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책에서 무척 인상 깊은 구절을 보았다. 자신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삶을 살 수 있는 길은 가장 완벽한 하루를 상상해보는 것에서 시작한단다. 그리고 그 완벽한 하루와 닮은 습관들을 하나씩 만들어나가다 보면 결국에 꿈꾸던 삶을 살게 된다는 것. 오호, 그렇다면 먼저, 나의 가장 완벽한 하루를 떠올려봐야겠다.
스티커도 같은 판을 여러 장씩 산다. 얼마 전 스티커를 어떻게 그렇게 과감하게 쓰느냐는 질문을 받았는데, 이 질문이 나는 그렇게 재미있을 수가 없었다. 실은 나도 심성이 소심해 매우 아까워하고 아껴두는 편이었는데, 그렇게 아끼고만 있다 보니 있는지조차 모르고 서랍 깊은 곳으로 파고들어만 가는 스티커들이 너무 많은 게 아닌가.
나는 쓸데없는 것들의 힘을 믿는다. 생필품들은 삶을 이어나가게 해주지만 삶을 풍성하게 하는 것은 쓸모없는 물건들이다.
생각해보니 나는 굳이 수고를 들이는 일들을 좋아한다. 칼로 연필을 깎고, 매일 시계의 태엽을 감고, 일력을 뜯고, 전기포트를 놔두고 가스레인지에 물을끓인다. 이런 비효율성을 감내하는 건 그만큼 마음에 여유가 있다는 걸 뜻한다(바쁠 땐 일력도 밀리고 시계도 멈춘다). 그래서 나는 내 일상 속에 항상 쓸데없는 일들이 조금씩 자리하고 있기를 바란다.
핸드메이드의 가치는 오히려 더 커질 것이다. 천편일률적인 물건들 사이에서는 삐뚤빼뚤 고르지않게 손으로 만든 것이 더 시선을 끌기 때문이다. 아마도 더 인간적이기 때문이겠지. 정교하고 정확한 작업은 기계에게 맡겨두고, 손으로 하는 일들을 좀 더 많이 찾아서 해야겠다. 그래서 쉽게 대체할 수 없는 손맛을 만들어가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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