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결론에 도달한 그는 적어도 자기 자신에게는 이러한 병적인 변화가 일어날 수 없다고 단정했다. 계획을 수행하는 동안 이성과 의지는 조금도 흐려짐 없이 유지될 것이다. 그 이유는 단 하나, 자신의 계획은 ‘범죄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녀는 웬만한 일은 남에게 양보도 할 줄 알고, 때로는 자기 신념에 어긋나는 일에도 동의할 줄 알았다. 그러나 항상 성실과 계율과 신념의 정해진 한계가 있어서 어떠한 사정도 그녀로 하여금 그것을 넘어서게 할 수는 없었다.
사람들은 가까운 이웃에 돌발적인 불행이 생겼을 때 비록 절친한 사이라 하더라도 으레 느끼게 마련인 그 야릇한 마음속의 만족을 느끼면서 한 사람 한 사람 문간으로 물러갔다. 사실 누구나 이런 경우 가장 진지한 연민이나 동정을 가지고 있어도 이와 같은 감정이 스며드는 것을 막을 도리는 없는 법이다!
그런 일이 내 결단에 달려 있다는 건 말도 되지 않는 소리예요. 누구는 살아야 하고 누구는 살아선 안 된다는 그런 심판의 권리를 대체 누가 나한테 주었어요!
내가 보기에 당신은 만일 신앙이나 신 같은 걸 발견하기만 하면, 창자를 찢긴다 하더라도 꿋꿋이 서서 미소를 머금고 자신을 박해하는 사람을 바라볼 수 있는 그런 종류의 인간입니다. 그러니까 빨리 그것을 발견하십시오, 그러면 살아갈 수 있습니다. 당신은 무엇보다 먼저, 이미 오래전에 공기를 일변시킬 필요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당신은 이미 자기 자신의 이론도 믿지 않는데 갖고 달아날 게 뭐가 있습니까? 그리고 도망쳐서 무엇을 할 수 있습니까?
아아, 만약에 내가 혼자뿐이며 누구 하나 사랑해주는 사람도 없고, 또 나 자신도 결코 남을 사랑하지 않는다면! 그때는 이 모든일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가 이토록 조잡하고 궁색한 생활을 감수하고 있는 것은 결코 미리부터 생각한 어떤 계획이나 의도 때문이 아니라, 다만 자기 운명에 대한 외면적인 무관심과 부주의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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