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칸의 주인, 달의 아이, 붉은 소금성을 쓰신 박이수님의 신작이 나왔습니다. 우연한 기회에 알게 되어서 덥석 샀는데요. 진짜 책 이쁩니다. 역시 오래되신 작가분이어서 그런지 청어람에서도 신경을 써준 건가요? 아니면 계속 책을 발간하다 보니까 노하우가 쌓인걸까요? 인터넷 서점에서 보실 수 있는 책표지로는 그 아름다움을 다 느끼지 못합니다. 마법진 문양이 있는 부분에 투명한 실리콘 같은 걸로 덧칠해 놓았는데, 이거 불빛 아래서 보면 겁나게 이쁩니다.

 

 

 

 셰이엔 가이스카 리베 폰 라시에.

 이야기는 이 아가씨로부터 시작합니다. 바르샤르 왕국의 차기 여왕님이신 셰이엔은 어느날 갑자기 납치를 당하게 됩니다. 몸값을 요구하는 납치범들이 보이지 않는 틈을 타 탈출을 시도하여 성공합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어머니, 동생, 친우 뿐만 아니라 이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바르샤르국의 공주님의 기억은 싸그리 지워져 있습니다. 심지어 왕족 계보에도 그녀의 흔적은 남아있지 않습니다.

  이샤무딘.

 자신의 존재를 찾기 위해 여행을 떠났지만, 그녀는 자신의 존재에 대한 본질적인 의문을 품게 됩니다. 그러던 차, 그녀를 알아봐 준 유일한 존재는 악랄하기 짝이없는 흑마법사로 이름난 이샤무딘입니다. 까칠하기 짝이없는 이 미남자는, 셰이엔이 미친듯이 매달려도 '흥'이라고 고개를 돌리며 말타고 떠나버리는 면모를 보여줍니다. 유일한 단서로 여겨지는 이 미남자를 찾아 그가 있는 성으로 셰이엔은 향합니다. 이샤무딘은 그 악명에 어울리게, 절벽을 타고 기어 올라오는 셰이엔의 발을 지긋이 밟아 떨궈준다던가, 바닥에 물구덩이를 파 미련없이 넣어준다던가, 마법을 걸어 영원히 자신의 성문으로 셰이엔을 도달하지 못하게 만드는 등 까칠한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해 줍니다. 그러나 불굴의 소녀 셰이엔은 공주님을 얻기 위해 이 난관을 뛰어넘고 이샤의 성에 침투를 성공하지요.

 보나샤르 조니코바. 통칭 "끝내주는 보물 사냥꾼 본 존."

 이샤의 성에 침투를 자축한지 얼마 되지 않아, 이샤무딘은 셰이엔을 쫓아냅니다. 이샤의 마법에 의해 성에 접근조차 하지 못하게 된 셰이엔은 자신의 운명을 되돌려 놓기 위해 갖은 수단을 다 씁니다. 결국 천신만고 끝에 신관으로부터 '하카미아'라는 존재를 알아낸 셰이엔은 그녀를 찾아가 창조신 아스트라한을 만날 방법을 알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창조신을 만날 의식을 도와주기 위해 하카미아는 본 존이라는 소년을 소개해줍니다. 신전에서 그녀를 보고 쫓아오다가 난데없이 하카미아의 주술에 의해 불려온 것으로 보이는 본 존은 처음부터 그녀에게 '꿈 속의 그녀'라 외치며 자신의 매력을 어필하기 시작합니다!! 어쨌든 재료가 다 갖추어 졌으니, 셰이엔은 아스트라한을 만나기 위한 의식을 실행합니다. 아스트라한을 만나 자신이 저주에 걸렸고, 저주를 풀기 위해서는 그녀와 운명이 엮인 존재인 '황금열쇠'를 찾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셰이엔의 운명이 틀어지면서 그 여파로 그녀의 황금열쇠의 운명이 틀어져버렸으므로, 황금열쇠의 운명을 제대로 바로잡아야 그 실마리가 보일 것이기 때문이지요. 마지막으로 아스트라한에게 '이샤무딘을 갖고 싶어요.'라고 주장하며 그녀의 영혼과 이샤무딘의 영혼을 한데 묶을 단검을 받아옵니다.

