루어져있다. 작가에게 절대적인 영향력을 끼치는 큰 사건으로 이루어진 것도 아니고, 작은 에피소드는 방향성 없이 산만하기도 하다. 보통 사람들의 하루하루가 그러하듯 말이다.

그나마 포인트를 찾자면, 각각의 사건이 잊혀질만큼 사소한 것들임과 동시에, 터키에서 만난 이유없는 환대처럼, ˝너는 카라다쉬(형제)˝라 말한 이슬람 친구의 한마디가 안겨준 지지처럼, 스스로를 괴물이라 칭하며 너라도 즐겁게 살라는 할머니의 후회처럼, 인생에 잇어서 큰 길잡이가 되어주기도 한다는 것이다. 왜냐면 작가의 과거경험이 현재의 선택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용기가 필요할 때는 무조건적인 환영을 받던 기억을 떠올린다. 또한, 그가 재미있는 삶을 사는 것을 중시하는 것은 할머니들이 놀지 못했기에 그만큼 내가 놀아야겟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며, 명백히 타인인 할머니를 위해 무언가 한다는 것은 타인도 형제가 될 수 있다는 경험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기 때문이다.

아무리봐도 김보통 작가가 맨 처음에 이실직고 했듯이, 이 책은 자기가 살면서 느낀것을 두서없이 쓴 책인듯하다.

에세이란 장르를 나는 계속 안 좋아할 것 같다. 소설같이 주제의식을 드러내기 위해 에피소드를 짜 나가는 것도 아니고, 그냥 일상의 재배열로 구성될 수밖에 없기 때문임을 다시한번 느꼈기 때문이다. 인간 인생이 엇비슷하니 대충 공감되면 내 인생을 돌아보며 위로받고, 두서가 없어도 일상의 사건이 선택해서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이라고 변명쳐도 되는 장르인 듯하기 때문이다. 물론 그러한 공감과 해석이 중요할 수도 있지만, 독자와의 합에 의지하는 작품은 내 취향이 아니다. 무릇 작품은 어떤 독자라도 얻어갈 수 있는 자신만의 존재가치를 증명해야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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