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물일기 - 존재하는 모든 것들을 존경해
진고로호 지음 / 어크로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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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거미만은 살생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인간의 말을 알아 들을수 없는 존재에게 가끔 말을 걸고 파리를 좋아하는 작가님의 취향에 동질감을 느끼며 (물론 생명에 대한 고찰은 작가님에게 따라가지 못하지만) 감정이입을 하며 책을 읽었다.
무엇보다도 책 속에서 길을 걷거나, 산책길을 따라, 혹은 주위를 둘러보며 발견되는 소중한 생명체들의 하나, 둘씩 활자로 불려질 때는 마치 나도 함께 그곳에 있는 것 같았다.

안타까운 상황에 닥친 미물들을 어떤 생각으로 바라봐야하는 지에 대한 부분은 내게도
짧게 나마 고민을 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죽음과 삶의 기로에 선 생명들을 안쓰러움으로 바라보다가 과연 불쌍한 시각으로만 봐야하는게 옳은 건지, 작은 생명체가 성체가 되지 못하는 모습을 마주칠 때 마다 애석한 것은 인간의 관점으로 자연을 바라보기 때문이라 한다.

p.51 “생명의 번창을 위해서 수많은 성공이 존재해야 하는 것이 자연의 섭리라면, 수없는 실패 또한 그러하다”

p.54 그냥 살아 있기에 기분 좋게 웃고 싶다고 생각하니 바라는 바가 이루어지지 않아도
수고가 성공으로 근사하게 피어나지 못하더라도 삶을 만끽할 수 있을 것만 같다.

나뭇가지를 축 늘어뜨린 채 죽어가는 목련가지
지하철 역사 내에서 만난 사마귀 구출작전
큰부리까마귀(내게는 차막히는 출근 길에 하늘을 올려보고 가끔 인사하는 옆집에 사는 동네 친구 정도)
곤충을 잡아 집에 가져가는 것은 순수함이라기 보다는 귀한 것을 소유하고 싶어하는 인간의 본능으로 보았다가 김태우 박사님이 집필하신 <곤충수업>이라는 책을 읽고 시선에 변화가 생겼다는 내용
먼 우주로 빨려 올라갈 것 같다는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는 밀화부리편도 내게는 그림 같은 챕터였다
청딱따구리, 붉은머리오목눈이를 보고 반가워서 호들갑을 떨었는데 주위에 흔한 새였다는 부분은 평상시는 존재감을 느끼지 못하다가 관심을 기울이면 마술같이 들리고 보이는 새들의 존재감에 경이로움을 느꼈던 나의 감정과 오버랩이 되었다.

풀숲에 지렁이를 치워주는 작가님의 따뜻한 마음이 녹아나는 간만에 힐링이 되고 기분 좋아지는 책이다.
몰입 flow의 에 대한 이야가는 내스스로의 감정을 다스리는 방법과 타인과 생명체를 대하는 방식에 대해 다시한번 되새기는 계기가 되었다.

마지막으로 사랑스럽고 몽글몽글 귀여운 문장을 소개한다. 나도 작가님 말씀처럼 귀여운것만 보고 살고 싶다.
p. 154
만일 귀여움이 우리의 영혼을 구원한다면 (실제로 많은 이들이 귀여운 것을 보면 그런 느낌을 받는 다고 증언한다.), 동시에 스트레스 해소 및 혈액 순환 자극 등등 긍정적인 반응으로 신체를 구원할 수 있다면 나는 백 살도 넘게 살 수 있을 텐데, 귀여운 참새를 오래오래 보며 즐거운 마음으로 건강하게 살고 싶다. 무병장수해서 나중에 장수 비결이 뭐냐는 질문을 받는다면 귀여운 것들, 그중에서도 특별히 참새를 애정하며 자주 바라보는 것이 비법이라고 알려줘야지


*출판사 어크로스로 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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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를 바꾸는 새 - 새의 선물을 도시에 들이는 법
티모시 비틀리 지음, 김숲 옮김 / 원더박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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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책을 읽기 전 새가 나에게는 어떤 존재일까 ?
에 대해 잠시 생각을 했다.
아침 출근길 주차장 가는 그 짧은 길에 만나는 쇠박새와 직박구리의 지저귐 그들을 향한 나의 시선
그리고 하늘을 날고 있는 기러기, 가로등위의 큰부리까마귀. 통통 튀는 까치들을 멀리서 바라보는 나
그 순간 만큼은 나는 무엇을 해야만 하는 시간의 궤도에서 벗어난다.
잠깐이지만 멈춘 시간속에 순간 고민은 사라지는 듯 하다.
관계성과 혜택(?)을 떠나 이 작은 생명들은
나에게 위로를 주는 큰 존재임은 틀림없다.

