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 이름은 우리의 정체성이랄지 존재감이 거주하는 집이라고 생각해요. 여기는 뭐든지 너무 빨리 잊고, 저는 이름 하나라도 제대로 기억하는 것이 사라진 세계에 대한 예의라고 믿습니다.

🖍58. 앙리가 나직한 목소리로 나를 불렀다. 고개를 들자 나나, 그거이 인생이야, 앙리는 뒤이어 말했다. 암세포는 아직 발견조키되지 않았던 40대 중반의 젊은 앙리는 이내 아주 엷은 미소를지어 보였는데, 그날 나는 끝내 그를 따라 웃지 못했다.

🖍28. 나는 그들의 걱정과 친절이 해외 입양인들을 향한 한국인 특유의 불편한 연민 같아서 더더욱 움츠러들었다. 그런 연민이라면 해석하는 것만으로도 온 생애가 소모되는 기분이었다.

🖍256. 입양인이 아닌 사람이 입양에 대한 소설을 써도 괜찮은가?‘라고 제가 조심스럽게 물었을 때 그녀는 환하게 웃으며 ‘why not?‘이라고 되물었죠. 이 지면을 통해 제게는 그 웃음이 큰 용기가 되었음을 전합니다.

🖍258. 제게 조금이나마 자격이 있다면, 『단순한 진심은 이 세상모든 생명에 바치는 저의 헌사라고, 감히 말하고 싶습니다.
이제, 저의 진심을 전합니다.
2019년 여름
조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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