셜록 홈즈가 틀렸다 패러독스 4
피에르 바야르 지음, 백선희 옮김 / 여름언덕 / 2010년 9월
평점 :
절판


  
  피에르 바야르의 추리비평 3부작 중 세 번째 책, <셜록홈즈가 틀렸다>. 1편은 <누가 로저 애크로이드를 죽였는가?>이고 애거서 크리스티의 '애크로이드 살인사건'의 진범을 찾아내는 구성이다. 2편은 <햄릿 : 귀머거리들의 수사>인데 아직 국내 번역이 안 되었고,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극작 '햄릿'에서 아버지 햄릿의 살인범을 찾아내는 구성이다. 그리고 3편이 바로 <셜록 홈즈가 틀렸다>로, 아서 코난 도일의 셜록 홈즈 시리즈 중 '바스커빌 가문의 개'에서 범행을 저지른 진범을 찾고 있다. 

  지금까지 살펴본 결과, 피에르 바야르의 책은 6개월에 한 권씩 번역되어 나오는 것 같다. 그런데 순서가 좀 아스트랄해서 아쉽다. 최소한 시리즈라도 집필순서대로 펴냈으면 좋았을 텐데 말이다. <셜록 홈즈가 틀렸다>에 <햄릿 : 귀머거리들의 수사>를 참고하라는 부분이 꽤 있어서 더욱 아쉽다. 

  <셜록 홈즈가 틀렸다>에서 피에르 바야르가 주목하는 것은, 아서 코난 도일과 셜록 홈즈의 미묘한 관계이다. 작품이 작가를 잡아먹은, 혹은 작가에게 미움받는 주인공 셜록 홈즈. 피에르 바야르는 도일이 홈즈를 너무 미워한 나머지 진범을 놓쳤다고 말한다. 

  도일과 홈즈의 관계는 흥미로웠으나 어쩐지 <누가 로저 애크로이드를 죽였는가?>보다는 아쉬운 점이 있었다. 너무 막바지에서 급하게 범인을 잡아낸 느낌이다. 덕분에 이 사람이 범인이다, 하는 논리에서 미진해 보이는 부분이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셜록 홈즈가 틀렸다> 또한 재미있었다. 작가는 자신이 어떤 괴물을 만들어냈는지 온전히 깨닫지 못한다는 말이 떠오른다(이 문장을 어디서 봤더라?). 이미 완결된 추리소설에서 '숨겨진 범인'을 나름의 논리로 잡아내는 건 언제나 즐겁다.
    

  추리비평 시리즈의 나머지 한권, <햄릿 : 귀머거리들의 수사>가 얼른 나왔으면 좋겠다.


 
2010. 12. 4.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