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혜야, 나는, 너를 좋아하는데, 네가 필요로 하는 삶을내가 줄 수는 없는 것 같아. 누구를 키우고 싶지도 않고, 그러면서희망을 갖고 싶지도, 이 세상에 내 유전자를 남기고 싶지도 않아. 아이를 키우기엔…… 여긴 너무 잘못되어 있는 세상이라고 나는생각해. 그리고……… 정말 미안하지만 나는 가족이라는 게, 너무버거워. 남자, 가부장제, 그런 게 아니라, 그냥 가족이라는 제도자체가 나한테는 너무 힘들어..
🖍민에게. 나중에 이 책을 다시 읽고 다른 것을 느끼게 되더라도, 약속해, 어떤 가정법도 사용하지 않기로, 그때 무언가를 했더라면, 혹은 하지 않았더라면, 그런 말들로우리 스스로를 괴롭히지 않기로 해. 가정법은 감옥이야. 그걸로는 어디에도 닿을 수가 없어. 나는 현재를 살 거야. 과거의 형벌을, 잘못 내린 선택의 총합을 살지 않을 거야. 기억이라는 보석속에 갇혀서 빛나는 과거의 잔여물을 되새김질만 하지도 않을 거야. 오직 한 번뿐인 현재를 살 거야. 지금을. 민, 너도 그랬으면 좋겠어.
🖍당신은 여자들이 어떻게 느끼는지 죽을 때까지 알 수 없을 거야. 단지 하나의 물건으로, 대상으로 취급당하는 느낌을, 고깃덩어리처럼, 손바닥 위에 올려진 한낱 과일처럼, 아무때나 끌려나와 아무렇게나 대해지는 느낌을. 나는 답답해서 그녀의 어깨를 흔들며 대답했었다. 이게 내 사랑이야. 이게 내가 아는 유일한 사랑의 방식이라고! 난 이게 필요하고, 이건 내가 누려야 하는 당연한 권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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