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 땐 배경음악도 꽤 중요한데, 느리고 구슬픈 음악은 듣는 사람의 마음마저 그렇게 만들기 쉽다(여기에 PMS가 겹치면아주 바닥을 친다), 포르투에서 지낸 지도 어느새 한 달쯤 되었을 무렵, 언제나처럼 카페에 앉아 입 꾹 다물고 혼자 책을 읽고 있는데, 열린 문 앞에 첼로 연주자 3인조가 자리를 잡더니제프 버클리의 〈Hallelujah〉를 연주하기 시작했다.
이 노래는 실로 묵직한 힘이 있다. 순식간에 마음이 스산해지고, 겸허해지며, 인생 뭐 있나 라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나는 왜 포르투까지 왔을까, 대체 여기서 혼자 뭘 하는 걸까. 외롭다. 앞 테이블도 옆 테이블도 다들 즐거워 보이는데, 나는 외롭다.
첼로 3인조는 어느새 다음 곡을 연주하기 시작했다. 비발디의 사계 중 겨울. 찌잉 하는 첼로 소리에 화창한 초여름이지만 내 마음만은 겨울이 된 기분이야…라고 생각하며 한없이 축축 처지려는데, 카페 주인이 벌떡 일어나 문을 닫고 와선루이스 폰시의 〈Despacito〉를 스피커가 터질 듯한 볼륨으로 틀어제꼈지 뭡니까. 갑자기 기분이 확 좋아지면서 벌떡 일어나 엉덩이를 마구 흔들고 싶어지더만요. 사장님 여기 맥주 주세요.

여행 중일 때든, 바쁘게 일할 때든, 번아웃 상태에서 회복 중일 때든, 우리는 언제 어디서나 마음을 살살 다독여 다스려야한다. 잊지도 않고 또 오는 스트레스를 잘 구슬려가며 삶을 꾸려나가야 한다.
이게 가능해지려면 결국 마음의 기초체력과 유연성이 그만큼 받쳐줘야 한다. 하루 중 즐거운 일은 생각보다 적고, 그나마도 아주 짧게 후다닥 지나간다. 그 외엔 종일 무덤덤하거나 멍하거나 불안하거나 울적하다. 한마디로, 잠깐 즐겁고 내내 칙칙하다.

무슨 양파를 그렇게 썰고 있냐, 그럴 거면 마트나 같이 가자고 핀잔을 주는 어머니. 구슬이나 꿰고 앉아 있느니 나가서 카페라도 가자는 친구. 마음은 감사하지만 곤란합니다. 지금 저를 건드리시면 안 됩니다. 간만에 근처 왔다며 점심이나 같이먹자는 지인에게도 쉽게 오케이 소리를 하지 못한다.
손님이 찾아오는 내가 밖으로 나가든, 맥이 제대로 끊겨버린다. 한번 뚝 끊긴 맥은 어지간해선 다시 달라붙지 않는다…라고 한참 쓰다 보니 꽤나 외롭고 고독한 창작자 같지만 그건아니고, 어떻게 보이든 간에 나는 근무 중이라서다.

‘남들 다 어쩌고 살더라‘란 소리는 남 얘기일 뿐이다.

인풋이 넉넉해야 아웃풋도 풍성해진다. 우리는 눈으로 코로 귀로 입으로 온몸 구석구서인으로 온몸 구석구석으로, 온갖 좋은 것을 만나야 한다. 그리고 이게 왜 그렇게 좋은지 곰곰 생각해봐야 한다. 그래야 우리 안에서 더 좋은 것이 튀어나온다..

시간은 공평하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똑같이 흘러간다.
뭐가 되었든 간에 일단 하면 남는다. 물론 좀 민망할 때도 있다. 하이고, 이 나이에 유튜브에 얼굴까지 공개하고서 이러고있냐, 아무도 안 보는데 혼자 헛짓하는 거 아니냐, 주책이지..
이런 생각은 멀쩡하던 사람을 아주 쉽게 쭈그러트린다. 그럴 때면 가만히 생각한다. 나는 왜 이걸 시작했지? 유튜브만그런 게 아냐. 나는 왜 계속 새로운 걸 하는 걸까? 답이 나온다. 그야, 재미있으니까요. 그렇다면 재미가 싹 사라졌을 때 그만두든 말든 해도 늦지 않겠네.

혼자 먹는 밥, 혼자 읽는 책, 혼자 보는 영화, 혼자 하는 여행, 혼자만의 시간과 공간을 만들기 위해 오랜 시간과 말은 공을 들였다. 소중히 지키고 싶다.

여성은 한 손에 빗자루를, 다른 손에 행주를 쥐고 태어나지않았다. 만약 어떤 여성이 자신과 주변을 깔끔하고 건강하게 관리한다면, 그건 하나부터 열까지 후천적으로 습득한 능력이다.
배우고 노력하면 누구나 할 수 있다. 남성도 마찬가지다. 하고싶지 않다면 혹은 거기에 쓸 에너지가 부족하다면 전문가에게맡기고 적절한 비용을 지급하시라.

하지만 그렇게 다그치는 사람들은 정작 비혼을 경험해보지못했다. 해보지 않은 일에 대해 훈수를 둔다니, 참 이상하죠.

살면서 반드시, 당연히, 꼭 해야만 하는 것은 없다. 진지하 게 곰곰이 생각해봤는데… 정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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