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고 있었어?
- 아냐 무슨 소리야. 눈 뜨고 책 보고 있었는데.

눈을 보고 눈이다 낮게 탄성을 지르고 큰 창으로 다가가고 눈에도 무게가 있잖아. 함박눈이 아니라 가볍게 흩날리는 눈을 보며 문득 뭔가 잘못된 것 같아 시간이 너무 지난 것 같아 우리는 돌이킬 수 없게 되었다고 울리는 가벼운 외침을 각자의 가슴속에서 느꼈다. 왜 아이처럼 시간이 막연할 정도로 많지 않을까? 우리는 일을 하고 차를 타고 운전을 한다.

눈은 흔적도 없었다. 올해는 눈을 제대로 못 봤네. 나는 어느 해 겨울에 본, 눈이 하염없이 내리고 쌓이고 치우고 내리고를 반복하던 도시를 떠올렸다. 눈이 보고 싶어졌다.
차미의 배에 나의 시린 손을 넣으면 어떻게 될까? 차미는 먀- 조용히 일어나 밥을 먹으러 갔다.
이런 한주. 긴 겨울에 해내는 몇가지 일들.
어디서 들고 왔는지 차미는 세이코 시계를 다시 꺼내와 앞발로? 손인가요? 마구 때렸다.
나는 시계를 서랍에 넣었다. 방 안을 청소하고 테이블 위를 치우고 버릴 것들을 버렸다.
이렇게 간신히 해내는 몇가지 일들.

문제가 해결되기 때문에 탐정 사람은 살아가고 제대로 해결되지 못한 문제들은 언제나 사무실에 화분처럼 연필깎이처럼 존재한다. 그것은 사라지지 않는다. 해결되지 못한 문제는 끝까지 없앨 수 없이 우리에게 남아 있다. (...) 해가 바뀌자 시간은 가속도를 밟으며 흘러갔고 연말은 왠지 먼 옛날 같았다. 회사는 우울했고 나는 내가 탐정의 사무실 연필깎이 같다고 생각했다. 해결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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