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과 돌의 노래 세트 - 전3권
김영미 지음 / 시간여행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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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워진 2017년을 마무리할 김영미 작가의 장편소설이 이벤트 상품 파우치와 함께 찾아왔다
그대도 우정을 논할 수 있는 이가 있는가
그대도 애절하게 원하며 뜨겁도록 사랑했던 이가 있는가
그대도 생을 위해 삶을 위해 치열함을 내뱉은 적이 있는가

마치 나의 생인양 빠져드는 그들의 이야기 속
뜨거움이 내뿜어지고 빰을 타고 흐르는 아재의 눈물
애달픔에 이내 가슴 속도 쓰리다
주먹이 운다 그러면서도 이해 라는 단어를 내뺃는다
뜨겁고 차가운 눈물을 오랜만에 흘려 내렸다.
부끄럽지 않다 갱년기이니깐
다행스럽다 다시 우울증으로 넘어가지 않아
실컷 감정을 표현하게 해 주어 고맙다

소설인 만큼 다른 이들의 읽는 재미를 빼앗는 줄거리를 노출하는 무례함은 피하리라
느낀 감정에 집중하리

<1권> 엇갈린 사랑
애달프다 만남은 좋았으나 이를 어이할꼬

이야기는 '묘청의 난' 이 있던 고려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난 역사적 지식이 부족하니 위키가 적절히 도와줄 것이다
역사소설이라 살짝 긴장한 면도 있었다
나에게 역사소설하면 삼국지가 제일 먼저 떠오른다
광활한 대륙에서 펼쳐지는 방대한 스케일, 그리고 수많은 등장인물들
그래서 이 책을 읽기 전에 부담감도 있었다
그러나 그런 걱정은 내려 놓아도 된다
반갑고 애절하고 뜨겁고 안타깝고 원망스럽고 아름다운 이야기가 이어진다

돈후, 온요, 운, 나란
그들의 이야기속으로 들어가리


이야기 초반부 펼쳐지는 급박한 상황
무엇이 이리도 그들을 사선으로 몰아세우는가
왜 어찌하여 이럴 수밖에 없는 것인가

김부식의 장남
정지상의 아들

그가 만나게 된 그녀
그에게 들어온 그녀
아니 허락없이 그의 심장에 넣어버리게 만든 그녀

후반부에서 난 눈을 뻔쩍 뜨게 된다
그녀의 비밀을 알게 되었으니

읽는 동안 깨닫게 되는 사실이 있다
역사는 과거가 아닌 현재이자 미래라는 것
저 멀리 있는 이야기가 아니다
지금의 우리네 이야기와도 많이 닯아 있다
그래서 고전문학들이 지금도 꺼림끽 없이 읽혀지나 보다


<2권> 변란속에 핀 꽃
뜨겁다 가슴아프다 아련하다 이를 어찌할꼬

품고 싶으나 품을 수 없고
품고 있으나 품어지지 않는다

아 눈물이 자꾸 난다
나이 들어 왜이러는 건가
그래서 드라마, 소설을 안 보려고 한다
감정 이입이 넘 심하게 된다
심지어 영화도 보고 나면 그 감정과 기운이 상당히 오래간다

그리워하던 여인을 위한 행동이
결국은 그녀를 위험으로 몰아버렸다
그러나 그녀는 그를 미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고맙게 생각한다
아버지라는 말을 할 수 있게 해 준 것에 감사할 뿐이다

한 여인의 마음을 산다는 것은 참 어렵다
누군가의 맘을 갖는다는 것 뺏는다는 것
이것은 소설만이 아니라 현실에서도 마찬가지라고 본다

나에게도 그 뜨거웠던 나날들이 스쳐지나간다
보고 있어도 보고 싶은 그녀
라는 상투적인 표현이
그 당시엔 너무나 시적이며 내 감정의 표현 전부였다
그 어떤 단어로도 채워지지 않는
그 감정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달리 표현할 방법이 없는 것 같다
그저 좋다는 것
난 사랑한다는 말보다
좋아한다는 말이 참 좋다
좋아한다


<3권> 불타는 서경
끝내는 이렇게 되는구나

보급로를 끊어 고립시키는 방법은
예나 지금이나 여전하다
배고프고 지치게 만드는 것
전략이라면 전략일 수 있으나
비겁한 면도 없지 않아 있으니
배고픈자와 배부른자의 싸움에서
누가 이길지는 뻔한 결과

간절히 원하면 이루어진다고 했던가
그와 그녀의 결과는
한줄기 밝은 빛을 보는 듯한 느낌이랄까

아기와 을진은 누구일까
끝까지 읽은 사람만이 알리라

아쉽게 끝나버렸다면
아릿함으로 인해 가슴 한구석이 허했을 것 같은데
다행히도 그녀의 웃는 모습을 볼 수 있어 다행스럽다
라고 생각되다가도
좀 더 아릿함으로 가는게 낫지 않았을까 하는 이런
이중적인 생각과 감정들이 교차한다


줄거리를 다 빼버리니
글이 뜬구름 잡는 듯 되어 버렸다
궁금증을 조금이라도 고조시켜 버릴 욕심으로
진행했었는데
의도와는 다르게 나와 버렸다
삼국지에 비하면 등장인물들이 적은 편이라
그들에 대한 설명만으로도 이야기가 다 파악되어 버리지 않을까 싶어
요리조리 다 피해버렸는데 결과는 이렇게 구름만 둥둥
글 적는 것 어렵다
매번 도전은 하지만 역시 어렵다
특히 소설은 더 어렵다
글 쓰는 것 아무나 하는게 아니라는 사실 실감한다

총3권이라 다소 지루한 면이 있지 않을까 싶었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전개가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고 딱 적당했던 것 같다
이야기 진행을 위해 딱 필요한 내용들로만 채워져 있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다
읽어가는 동안 전투장면이 나오지 않아 아쉬워 하는 찰나
마지막 전투가 그 아쉬움을 채워주는 듯 하다
남녀의 사랑이야기는 절절함이 있어야 빛이 나는 것 같다
그것은 현실에서도 같으리
오랜만에 그때 그시절도 회상해 보고
눈물도 흘려보고
답답함도 뚫어보고
재미있게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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