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우리는 달에 간다 - 곽재식의 방구석 달탐사
곽재식 지음 / 동아시아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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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8월 5일, 대한민국 최초의 달 궤도 탐사선 다누리호가 발사되었다. 다누리호는 ‘달 궤도 전이 방식’을 이용하여 달까지 가게 되는데, 이는 탐사선을 ‘라그랑주 포인트(Lagrangian Point)’ L1까지 보낸 이후 약간의 추력을 이용하여 달 궤도로 보내는 방법으로, 오래 걸리는 대신 연료소모량이 적은 장점이 있다. 12월 16일 달 궤도 진입을 시작하여 빠르면 31일에 달 상공 100km 위에서 극지방을 지나는 원 궤도에 안착할 예정이라고 한다.


왜 갑자기 나무위키 모드가 됐냐고? 사실 서평 쓰기 전에 궁금해서 나무위키 뒤적거려 봤는데 재밌어서 쓰라는 서평은 안 쓰고 다누리호 관련 문서를 다 읽었다. 라그랑주 포인트 문서까지 가서 넋 놓고 잃다가 정신 차리고 이거 쓰고 있다.


하여간, 곽재식 작가의 신간 『그래서 우리는 달에 간다』는 이러한 다누리호 발사에 맞춰 기획되고 출간된, ‘달나라 여행 가이드’다. 이미 소련, 미국, 일본 등 다양한 나라가 달 탐사를 진행한 바 있으니(심지어 달에 발자국까지 찍고 왔다), 달은 더 이상 미지의 세계가 아니다. 이제 와서 우리가 말 그대로 천문학적 비용을 들여 달에 가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SNS 등지에서 이미 ‘곽재식 속도(우리가 곽재식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로 유명한 곽재식 작가는 공학박사이자 교수로, SF부터 논픽션까지 장르를 가리지 않고 글을 (그것도 아주 빠르게) 써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번 책도 역시 그렇다. 책의 서문에서 작가가 출판사 측에서 받은 요청을 인용하면, ‘곽재식 작가님 아니면, 지금 이런 책을 써주실 분은 없는 것 같다.’ 작가는 달에 관한 온갖 이야기를 잘 쓰까서 ‘도당체 달이 왜 중요한데?’를 알려주는 책을 써냈다. 목차만 봐도 알 수 있다. 달의 기원, 달과 공룡 멸종, 늑대인간, 달과 인간의 운명, 밀물과 썰물, 달의 왕국 신라, 조선의 달나라 여행, 소련의 달 탐사, 미국의 아폴로 등등 정말 달에 관한 이야기라면 과학, 역사, 문화를 가리지 않고 종횡무진하는 책이다.

“공룡 좋아하세요? 그게 그러니까 달을 보시면 공룡이 왜 다 싹 죽어버렸는지 알 수가 있는데…” 

“신라 좋아하세요? 신라가 달을 그렇게 좋아했다는데 한입만 해보실래요?” 

“소련 좋아하세요? 더러운 부르주아지들에 맞서 위대한 혁명 동지들의 붉은기 아래 단결하는 우리가 잃을 것은 사슬뿐이요, (후략)”

달 탐사고 뭐고 별 관심이 없었더라도, 이렇게 ‘달 뷔페’를 차려두면 그중에 맛있게 먹을 것이 최소한 한두개는 있다. 그리고 상대는 곽재식이다. 전혀 상관 없는 것처럼 보이는 소재들이 그의 필력을 통해 제대로 버무려져서 아무런 위화감이 없다. 저항 없이 작가가 이끄는 대로 술술 읽어내려가다 보면 어느새 나도 달 전문가?! 달 전문가 되는 데 관심 없다고? 그치만 방구석에서 배 긁으면서 책만 재밌게 읽으면 되는 건데, 속는 셈 치고 한번 읽어 보시라.


<동아시아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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