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사랑하지만 가족은 제게 가장 큰 아픔이었고, 할 수만 있다면 감추고 싶은 구석이었습니다. 가족을 찍을 수 없어 풍경을 찍고 친구들을 찍었습니다. 외면하는 일이 스스로를 보호하는 일이라 생각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공허함은 점점 커져갔습니다.

엄마의 글씨는 선명했지만, 사는 시간이 통증 같아서 삶에 초대해줘서 고맙다는 말은 하지 못했다.

어디 속해 있을 땐 그 소속감이 그렇게 지겹더니 혼자 동떨어지니 부자유가 그리웠다. 누군가의 무엇인 내 상태가 그리워졌다. 바다는 아무런 해방감도 주지 않았다.

여행을 다녀와서 그런가. 햇빛에 그을린 얼굴이 좋아 보인다는 말을 들었다. 까맣게 탄 고등어를 보며 아빠 앞에서 죽고 싶다는 말을 했던 찰나다. 만드는 사람은 원래 그래야 한다고. 내 앞에 앉은 아빠는 얼떨떨한 얼굴로 아빠다운 신소리를 했다. 그가 할 수 있는 최고의 부정이자 나를 향한 위로, 어떤 말은 뭍에 묻지 않아도 괜찮았다.

예지는 눈이 참 예뻐, 그 눈으로 사진을 찍으면 세상이 아름다울 거야.

저는 점점 제 감정을 말하는 것에 흥미를 잃었고요. 사진을 찍고 짧은 글을 쓰는 동안엔 솔직해질 수 있었어요. 한 친구가 제 블로그를 보고 말했습니다. "너랑 그 속에 있는 글은 너무 다른것 같아" 라고요. 슬프다고 해서 내내 명랑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었거든요.

이제는 슬픔을 곁에 두고자 합니다. 그 또한 나라고 말하고 싶어요. 전하고 싶었지만 꿀꺽 삼켰던, 끝내 들키고싶은 모습을 이 책에 차곡차곡 담았습니다. 저의 시간을드릴게요. 이 책을 덮으면 당신은 저의 가장 친한 친구가 된 것이에요. 아린 마음과 함께 우리가 다정한 세계로 갈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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