 단검의 효용은 사흘. 따라서 이샤무딘이 있는 산으로 발걸음을 향합니다. 단검의 힘인지 이샤가 걸은 마법의 힘이 통하지 않고, 무사히 이샤무딘의 성에 도착한 셰이엔과 본 존. 자신의 성문을 돌멩이로 찍어내리는 셰이엔을 발견한 이샤는 외간남자와 함께 있는 셰이엔이 못마땅한지 셰이엔만 낼름 받아들입니다. 그리고 청소를 시키지요-_-;; 이샤의 미모에 넋나간 셰이엔은 좀 뻘짓을 하긴 하지만 단검으로 자신과 그의 영혼을 한데 묶는 데 성공합니다. 그리고 틀어진 자신의 운명을 바로잡기 위해 여행을 떠납니다. 물론 이샤를 데리고요, but. 이샤는 그 까칠함으로 셰이엔을 뺑이치는 데 성공합니다.

 듀이 델코.

 이웃나라A 시골마을에 사는 착하고 순수한 소년 듀이는 마을에서 벌어지는 샤냥대회에 참가합니다. 그리고 성공적으로 사슴을 잡는 데 성공합니다만, 차마 그 동물의 목숨을 빼앗지는 못합니다. 친구들의 쏟아지는 놀림과 비난 속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강한 열망을 가지게 되고 '정말?'이라는 누군가의 한마디와 함께 영혼이 이동하게 됩니다. 어라, 잠자고 일어나보니 이웃나라B의 나라를 말아먹은 남첩이 되어있는 게 아니겠습니까. 순진하고 어리숙한 듀이는 갈피를 못 잡는 차, 나라를 말아먹은 남첩의 사형일이 정해집니다.

 카시아스 비저 드 아브레이유

 이 남자는 이웃나라B의 나라를 말아먹은 왕의 아들입니다. 아버지를 타락시킨 남첩을 평소 죽이고 싶어하지만 나라의 신물에 가까운 '마드라의 열쇠'의 단서를 그가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입수하고 남첩을 감옥에서 탈출시킵니다. 아니 근데 이게 뭔 헛소리인지 모르겠지만 이 남첩이 난데없이 자신이 듀이 델코이고 영혼이 뒤바뀌었다고 주장합니다. 미치고 팔짝뛰겠지만, 평소 그의 모습과는 너무나도 다른 모습에 그의 말을 일부나마 받아들입니다. 그리고 남첩과 듀이의 영혼이 바뀌었다고 판단, 듀이의 고향에 돌아가 영혼이 뒤바뀐 원래 남첩에게 마드라의 열쇠의 행방을 묻기로 하고 듀이와 함께 고향으로 떠납니다.

 모고르

 이웃나라B의 재상으로 자신의 천박한 신분에 절망하지 않고 일인지상의 자리에 오르기 위해 온갖 모략을 꾸밉니다. 자신의 부족한 혈통을 매꿔줄 존재로 '마드라의 열쇠'를 찾습니다. 이 과정에서 듀이 델코에 의한 정보를 입수, 카시아스 잡아다가 죽을만큼 고문도 해주시고 자신의 부하들을 풀어 듀이의 행방을 찾는 둥 갖은 노력을 합니다. 고향을 향한 여행을 떠난 듀이와 카시아스의 앞길의 커다란 암초의 역할을 톡톡히 해 주십니다.

