궤도의 과학 허세 (리커버판, 양장)
궤도 지음 / 동아시아 / 2022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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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을 상대로 ‘알기 쉽고 재미있게’ 설명하는 교양 도서를 자주 읽지 않는 편이다. 내가 ‘일반 대중’보다 수준높은 독자라서 그런 것이 아니라, 도전정신을 자극하는 책을 선호하는 편이기 때문이다. 논픽션을 고를 때는 그래서 교양서라고 해도 반쯤은 학술서에 가까운 책을 주로 선택한다. 그래서 동아시아 출판사 서포터즈에 선정된 후 <궤도의 과학 허세>를 첫 책으로 받았을 때, 조금은 아쉬운 마음이 들었다. 막상 읽으면 나름 재미있게 읽을 것임을 알면서도 말이다.


💡 … 근데? 생각보다 훨씬 재미있게 읽었다. 선입견을 갖고 책을 대한 게 후회스러울 정도로 말이다.


저자인 ‘궤도’는 구독자 55만명을 보유한 유튜브 과학 채널 ‘안될과학’의 진행자이다. 천문우주학을 전공하고 청와대 정책자문위원과 대학 겸임교수를 지냈다는 약력을 보니 더욱 믿음이 갔다. 심지어 KBS 뉴스에서 누리호 발사 생중계 해설까지 하셨다고. (TMI지만 나는 전문가의 합당한 권위를 아주 존중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작가소개만 읽고도 책에 대한 호감이 급상승했다.)

이 책은 과학에 대해 심도깊게 설명하는 책이 아니다. 저자가 서문에서 밝히고 있듯이, “다분히 교육적인 목적의 내용 위주로 담기엔 꼭지마다 분량도 부족(10)”하다. 이 책은 “가볍게 지나가다 들르는 편의점에 진열된 뚱뚱한 바나나 우유 같은 과학책(16)”이다. “호기심이라는 빨대를 꽂아(16)” 과학을 한 모금씩 빨아 마실 수 있도록 도와주는 책이다.

그리고 책은 그 목적에 훌륭히 부합한다. 목차만 봐도 알 수 있다. 알코올, 심해, 블랙홀, 시간여행, 죽음, 연애, 다이어트, 외계인, 인공지능, 귀신, 암호화폐, (…) 등등 누구나 흥미를 갖고 궁금해할 만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저자는 이런 재미있는 주제들에 (55만 유튜버의 짬밥이 여실히 느껴지는) 말빨을 양념 삼아 과학을 잘 ‘쓰까서’ 제공한다. 초등학교 졸업 이후로 과학과는 담 쌓고 살아온 사람이라도 별 무리 없이 이해할 수 있는 친절한 설명은 덤이다. 덕분에 300페이지 가량의 적지 않은 분량임에도 술술 잘 읽힌다. 나는 글을 빨리 읽는 편이지만 소설에 비해 비소설의 읽기 속도가 처참할 정도로 느린데, 거의 소설 수준으로 금방 읽었다. 머리에 힘? 하나도 안 줘도 읽힌다. 근데 재밌고 유익하다.


✔️ 이런 사람들에게 추천

  • [ ] 나는 과학이 좀 궁금하긴 한데 머리에 힘 주고 책 읽기는 싫다.
  • [ ] 과학책 좀 읽어보고 싶은데 아는 게 하나도 없어서 두렵다.
  • [ ] 누워서 배 긁으면서 봐도 페이지 잘 넘어가는 과학책을 읽고 싶다.
  • [ ] 요즘 핫한 주제들에 대한 과학 TMI를 주워듣고 (어디 가서 아는 척 좀 해보고) 싶다.

<동아시아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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