저자 티모시 비틀리는 지속 가능한 도시를 연구하는 건축가이다.
자연 구성원이 모두 조화롭게 살수 있는 자연친화적인 도시설계 전문가로 친환경도시계획 이론 "Biophilic City"를 정립한 분이다.

이책은 세계각국 도시 당국 또는 조류협회등에서 새들과 함께 도시에서 사는 방법을 모색하고 시행했던 사례들에 대한 정보를 준다.
일종의 안내서이며 보고서이다.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챕터가 끝날때마다 관련 내용 동영상이 QR코드로 안내되어 있어 입체적이고 사실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고
다큐멘터리를 본듯했다.

도시생활은 나같은 소시민에게도 벅차지만 작은새 또는 철새들에게도 적응하고 견디기 쉽지 않은 곳이다.
사회의 발전과 도시화로 기존에 살던 새들은 점점 개체수가 줄어가고 도시는 삭막해져 간다.

-굴뚝이 집인 칼새를 위한 인공둥지
-오래된 건물을 굴뚝을 재사용하는 런던의 월섬스토우 습지의 칼새타워
-굴뚝이 사라져 서식지가 줄어든 시점에서 미국 포틀랜드의 채프먼 초등학교 학생들의 애정 어린 활동
(굴뚝에 머무는 칼새들을 위해 난방을 끄고 두꺼운 옷을 입고 등교하는 아이들)
-피닉스의 굴올빼미 서식지 복원과 인공굴 공사 그리고 이주 프로젝트

위와 같이 책에서 언급된 사례들을 살펴보며 다른 종을 보살피고 고민하고 노력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에 깊은 안도감도 들었다

내용중 가장 놀라웠던 진실은 믿고 싶지 않지만 집고양이 들고양이들의 사냥 본능이 작은 새들(또는 작은 토종 동물들)에게 굉장히 위협적이고 실제로도 고양이때문에 죽은 새들의 숫자가 어마무시하다. 북아메리카 대륙에서만 한해 약 13억~40억??라고 한다.
길고양이들의 포식 활동으로 죽은 새의 규모는 다른 인공물(유리창 등)로 죽는 경우를 넘어설수도 있다.
새와 고양이를 모두 사랑하는 사람들은 고양이를 집안에서만 키우거나 고양이 전용 테라스인 캐티오 활용을 권하고 알록달록한 넥카라나 캣빕(catbib) 착용을 권유하여 "캣빕" 사진을 찾아보았다.

요즘은 어느 정도 홍보가 되어 있지만 유리창 충돌로 죽는 조류들의 숫자도 상당하다.추천글을 올리신 국립생태원 김영준 동물관리연구실장님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도 연간 800만 마리에 이르는 새들이유리창 때문에 죽음을 맞이한다고....
과연 우리가 "그럴수도 있겠지" 라고 간과할 만한 수치인지 걱정이 앞선다. 건축할때 유리창 설치기준을 명확하게 하는 것과 기존의 유리창도 다양한 방법으로 충돌을 막는 방법을 시행해야 할 것이다.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는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어떤 종이 사라지든 말든 외면한다고 해도 결과적으로 도미노가 넘어가듯 우리 인간에게도 치명적 영향을 미친다
적어도 우리 인간은 다른 종을 해할수 있는 절대적 위치는 아니며 우리는 지구 생명체에 대한 사랑의 마음을 품고 있는 존재이다...

새가 살수 없는 세상은 사람도 살수 없다는 인식을 가지고 접근하면 이책에 나오는 적극적인 정책과 활동을 충분히 이해 할 수 있고 새와 함께 살기 위한 작은실천 (예를 들어 탐조활동이나 버드피더 설치하기 등) 을 바로 할것이다.

출판사로 부터 책을 제공받아 진솔하게 남긴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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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에서 한나절 - 긴 숨을 달게 쉬는 시간
남영화 지음 / 남해의봄날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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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후 포장을 뜯자마자 단숨에 읽었습니다.
저자는 숲해설가로 활동을 하면서의 경험을 토대로
숲속에서 생명체를 마주하며 느꼈던 감정, 숲해설가로서의 경험. 자연애, 등등을 계절별로 맛깔나게 담아냈어요
작가의 고운 감수성과 숲의 이해의 관점을 엿볼수있으며
숲속 생명체들의 기가막힌 생활사와 놀라움을 발견하실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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