 벨

 모고르의 부하인 벨은 자신의 부모와 누님을 모고르에게 잃고도 그 것을 알지 못한채 그를 주인님이라 부르며 온갖 명을 행합니다. 불운한 과거때문인지 자신 안의 괴물을 키우고 있던 벨은 어느날, 자신의 잃어버린 누이를 닮은 셰이엔을 발견하고 사랑에 빠집니다.

 한편 이샤의 버림(?)을 받은 셰이엔은 배를 타고 자신의 황금열쇠인 듀이 델코를 찾아 이웃나라A로 향합니다. 돈이 없어 뱃삯을 벌기 위해 본 존을 도박장으로 보내고 셰이엔은 여관으로 향합니다. 그 도중에 칼침을 맞고 사내들에 의해 죽을 위험에 처해있는 벨을 발견합니다. 덜덜 떨면서 벨의 배때기를 꼬매주고 넘치는 매력으로 이 불안정하기 짝이없는 남자를 홀리게 됩니다. 벨의 치료 후 그를 잘 배웅해주고나니, 도박장에 갔다가 떼돈을 번 주제에 여자의 유혹에 넘어가 돈을 다 날려먹은 본 존이 돌아옵니다. 그와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모습을 셰이엔에게 선물을 주기 위해 돌아온 벨이 목격하게 되고, 자신과의 일을 '별 일 아닌'걸로 치부하는 셰이엔에게 앙심을 품습니다.

 결국 무일푼이 된 셰이엔과 본 존. 셰이엔이 남장을 하고 일꾼으로 배에 오릅니다만, 당연하게도 셰이엔의 남장이 들키고 맙니다. 결국 선장을 인질삼아 협박하여 구명정으로 탈출을 한 두 사람, 불행히도 구명정엔 구멍이 뚫려있습니다. 이 미쳐버릴 상황에서 셰이엔은 그 분노를 이샤무딘에게 쏟습니다. '어서 나타나서 주인을 구하란 말이야.' 램프의 요정의 지니처럼 뿅하고 나타난 이샤무딘은 '누가 누구의 주인이냐'는 싸늘함과 함께 셰이엔'만' 구해줍니다. 본 존을 구해야 한다는 땡깡을 부리는 셰이엔, 나를 택하던지 그 놈을 택하던지 해! 라고 외치는 이샤무딘. 결국 셰이엔은 '네 얼굴따윈 다시도 보지 않겠어.'라고 외치며 이샤무딘을 떠납니다.

 

 다 알면 재미 없으니까 간단히 나머지 내용을 이야기하면,

 

 이샤무딘은 이샤무딘 나름대로 초슈퍼강한 흑룡이어서 주변신들의 시기와 질투 혹은 애정의 대상입니다. 게다가 그 타고난 까칠한 성격으로 남 눈치 안 보고 힘을 써대니 눈엣가시였는 데, 어느날 셰이엔을 납치+협박하는 신 한명을 죽여버립니다. 그래서 나머지 따라지신들은 이샤무딘을 죽인다고 난리를 치죠.

 셰이엔은 셰이엔대로 위험한 외줄타기를 하고 있는 데다가 이거야 원, 벨같은 아이를 홀려버리니 이 아이도 이 아이나름대로 오래살 명운은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서 둘다 초슈퍼 매력적이고 나름 강한 주인공이지만 적을 무데기로 만들어내니 보는 사람 마음이 얼마나 불안불안하겠습니까.

 

 후후후. 하지만 이러쿵저러쿵요롱쿵 해서 카시아스는 자신의 나라를 겟. 듀이는 원래 몸체를 겟. 셰이엔은 무사히 자신의 자리로 귀환~ 이샤는 이샤 나름대로 "내일 하겠어. 아니, 모레, 아니, 글피에 하겠어!" 라며 좋아한다는 말 한마디 못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내는 즐거운 나날이랍니다~!!!

 

 

 

 절대 뒤로가서 쓰기 귀찮았던게 아니랍니다.

박이수님 다음 글도 참 보고 싶어요+ㅆ+ 모두 책을 많이많이 삽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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