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요, 무조건 즐겁게 (특별부록 : 이크종 캐릭터 수첩) - 뭘 좀 아는 이크종의 백수지향인생
이크종(임익종) 글.그림.사진 / 예담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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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부터 유쾌상쾌발랄하다. 제목만 들어보자면 "아~ 재미있는 일이 세상엔 이렇게나 많다고~"라고 108가지의 즐거운 일을 늘어놓는 책일 거 같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의 행동반경은 집-카페-집 정도다. 홍대 인근에서 벗어나 지하철을 타면 여행(...)이라고 평가할 정도로 움직임이 작다. 이래서 어떻게 즐겁게 살겠어? 음, 답답할 거 같아.
  하지만 제목을 다시 보자. <그래요, 무조건 즐겁게!>다.
 
  저자의 소소한 일상들이 그려진 그림을 보고 있자면 나도 모르게 낄낄 웃음이 나온다. 혹은 아... 나도 이랬지...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하고. 남의 일기를 훔쳐보는 기분이 살짝 들기도 하고. 그러다가 문득, 고개를 들고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그냥 일기에도 안 적고 지나갈 만한 일들이, 이렇게 유쾌하거나 공감을 불러 일으킬 수가 있구나.
 
  별 일 아닌 일들을 즐기면서 산다는 건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별 일 아닌 일들을 즐기기보다는 별 일을 만드는 게 훨씬 쉽다. 내 방에 쌓여있는 책들을 정리하는 걸 즐기기보다, 약속을 잡고 훌쩍~ 어디로 여행을 가서 노는 게 훨씬 쉽게 즐거워지지 않을까? (돈이야 깨지겠지만) 무조건 즐겁게 사는 건, 생각해보면 참 힘든 일이다. 살아있는 이 순간을 즐기는 건, 어쩌면 참 별 거 아닐 텐데.
 
  그래서 책 제목 위에, '뭘 좀 아는 이크종의 백수지향인생'이라고 적혀 있나보다.
 
 
  p.s.
  굉장히 공들여서 만든 책이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림과 글과 사진과 카툰이 함께 있는 두툼한 책. 노란 색 표지가 너무 예쁘다. 내가 요즘 노란색이 좋아져서 그런지는 몰라도. 
  
   


2011. 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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